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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거리 제한 없는 전기차, 쉐보레 볼트 시승기

  • 기사입력 2016.09.23 11:07
  • 기자명 오토트리뷴

전기차가 대세라고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일반 소비자가 구입하기에는 조건이 까다롭다. 조건을 통과했다고 하더라도 충전시설이 많지 않고, 주행거리도 길지 않아서 불편한 경우가 많다. 적어도 테슬라를 제외하고 현존하는 전기차들이 대부분 이에 해당한다.

 

 

그래서 이런 대안으로 PHEV도 등장하고 있다. 전기로 약 40km 내외의 거리를 주행하고, 전기를 다 쓰면 가솔린 엔진으로 바퀴를 굴리는 방식이다. 하지만 쉐보레 볼트는 이런 PHEV보다 조금 더 앞서서 전기모드로 주행 가능한 거리를 80km 이상으로 늘렸다. 전기 배터리를 모두 소진하더라도 엔진이 전기를 생산해 모터에 에너지를 공급하고, 모터가 다시 그 에너지로 바퀴를 굴릴 수 있게 하는 독특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쉐보레는 이것을 볼텍 추진 시스템이라고 부른다. 순수 전기차에 맞먹는 18.4kWh의 대용량 배터리와 2개의 전기모터, 1.5리터 가솔린 엔진이 장착되는데, 가솔린 엔진은 직접적인 동력 개입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닌 에너지 생산을 위해 장착되어 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다만 가솔린 엔진은 산악지형과 같이 특별히 더 많은 힘을 필요로 할 때만 개입되며, 기존의 PHEV 차량들과 달리 엔진의 동력 개입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어쨌든 꽤나 신선한 차량이다. 충전은 이마트같이 전기차 전용 충전기가 설치된 곳에서 하면 된다. 일정상 배터리 충전이 되지 않은 상태로 받아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충전하려고 했으나,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는 급속충전만 제공하고 있어 충전을 할 수가 없었다. 결국 140km 정도의 거리를 가솔린 엔진으로 에너지를 생산하면서 주행해야 했는데, 고속도로 연비는 현대 아반떼 1.6 가솔린과 거의 비슷한 17km 정도를 기록했다.

 

 

 

 

목적지에 도착해서는 트렁크에 준비되어 있던 아답터를 꺼내어 220V로 충전을 시작했다. 3시간 정도 충전하니 25km 정도를 전기모드로 주행할 수 있었고, 밤에 충전해둔 상태로 아침에 다시 확인해보니 완충되어 있어 본격 주행이 가능했다.

 

역시 전기모터로 주행해서 출발 가속이 아주 경쾌하다. 조금 가속되다가 가솔린 엔진도 작동되지 않을까 의구심을 품으며 끝까지 가속페달을 밟았지만, 제한속도가 걸릴 때까지 전기모드로만 가속된다. 당연히 에어컨을 틀고, 급가속도 많이 하면 주행거리가 약간 떨어지기는 하지만 오차범위는 10% 정도로 비교적 무난하다.

 

 

지방에서 서울까지 돌아오는 동안 60km 정도는 전기모드로만 주행하고, 절반은 배터리를 대기모드로 전환시켜두고, 가솔린 엔진으로 에너지를 생산해 모터를 구동시켰다. 가솔린 엔진이 구동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어서 가속페달을 떼도 종종 엔진음이 들려서 처음에는 어색했으나 이내 적응되었고, 노면소음이나 풍절음 때문에 엔진음은 제대로 들리지도 않았다.

 

서울 톨게이트를 지나서 막히는 도심에서는 다시 전기모드로만 주행하면서 서울에 도착했다. 10시간 동안 자동차 배터리를 완충하는데 들어간 전기세는 1,700원 정도. 가솔린 엔진을 위해 사용된 휘발유는 4리터, 5,600(1,400원 기준)으로 140km를 주행하는데 사용한 비용은 7,300원 정도 사용됐다. 톨게이트 비용 6,200원을 더하더라도 13,500원이면 우등고속보다도 저렴한 비용이다.

 

 

최고출력은 149마력으로 1.6 가솔린 엔진을 사용하는 준중형 세단보다 약간 더 높지만, 최대토크가 40.6kg.m에 육박해서 성인 4명이 탑승해도 훌륭한 가속성능은 유지된다.

 

 

 

 

대신 이렇게 효율성과 가속성능이 뛰어난 만큼 잃는 부분도 있다. 외관이 공기역학적으로 설계된 덕분에 스포티하기도 하지만, 사이드미러의 시야가 너무 좁다. 그리고 차체 사이로 대용량 배터리가 자리잡기 때문에 뒷좌석에도 2명 밖에 탑승할 수가 없다.

 

 

그래도 트렁크는 해치를 완전히 개방할 수 있어서 매우 실용적이고, 적재용량도 매우 큰 편이다. 특히 2열시트를 접으면 일반 자전거도 거뜬히 적재할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된다. 또 트렁크 높이가 너무 낮지 않아서 짐을 싣거나 꺼내기에도 불편함이 적다.

 

 

아직 위성도시나 지방에서는 전기차를 타는 게 부담스럽다. 충전시설이 많지 않기도 하고, 집에 충전시설을 갖춰 놓는다고 해도 주행거리가 짧아서 배터리가 방전되면 돌아올 방법이 없어서다. 하지만 볼트는 방전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방전되면 가솔린 엔진을 작동시켜 에너지를 생산하고, 그 에너지로 모터를 구동시키면 돼서 간단하다.

 

 

 

그런데 국내 출시는 아직 미정이고, 쉐어링카를 통해서 먼저 만나볼 수 있다고 한다. 쉐어링카로 반응이 좋으면 국내에 출시를 적극 검토해보겠다는 복안인데, 가격이 문제다. 기본적인 파워트레인도 그렇지만, 차선유지, 차선이탈 경고,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긴급제동 시스템 등 9가지의 첨단 안전사양이 탑재되어 있어서 이대로는 가격을 낮추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물론 보조금을 받으면 2천만 원 후반대로도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전기차 시장에 앞장서면서 대중화에 앞장서려면 필요이상의 사양은 빼고, 놀라울 만큼의 공격적인 가격책정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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