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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가능거리 200km 아이오닉 EV타고, 763km를 주행해보니

  • 기사입력 2018.04.13 16:13
  • 기자명 오토트리뷴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순수 전기차로 지난 3월 2018년형 모델이 출시되었다. 기존 대비 9km 증가한 1회 충전 시 주행거리 200km, 실시간 배터리 케어 기능과 운전석 메모리 시스템, 하이빔 보조 장치 등을 추가한 것이 특징이다.

 

 

 

 

외부 디자인에서 기존 모델과의 차이점은 많지 않다. 공기저항 계수를 최소화 하기 위해 앞은 낮고 테일 게이트는 높게 디자인하며 뒤쪽을 날카롭게 꺾었다. 다른 전기차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이러한 형태를 캄 테일(Kamm Tail)이라고 한다. 시승 차량은 풀 옵션 차량으로 선택 사양인 블랙 패키지를 적용하여 검정 하이그로시 그릴로 전면부에 강렬한 느낌을 더해 주고, 하이브리드와 차별화를 준 디자인의 헤드램프와 테일램프는 모두 LED로 되어 있다.

 

 

 

실내는 단정하게 정돈된 센터페시아가 눈에 들어 온다. 버튼식 기어를 사용해 차별화된 모습으로 전기차임을 알리고 있다. 다른 조작부의 배치도 대부분 편리하게 느껴지는 편이지만, 스티어링 휠 열선 버튼이 사용하기 다소 불편한 곳에 위치해 있다는 게 아쉽다. 최근 출시한 싼타페처럼 센터페시아에 있다면 보다 편리할 것 같다.

 

시승 당일 갑작스러운 꽃샘 추위로 배터리의 성능에 불리한 영향이 있었고, 운행 내내 시트와 스티어링 휠의 열선 기능을 사용했다. 주행은 에코모드 상태로 해당 도로의 법정 최저, 최고 속도를 준수했으며 짧은 시승 시간으로 인해 급속 충전 방식만을 사용했다.

 

 

아이오닉 EV에 장착된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의 용량은 28kWh, 영구자석형 동기모터는 120마력(88kW)에 최대 토크 30.1kg.m(295Nm)의 성능을 발휘하며, 내연기관 차량과 달리 변속기어가 아닌 감속기어가 장착된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즉각 반응이 오는 편이라 저속일 때부터 힘을 발휘하는 전기차 고유의 감각이 나타난다. 그러나 속도를 높이게 되면 노면 마찰음과 풍절음이 조용한 실내에 섞이게 되고 모터의 가속감도 둔해져서 일반 내연기관 차량과 비슷한 운전 감각을 보여준다. 그래서 고속도로에서는 내연기관 차량들과 별반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이 차는 스티어링 휠 뒷면에 패들시프트가 달려있다. 여타 차량들은 가속을 위한 변속에 사용하지만,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감속의 강도를 조절하는 데 사용한다. 내연기관 차량과 달리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기만 해도 회생 제동 시스템이 작동하여 속도가 크게 줄어드는데 그 감도를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2단계로 설정하면 왠만한 코너는 브레이크를 더 밟지 않아도 충분히 돌아 나갈 수 있고, 3단계로 변환하면 브레이크 답력으로 느껴질 정도로 주행 속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익숙해지면 패들 쉬프트를 적극 이용하면서 주행 가능 거리를 최대한 늘리는 경제 운행이 가능하다. 다만, 동승자들이 멀미할 가능성이 높아서 조심해야 할 필요는 있다.

 

 

시내 주행에서는 주행 거리에 대한 걱정이 별로 없었다. 그러나 고속도로를 주행할 때는 다른 느낌을 받는다. 먼저 주행가능거리 이상 떨어져 있는 목적지를 설정하면 자동으로 중간에 경유할 충전소를 지정하는 화면으로 연결된다. 이 때 휴게소 사이의 거리를 비교해가며 충전소를 찾는 수고가 필요하다. 최대 주행 가능거리는 200km 남짓이지만, 중간 경유지 충전기의 고장 같은 돌발 상황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고속주행에서는 회생 제동 시스템이 작동할 상황이 드물기 때문에, 주행가능거리에 계속 신경 쓰면서 운전하게 된다. 심리적으로 상당히 압박감을 주는 요소로 작용한다.

 

그래도 운전 자체는 매우 편하다.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이 있어서 발은 거의 휴식을 취할 수 있고, 간혹 물을 마시기 위해 손을 스티어링 휠에서 뗄 때도 불안하지 않다. 시승 당일 강한 횡풍으로 인해 차가 휘청거리는 경우가 몇 번 있었는데, 바람이 강하게 부는 순간 차선 유지 장치가 개입되면서 흔들리는 느낌이 더 강해지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었다.

 

 

내연기관차와 전기차는 연비 표시에 사용하는 단위가 달라 직접적으로 연료 효율을 비교하기는 다소 어렵다. 100km 주행에 소요되는 지출 비용으로 바꾸면 직접적인 비교가 되겠다. 비슷한 크기의 차체에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차량을 예로 들어 평균 연비 12.5km/L, 가솔린 가격 1,500원/L을 기준으로 하면 100km 주행에 12,000원의 연료비가 들어간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약 3,000원의 충전비용이 들어가는데 단순 계산으로 약 4분의 1 수준의 연료비로 운행할 수 있게 된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기본 사양이 잘 갖춰진 편인데, 그 중에서도 전기차와 가장 궁합이 맞는 사양이라면 오토홀드 기능이 있다. 정차 시 브레이크를 계속 밟아주는 역할을 하는데, 내연기관 차량들은 이 기능을 활성화시키면 진동과 함께 차가 계속 앞으로 나가려고 하는 힘이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전기차의 오토홀드는 마치 시동을 걸지 않은 상태로 정차해 있는 것처럼 너무 편안하다. 혹시라도 이 기능이 선택사양으로 제공되는 전기차를 구매해야 한다면 꼭 추가 장착을 권하고 싶을 정도로 마음에 쏙 드는 부분이다.

 

 

센터페시아 우측에 자리한 EV버튼을 누르면 주변 충전소까지 도달 거리와 완속, 급속 충전 여부를 알 수 있다. 또한 내비게이션으로 목적지를 선정하면 출발지와 도착지 부근, 그리고 주행경로 상에 위치한 충전소 위치까지도 찾을 수 있어 매우 편리하다. 검색을 해보면 의외로 전기 충전소가 많이 설치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시승을 하면서 불편했던 점 하나는 충전에 소요된 시간이다. 순수 주행시간은 12시간 30분 남짓이었지만, 6번의 충전을 위해 2시간 30분 가량이 더 필요했다. 급속 충전기를 사용하면 90% 수준까지 충전할 수 있는데 반절 가량 사용한 배터리를 채우려면 평균적으로 25분이 걸렸다. 그나마 충전할 때마다 빈자리가 있어서 그 정도였지, 앞서 충전하는 다른 차량이 있었다면 더 많은 시간을 소모할 뻔했다.

 

 

이번에 시승한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장거리 주행보다는 시내 주행에 초점을 맞춰 출시된 차다. 충전 인프라가 잘 갖춰진 수도권 거주자라면 출퇴근 및 시내 업무용으로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 안전 및 편의장비가 기본사양부터 잘 갖춰져 있고, 보조금을 지원받으면 2,000만 원대의 예산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 되겠다.

 

현대, 기아자동차는 올해 2분기 이후로 소형 SUV 니로와 코나의 EV버전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두 모델 다 주행 가능거리를 약 400km 가량으로 크게 증가시킨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EV차량으로 장거리 운전도 고려하고 있는 소비자들의 대기수요가 제법 있다. 새로 등장할 전기차는 시장에서 어떠한 평가를 받게 될 것인지, 그리고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입지가 어떻게 구축될 것인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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