세단에 있어서 블랙은 차량의 무게감을 실어주면서 크롬 장식을 돋보이게 해 고급감을 효과적으로 살려준다. 이 때문에 대형세단에는 “블랙이 진리”라는 말이 있다. 실제로 대형세단의 판매량 중 절대다수는 블랙이고, 심지어는 유채색 계열의 색상을 출시하지 않는 브랜드들도 있다. 그러나 언제나 블랙이 진리는 아니다. 오히려 유채색을 입혔을 때 더욱 빛나는 차량 7종을 소개한다.

롤스로이스 고스트

초호화 브랜드의 대표주자 롤스로이스는 유채색을 잘 활용하는 브랜드 중 하나다. 롤스로이스는 기함인 팬텀을 비롯해 레이스, 던, 고스트에 이르기까지 전 차종에 유채색의 활동도가 매우 높고, 실제 소비자들 사이에서 유채색으로 차량을 구입하거나 래핑을 해서 꾸며 타는 운전자들도 적지 않다. 특히 고스트는 투톤 컬러를 잘 활용해서 레드 바탕에 그레이를 포인트로 입히기도 한다. 하지만 워낙 압도적인 크기와 디자인을 가지고 있어 밝은 컬러로 인해 무게감이 떨어지거나 부족하게 느껴질 일은 없어 보인다.

벤틀리 뮬산

벤틀리는 신형 뮬산을 선보이면서 옐로우와 옅은 블루 톤이 감도는 컬러를 메인 컬러로 내세웠다. 벤틀리는 고급 브랜드에서도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최상급에 포지션하고 있는 브랜드다. 전통과 역사가 있고, 디자인에서도 무게감이 상당하다. 이 때문에 컬러까지 무채색을 사용하면 차량이 너무 고루해지기 쉽다. 하지만 적절히 밝은 컬러를 사용하면 젊고, 감각적인 이미지가 드러날 뿐만 아니라, 무게감을 적절히 조율해주는 효과도 낼 수 있다.

벤틀리 플라잉 스퍼

롤스로이스 고스트는 맑고 강렬한 레드 컬러가 잘 어울리는 반면, 플라잉 스퍼는 고스트보다 조금 더 진하면서 깊이감 있는 레드 컬러가 잘 어울린다. 플라잉 스퍼 V8 S는 특히나 고성능 세단을 지향하기도 해서 검은색 라디에이터 그릴과 크롬, 블랙 투 톤 휠이 레드 컬러와 아주 잘 어우러진다.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고급세단은 주로 블랙과 같은 어두운 계열을 사용하거나, 롤스로이스 벤틀리처럼 극단적으로 유채색을 활용한다. 하지만 마세라티의 기함, 콰트로포르테는 화이트와 블루가 아주 잘 어울리는 독특한 차량이다. 화이트는 유채색이 아니기 때문에 부담감이 덜하면서도 콰트로포르테의 스포티한 디자인을 잘 살려주고, 블루는 너무 밝거나 무겁지도 않아서 캐주얼한 분위기로 일상과 비즈니스용 모두에 적합하다.

포르쉐 파나메라

포르쉐의 고급세단 파나메라도 유채색을 컬러의 인기가 비교적 높은 편이다. 유채색 중에서도 GTS는 레드 컬러의 인기가 특히 높고, 다른 모델에서는 블루 컬러가 종종 눈에 띈다. 이 컬러들이 인기가 높은 건 아무래도 크게 튀거나 부담이 없으면서 브랜드나 차량의 콘셉트, 운전자의 연령대를 나타내기에 적절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쉐보레 임팔라

위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유채색 컬러는 초호화 세단이나 스포츠 세단에 잘 어울리긴 하지만, 일반적인 대형세단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쉐보레의 대형세단인 임팔라도 국내에서 무채색 컬러 4종류만 선택할 수 있지만, 알고 보면 강렬한 레드 컬러가 아주 잘 어울리는 차량 중 하나다. 국내 정서상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 같은 대륙에서라면 전혀 어색함이 없을 듯하다.

재규어 XJ

신형 XJ도 유채색 컬러가 잘 어울리긴 하지만, 구형 XJ는 브리티시 레이싱 그린 컬러가 마치 이 차량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차량과 아주 잘 어울렸다. 클래식한 디자인은 롤스로이스나 벤틀리도 마찬가지지만, 같은 컬러를 사용해도 XJ와 같은 분위기를 내기는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