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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반떼 스포츠와는 또 다른 재미, 벨로스터 1.6 터보 시승기

  • 기사입력 2018.08.07 09:17
  • 기자명 오토트리뷴

이제 현대자동차는 공식적으로 PYL(프리미엄 유니크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사용하지 않는다. 사실상 폐지된 셈이다. 하지만 신형 벨로스터는 슈퍼 노멀을 추구했던 아반떼와 완전히 다르게 더욱 유니크한 모델로 돌아왔다. 많은 이들이 아반떼 스포츠와 벨로스터를 두고 비교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아반떼나 i30와는 달라도 너무 다르고, 무엇의 파생 모델이 아니라, 그냥 벨로스터였다.




벨로스터를 보면 현대차가 어떤 그릴을 사용하고 있는지 가장 잘 알 수 있다. 1세대에서는 헥사고날 그릴이 잘 어울렸는데, 2세대는 캐스캐이딩 그릴이 벨로스터라는 차량 콘셉트에 맞춰 강인한 느낌을 주면서 매우 잘 녹아들었다. 후드를 비롯해서 범퍼까지 강렬한 라인을 살려, 약간 그림자가 생기는 곳에서는 이미지가 더욱 강해 보인다. 헤드램프에는 그랜저와 비슷하지만 약간의 차별화를 둔 주간주행등이 적용됐고, 프로젝션이 기본이다. 그러나 1.4T 모던 코어, 1.6T 스포츠 코어 이상의 트림에서는 LED 헤드램프가 적용된다.



비대칭 도어는 2세대에서도 그대로 유지된다. 그래서 운전석 쪽에는 쿠페처럼 도어가 크고, 조수석 쪽에서는 일반 해치백처럼 구성된다. 비율이 좋아지고, 윈도우 디자인을 바꾸었으며, 파노라마 선루프 대신 와이드 선루프를 적용해서 루프라인도 더욱 매끄럽게 개선했다. 측면이 화려한 듯하면서도 그렇게 강하지 않다. 대신 휠 디자인을 화려하게 다듬어 시선이 휠로 꽂히도록 했다.



1세대는 후면부가 전면부에 비해서 조금 약하기도 하고, 후면부에서 호불호가 더욱 크게 갈렸다. 그런데 2세대로 넘어오면서 후면 디자인이 매우 크게 향상됐다. 테일램프 디자인은 쏘나타 터보보다는 벨로스터에서 더욱 잘 어울리고, 범퍼 하단부도 부풀려 볼륨감을 살리고, 화려하게 마감했다. 하단의 디퓨저나 머플러 팁은 특히 벨로스터라는 차량의 유니크한 디자인에 스포티한 주행성능을 확보한 콘셉트를 더욱 명확히 드러내준다.



비대칭은 외관에서 실내로도 이어진다. 실내는 스티어링 휠이나 계기반 등이 아반떼 스포츠와 비슷하다. 그러나 구조가 다르고, 스타일이 달라서 아반떼 스포츠와는 또 다른 분위기다. 버튼들은 조각할 때의 감각이 더욱 매끄러워졌고, 감성적으로도 향상됐다. 실내도 굉장히 화려해졌는데, 대신 마감재들은 전부 플라스틱으로 바뀌어 우레탄 같은 소재는 찾아보기가 어려워졌다. 그나마 버튼들이나 손에 닿는 소재들은 모두 마감이 잘 된 편이다.



시트는 측면 지지부를 부풀려서 코너에서도 몸을 잘 받쳐줄 수 있도록 했고, 시트 포지션도 낮춰서 세미 버킷 시트 정도의 느낌을 냈다. 그리고 운전석에서 가속 페달을 밟을 때 다리가 센터페시아 하단부와 닿지 않게 해서 불편함이 개선됐다.



뒷좌석은 시트 포지션이나 헤드룸이 기준보다 향상됐는데, 그래도 쿠페 스타일을 지향한 모델이어서 180cm 정도의 성인이 탑승했을 때는 헤드룸이 그리 넉넉하지는 않다. 팔걸이는 양쪽 모두에 있으나, 중앙에 없다는 점이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그래도 차량의 특성을 고려하면 뒷좌석이 쾌적하길 바라는 건 욕심이고, 이만하면 가끔씩 뒷좌석에 사람을 태워도 나쁘지 않겠다는 정도.



시동을 켜면 바로 배기음이 달팽이관에 꽂힌다. 배기음이 1세대에 비해서 약간 더 커지고, 실제로 머플러 팁 내부를 보면 1세대와는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사운드 효과로 배기음을 내주기도 하지만, 그런 효과가 없더라도 기본 배기음이 순수하면서도 운전의 재미를 더해준다. 사운드 효과는 기존보다 더 자연스러운 음색으로 다듬어졌으며, 세부적으로도 조절이 가능해서 부자연스럽다고 해도 비교적 자연스러운 수준으로 세팅이 가능하다.



시승차는 1.6 가솔린 터보 엔진으로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27kg.m을 발휘하며, 7단 DCT와 맞물린다. 공차중량이 1,300kg으로 아반떼 스포츠보다 50kg 더 가볍고, 특별히 무거운 수준은 아니기 때문에 주행성능이 제법 경쾌하다.



출발 가속은 별도로 측정할 수는 없었지만, 시속 80km까지도 2단으로 몰아부치며, 3단으로 변속 이후에도 거침없이 가속된다. 아직 길들이기가 끝나지 않아서 그런지 4단에서 5단으로 변속될 때 약간의 굼 들 때가 있지만, 그 이후에는 시속 200km까지 가속하더라도 힘이 남아돈다. 변속될 때마다 약간의 변속 충격이 있는데, 이는 DCT의 특성이기도 하지만, 일부러 운전의 재미를 위해 살려 놓은 듯하다.




수동모드로 전환해 패들시프트를 사용하면 운전의 재미가 배가되어 많이 사용해보았는데, 시프트 업은 빠르게 반응하지만, 시프트 다운은 변속기 보호를 위해서인지 다소 더딘 반응을 보일 때가 많았다. 그래도 부가적으로 계기반에서 변속기 온도를 표시해줘서 변속기 온도를 확인하면서 주행할 수 있다는 점은 신선했다.



일반적인 주행상황에서는 가속성능에 대한 아쉬움은 별로 없을 것으로 보이며, 고속에서도 상당히 안정적이다. 고속주행을 하더라도 노면을 읽는 느낌이 좋고, 차가 뜬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1세대 초기 모델은 고속에서 상당히 불안했는데, 후기 모델에서는 약간 개선되더니, 2세대로 넘어오면서 더 좋아져서 1세대 초기 모델을 순정으로 타봤다면 그 차이가 확실히 체감될 수 있을 정도로 좋아졌다.



비가 내린 직후 시승을 한 탓에 와인딩 코스를 타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도 그냥 넘어갈 수 없으니 가볍게 타봤다. 언더스티어 현상이 약간 발생하긴 하지만, 가속페달을 떼면 즉시 자리를 잡을 수 있을 정도로 언더스티어가 심하지는 않았다. 언더스티어보다 문제는 타이어인데, 마이너스 패키지가 적용된 사계절용 기본 출고 타이어가 장착되어 있어서 그립력이 현저히 떨어졌다. 스포티한 주행이 많은 경우라면 적어도 출고 시 마이너스 패키지를 선택하지 말고, 기본 장착되는 미쉐린 썸머 타이어를 장착하는 것이 좋겠다.



브레이크는 시속 100km에서 급제동을 하는 정도로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오히려 예상보다 더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더 고속에서 급제동을 하더라도 무난한 성능을 보이긴 하는데, 당연히 반복하면 브레이크가 금방 무거워지고, 제동거리도 길어진다. 역시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전혀 무리가 없지만, 서킷을 주행할 계획이라면 가장 첫 번째 튜닝 항목이 되어야 할 것 같다.



시승 내내 HUD는 매우 만족이었다. 기본적으로 헤드업 디스플레이의 그래픽이 선명해서 가시성이 좋은 데다가,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RPM까지 표시한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단순히 구색 맞추기 용이 아니라 스포티한 주행을 할 때 시선을 크게 빼앗기지 않아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편의사양도 가득하고, 잘 달리고, 스타일도 독특하다. 아반떼가 완전히 평범함을 지향했다면, 벨로스터는 반대로 모든 영역에 있어서 극적인 특별함을 추구한다. 때문에 특별한 차량을 타고 싶다면 1.4T로도 충분할 것으로 보이며, 이따금씩 시원한 스포티한 주행을 할 예정이라면 1.6T가 괜찮은 선택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이쯤에서 궁금한 것은 벨로스터 N이다. 1.6T도 이렇게 좋아졌는데, N은 얼마나 재밌고, 좋을지 기대된다.


글_양봉수 기자

사진_주보균(STUDIO 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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