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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일상의 활력소 같은 SUV, 혼다 HR-V 시승기

  • 기사입력 2016.09.08 01:51
  • 기자명 오토트리뷴

SUV는 여행을 다니거나 레저를 즐길 때 적재공간이 넓어서 실내를 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좋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SUV라고 해서 주말에만 운행하는 게 아니다. 평상시에 더 많은 운행을 하고 있고, 주말에 여행이나 캠핑, 레저를 즐기러 떠나는 건 손에 꼽을 정도다.



혼다가 최근 출시한 HR-V는 일상생활에 최적화된 도심형 SUV이면서도 장거리 여행이나 레저에도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모델이다. 도심 주행을 위한 각종 편의 장치와 설계는 기본이고, SUV의 실용성을 두루 겸비하고 있다.



HR-V는 일본에서 베젤로 판매 중이며, 일본 외 지역에서는 HR-V라는 모델명으로 판매되고 있다. 국내에 출시된 모델은 북미 모델에서 파생된 것이기 때문에 일본의 베젤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그렇지만 작지만, 강인하고 스포티한 느낌의 기초적인 디자인은 동일하다. 하지만 헤드램프는 생선 눈만 빼먹은 것 같은 모습이 조금 아쉽다. 요즘 시대에 LED까지는 그렇다고 해도 HID 정도는 넣어줘야 하는데, 그것도 아니고 그냥 할로겐이다. 물론 벌브형 헤드램프는 세련미가 떨어져도 유지비가 저렴하다는 큰 장점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




측면에서는 SUV이지만 쿠페처럼 역동적인 라인들이 돋보인다. 루프라인이나 윈도우 벨트, 캐릭터 라인이 굉장히 화려하다. 뒤로 가면서 힘 있게 전개되는 모습이 상당히 매력적이다. 또 2열의 도어핸들은 히든 타입으로 구성해 아주 깔끔하게 처리했고, 도어 손잡이의 위치가 높긴 하지만, 딱히 불편함은 없다.




헤드램프는 아쉬움이 컸지만, 테일램프는 LED까지 사용해서 아주 뚜렷하고 힘 있게 마무리했다. 당연히 디자인적으로도 멋지고, 시인성도 좋다. 루프라인이 뒤에서는 조금 낮게 떨어지는 편이지만 후방 유리가 그렇게 작은 것도 아니어서 시야는 꽤 좋은 편이고, 하단 범퍼는 투톤으로 마무리해서 SUV 고유의 강인한 이미지도 잘 표현했다.






HR-V의 실내는 SUV이지만 세단처럼 편안하다. 최저지상고를 185mm로 설정한 덕분에 아이나 여성 탑승객의 승하차도 아주 편리하면서도 운전석에 탑승했을 때는 세단 대비 높은 포지션을 제공해 시야가 쾌적하다. 실내는 SUV지만 센터터널의 높이를 세단처럼 높이고, 가로형 레이아웃을 채택해서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냈고, 버튼도 별로 없다. 센터페시아는 비상등 버튼을 빼고 모두 터치식이어서 아주 깔끔하고, 터치감도 좋다. 독특한 부분은 조수석의 와이드 에어벤트인데, 조수석 탑승객에 불쾌감을 주지 않게 하기 위해서 세 개의 송풍구에서 나오는 바람의 양은 모두 다르게 설정되어 있다.





연료탱크를 앞 좌석 하단으로 이동시킨 센터 탱크 레이아웃 구조가 적용돼서 뒷좌석은 세로로 접을 수도 있다. 보통은 평평하게 접는 것만 가능한데, HR-V는 팁-업 매직 폴딩 시트라는 기능으로 시트를 세워서 가로 81cm, 세로 126cm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이 공간에는 유모차나 캐리어, 화분 같은 것들을 적재할 수 있어서 실용성이 매우 뛰어나다. 또 뒷좌석은 동급 소형 SUV 중에서 가장 넓은 편이고, 현대 투싼과 동일하거나 그 이상의 수준이어서 장거리 탑승에도 큰 불편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트렁크는 경쟁 소형 SUV와 비슷하게 크게 넓지는 않다. 하지만 뒷좌석을 접으면 자전거 2대도 충분히 적재가 가능하고, 1대는 바퀴를 탈거하지 않은 상태로도 적재할 수 있을 만큼 공간이 넓어서 주말에 활용하기 좋다. 평소에는 여성 운전자들이 운행한다고 해도 트렁크 높이가 높지 않아서 장을 보거나 할 때도 짐을 힘들게 싣고 내리지 않아도 돼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



소형 SUV들은 디젤보다 가솔린 엔진을 장착하는 경우가 많다. 가솔린 엔진이 디젤 엔진보다 차량 가격도 저렴하고, 소형 SUV의 특성상 시내 주행이 잦은 만큼 연비에 크게 민감하지 않아서다. HR-V도 시빅과 같은 1.8리터 가솔린 엔진을 사용해서 최고출력 143마력, 최대토크 17.5kg.m을 발휘한다.



준중형 세단과 같은 엔진에 무단변속기까지 맞물리니, 정말 재미없고 힘도 없겠다는 예상이 앞섰다. 하지만 무단변속기는 G 디자인 시프트 컨트롤을 통해 자동변속기 못지않게 토크감이 풍부하게 느껴져서 가속하거나 추월할 때의 아주 깔끔했다. 게다가 차체가 작고, 시야가 높으니 이렇게 편할 수가 없다. 막히는 도로에서는 오토홀드 기능을 사용해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고 있어도 되는 편리함도 두루 갖췄다.




도심에서는 정말 편하고, 충분한 성능을 발휘하는데, 고속에서는 배기량의 한계 때문일까 힘이 부쳤다. 시속 100km까지도 크게 무리는 없는데, 그 이후로는 시원한 가속감을 느끼긴 어렵고, RPM만 의미 없이 솟구칠 뿐이다. 그래도 진폭 감응형 댐퍼가 주행 상황에 맞게 잘 적응해서 저속에서는 편안하고, 고속주행 시에는 진동을 잘 잡아줘 안정감 있고 편안한 주행이 가능하다.


복합연비는 13.1km/l, 도심과 고속은 각각 12.1km/l, 14.6km/l로 국산 소형 가솔린 SUV들과 비교하면 그보다도 더 우수한 수준으로 측정됐다. 연비에 신경 쓰지 않고 주행한 실제 도심연비는 11km/l, 고속에서는 16km/l 정도로 측정된 연비와 상당히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가격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는 없다. 비싸다. 혼다 코리아에서 HR-V를 어코드나 파일럿처럼 경쟁력 있는 가격에 출시할 수 없었던 나름의 속 사정은 있었다. 다른 모델과 달리 북미 공장의 공급 여력이 안돼서 차선책으로 멕시코에서 수입을 해오기 때문에 관세 혜택을 받지 못 했던 것이다. 만약 북미에서 수입해왔다면, 8% 무관세 혜택을 받아 2천만 원대에 출시가 가능했는데, 그게 안됐다. 가격을 낮출 수 없었다면, 조금 비싸더라도 일본에서 판매되는 베젤처럼 더 좋은 사양으로 수입하는 게 요즘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는 오히려 더 경쟁력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차량 자체만 놓고 보면, 가솔린 SUV이기 때문에 디젤의 진동과 소음이 없고, 무단변속기여서 도심연비도 디젤 SUV 못지않게 좋다. 실내에서는 시트 포지션이 높으면서도 차체는 크지 않아 사각지대가 적어 부담이 덜하고, 뒷좌석이 넓고 실용적인 구조를 갖추고 있다. 또한 오래 탈수록 느껴지는 믿음직스러운 내구성을 고려하면 유지비가 경쟁 모델보다 더 적게 들어가기 때문에 충분히 고려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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