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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장의 허니버터칩, 현대 코나 일렉트릭 시승기

  • 기사입력 2018.07.10 19:49
  • 기자명 오토트리뷴

[오토트리뷴=뉴스팀] 전기차 시장에서 후발주자 같았던 현대자동차가 드디어 물건을 내왔다. 그가 말했던 것처럼 통일도 대박이지만, 코나 일렉트릭도 대박이다. 한번 충전으로 주행거리가 400km를 넘어서는 것은 물론이고, 주행성능도 내연기관 차량들과는 비교불가한 역대급 가속성능에 놀라운 무게 배분으로 코너링까지 발군이다. 게다가 제네시스급의 첨단 사양으로 무장까지 해서 반자율 주행도 지원한다.

 

 

출시 전, 사전계약만으로 1만 8천여 대나 팔렸다는 얘기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지금은 사고 싶어도 못 산다. 폭발적인 수요 때문에 일시적으로 판매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해서다. 대체 어떤 차량을 만들었길래 그렇게 인기인지 시승을 통해 살펴봤다.

 

 

 

공력성능을 강화한 디자인

전기차에는 현대차의 상징인 라디에이터 그릴이 없다. 전기차만을 위한 차별화된 디자인을 위해 그릴을 없앤 것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전기차는 모터를 사용하기 때문에 라디에이터 그릴이 필요치 않고, 공기역학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대신 라디에이터 그릴을 없애고 싼타페처럼 몰딩을 넣어 와이드 한 느낌을 강조했고, 오목한 장식을 넣어서 포인트를 줬다. 라디에이터 그릴의 변화로 깔끔한 인상은 몰딩을 없앤 헤드램프로 이어진다.

 

 

개발 단계서부터 전기차를 고려한 모델인 만큼 측면 디자인은 크게 바뀌지 않았지만, 소소한 변화들은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18인치 휠은 17인치로 작아지고, 타이어 폭은 235에서 215로 얇아졌다. 휠 디자인도 폐쇄형으로 변경해 공기역학에 신경 썼다. 사이드 스커트는 민무늬로 변화를 줬고, 블루드라이브 배지도 추가됐다.

 

 

샤크안테나로 바뀌면서 후방에서 보이는 모습도 단정해졌다. 테일램프 디자인은 그대로지만, 방향지시등과 후진등이 통합된 하단부는 클리어 타입으로 변경하면서 디자인도 살짝 바꿨다. 범퍼는 스키드플레이트를 형상화 했던 기존 디자인을 지웠다. 전기차만의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강조하고, 전면 범퍼 하단부 디자인과 일치 시키기 위해 곡선을 넣었다.

 

 

넥쏘처럼 변경된 실내

디자인 변화는 실내에서도 이어진다. 계기반이 디스플레이로 대체되면서 주행거리와 속도 파워, 회생제동 등 다양한 정보를 직관적으로 표기해준다. 주행모드에 따라 계기반 디자인이 바뀌어 작은 변화만으로도 색다른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패들시프트는 회생제동 단계를 조절할 수 있도록 해서 단순히 회생제동을 사용하는 것을 넘어 변속기를 사용하는 것 같은 기분을 내게 했다.

 

 

무엇보다 센터페시아 디자인이 가장 크게 바뀌었는데, 수소연료전지차인 넥쏘와 흡사하다. 8인치 터치스크린은 블랙 하이그로시 소재를 사용하고, 각종 버튼들은 알루미늄처럼 코팅해서 고급스럽게 표현했다. 터치스크린은 내비게이션을 비롯해 배터리 관련 정보, 카카오 검색 등의 다양한 편의 기능을 제공한다.

 

 

 

비스듬하게 기울어진 센터터널 위로는 버튼식 변속기를 배치했다. 아이오닉 일렉트릭과 디자인적으로는 크게 다르지 않지만, 높이와 각도 변화로 조작성이 향상됐다. 변속기 옆으로는 사이즈가 다른 컵홀더, 가장 아래쪽으로는 주행모드와 열선/통풍 시트 버튼 등이 배치된다. 센터터널 아래로는 수납공간으로 활용했는데, 클러치 백이나 휴대폰 등을 보관할 수 있다.

 

 

 

컬러는 블랙과 그레이 두 가지로 선택이 가능하다. 그레이는 사실상 화이트에 가까울 정도로 밝고, 크래시 패드와 도어 트림에는 블루 컬러를 사용해서 포인트를 줬다. 그러나 소재의 변화는 없어 친환경 모델에 걸맞게 혹은 더 비싼 차량 가격에 맞춰서 소재까지 더 적극적으로 변경됐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폭발적인 가속성능과 놀라운 감각

150kW 전기모터는 엔진출력으로 환산할 경우 204마력의 최고출력이다. 출력 자체는 높지 않은 편이지만, 최대토크 40.3kg.m이 0rpm에서부터 발생하기 때문에 초반 가속이 매우 빠른 편에 속한다. 실제로 코나 1.6 디젤과 비교 테스트도 해봤는데, 코나 일렉트릭의 압도적인 승리였다. 특히 스포츠 모드로 가속하면 휠스핀이 발생할 정도로 강한 출력이 쏟아지며, 주행 중 추월을 위한 재 가속도 재빠른 편이다.

 

차량 가격이 오른 만큼 서스펜션도 토션빔에서 멀티링크로 바뀌었는데, 역시나 승차감이나 정숙성이 크게 개선됐다. 요철을 넘을 때 토션빔인 디젤보다 훨씬 더 부드러운 승차감과 적은 소음을 발생시켜 탑승객을 편안하게 한다. 물론 그만큼 디젤에 비해서 하체가 물렁한 느낌도 들지만, 그래도 둘 중에 하나를 고르라면 일렉트릭이 낫다.

 

 

 

배터리팩이 차량 하부에 부착되어 있는 형태여서 전반적으로 무게중심이 낮고, 무게 배분도 디젤이나 가솔린 모델보다 좋다. 당연히 이는 와인딩 구간에서의 성능으로 이어지는데, 사계절 타이어만 고성능 타이어로 교체한다면 가끔씩 스포티한 주행을 즐기기에도 충분할 정도로 균형감각이 뛰어났다.

 

 

일상용으로는 별문제가 없지만, 조금 더 재밌게 코나 일렉트릭을 즐기고 싶다면 제동 시스템과 타이어에 대한 보완은 필요할 듯 보인다. 제동력이 나쁘지 않지만 충분하지는 않았고, 사계절 타이어는 와인딩 구간을 진입하면 저속에서도 강력한 토크에 비명을 지르기 일쑤였다.

 

 

400km가 넘는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

전기차에 대한 거부감은 1회 충전 주행거리가 가장 컸다. 지금까지 출시된 전기차들은 주행거리가 겨우 150km를 넘는 수준에 불과했으니 어떤 소비자들도 전기차를 거들떠볼 리가 만무했다. 하지만 코나 일렉트릭은 1회 주행 가능 거리를 400km 대로 크게 늘려 단순히 수도권 혹은 출퇴근 용이 아니라, 주행 가능 범위를 전국구로 확대했고, 출퇴근용으로 사용한다면 일주일에 1회 충전으로도 운행이 가능하다.

 

 

코나 일렉트릭은 연비가 얼마나 될까? 일단 전기차와 내연기관 차량은 연비 표시 방식이 달라서 주행거리에 따른 소요비용을 계산하는 편이 비교적 정확하다. 공인연비에 주유금액을 계산기를 두들겨보면 1.6 디젤은 400km를 주행하는데 3만 5천 원 정도가 든다. 이에 반해 일렉트릭은 1만 원이면 충분하다. 하지만 이는 계산기를 두드린 결과고, 실제 주행에서는 차이가 더 크다. 1.6 디젤을 평소에 타고 있는데, 고속도로만 타는 것 아니면 400km는 4만 원으로도 못 탄다. 하지만 전기차는 회생제동 기능으로 어디에서나 예상보다 높은 연비를 기록했다. 날씨나 주행습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데, 요즘같이 30도를 웃도는 뜨거운 날 에어컨을 펑펑 틀고 주행했는데도 연비가 좋았으니 더 논할 필요가 있을까.

 

주행거리나 배터리에 대한 걱정은 조금 더 내려놔도 좋다. 내비게이션이 주변 전기 충전소 상태를 알려주고, 현대차에서 자체적으로 찾아가는 충전 서비스도 제공하기 때문이다. 또한 배터리는 평생 보증, 모터 관련 부품은 10년/16만km를 무상으로 보증해준다.

 

 

제네시스급의 첨단 안전사양

코나 일렉트릭은 신차가격이 5천만 원에 달하는 모델인 만큼 차체 자세 제어장치, 섀시 통합 제어 시스템, 급제동 경보장치, 공기압 경보장치와 같은 안전장비가 기본 장착된다. 시승차량은 여기에 현대 스마트 센스 패키지가 포함돼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차로 유지 보조, 고속도로 주행 보조, 후측방 충돌 경고와 후방 교차 충돌 경고 시스템을 추가로 장착해 반자율 기능까지 겸비했다.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 저렴한 유지비

원래 가격은 트림에 따라 4,952만 원에서 5,165만 원이다. 하지만 보조금을 받으면 서울 기준으로 국가 보조금 1,200만 원과 500~700만 원 정도의 지방 보조금을 더해 모던은 2,750만 원, 프리미엄은 2,950만 원부터 구입할 수 있다. 여기에 개소세, 교육세도 300만 원 정도 할인받을 수 있고, 취득세도 200만 원 한도로 감면된다.

 

또 공영주차장과 고속도로 이용료가 50% 할인, 혼잡통행료는 완전히 면제된다. 자동차세도 13만 원으로 고정되기 때문에 유지비 부담도 크게 줄일 수 있다.

 

 

현대 코나 일렉트릭과 쉐보레 볼트 EV의 주도권 전쟁

코나 일렉트릭은 지금까지 국내 소비자들이 접했던 전기차와는 많이 다르다. 주행성능도 좋고, 주행거리도 길다. 비교적 운전하는 재미도 있고, 효율성도 좋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는 의미다. 코나 일렉트릭 출시 전, 쉐보레 볼트 EV 같은 차량들도 있었다. 그러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2만 명 중 1만 8천여 명의 소비자가 코나 일렉트릭을 선택했다. 시장의 90%를 코나 일렉트릭이 먹은 셈이다. 그만큼 상품성이 뛰어났고, 지금은 계약을 하기도 늦었을 정도로 계약물량이 밀려 있는 상태다. 하지만 앞으로의 결과는 알 수 없다. 쉐보레 볼트EV 역시 국내에 물량 배정을 가장 우선시 하고 있고, 만만치 않은 상품성을 갖춰 앞으로 전기차 시장에서의 주도권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news@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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