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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자리까지 넘보는, 현대 투싼 1.6D 시승기

  • 기사입력 2018.09.07 09:01
  • 기자명 오토트리뷴

[오토트리뷴=김준하 기자] 지난 8월 7일 출시한 현대차 투싼 부분 변경 모델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출시 첫 달 판매량만 4,148 대에 달한다. 2주 먼저 출시된 기아 스포티지(3,786 대)를 제치고, SUV 부문에서 판매량 3위를 기록했다. 소비자들의 많은 선택을 받은 투싼의 인기 요인이 무엇인지 시승을 통해 알아봤다.



투싼 부분 변경 모델은 작은 변화로 이미지가 크게 달라졌다. 헤드램프는 풀 LED 타입으로 내부에 크리스털 느낌이 나는 램프가 나란히 배열됐다. 고급 수입 차량에 적용됐던 디테일로 한눈에도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전달한다.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로 하위 트림에 적용된 일반 헤드램프와 비교하면 급이 다르게 느껴질 정도다. 방향지시등도 LED를 채택해 시인성이 높고, 디자인이 깔끔하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좌우 폭이 넓어지고, 테두리를 두꺼운 크롬으로 마감해 한결 당당해진 모습이다. 내부 그래픽은 블랙과 크롬을 적절히 사용했는데, 스포티함과 럭셔리함을 동시에 구현한다. 범퍼 하단 주간주행등은 안개등 옆에 ‘ㄴ’자 모양으로 자리 잡았다. 기본 트림부터 LED로 적용돼 고급스러운 외관을 완성시킨다. 야간에는 헤드램프에 내장된 LED가 주행등 역할을 대신한다.



측면의 변화는 적은 편이다. 요소수 방식 도입으로 인해 주유구가 기존 원형에서 사각형으로 변화했다. 19인치 휠은 투톤 타입인데, 마치 바람개비 같은 모양이다. 정차해 있어도 앞으로 달려나갈 것 같은 역동적인 이미지를 더해준다. 세차를 꼼꼼히 하는 사람의 경우는 닦을 때 다소 어려울 수 있겠다.



부분 변경 모델이기 때문에, 도어 형상도 그대로 사용됐다. 최신 SUV들이 차체 아랫부분까지 감싸는 일체형 구조인데 반해, 투싼은 사이드 스커트 위에서 도어가 열린다. 이런 방식은 탑승할 때 옷자락 밑단이 차체 하부에 쓸려 오염될 우려가 있다. 비가 내리는 날이나 비포장길에서의 주행을 한 경우라면 승하차 시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후면부는 한결 단정해졌다. 테일램프는 LED로 세련된 그래픽을 구현하고 전면 헤드램프와 유사하게 만들어 통일감을 준다. 방향지시등 커버는 호박색을 적용했다. 범퍼 하단에 있던 반사등이 번호판 근처로 옮겨져 보다 스포티한 모습이다.



실내는 센터패시아 구성이 변경돼 기존 모델과 차이가 크다. 플로팅 타입 디스플레이는 공간 활용성과 시인성을 높이는 시도로 최신 현대차들에 공통적으로 적용된다. 아래 위치한 대형 송풍구는 크롬으로 테두리를 감싸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해준다. 하단 공조장치와 수납공간, 변속기 등이 위치한 공간은 기존과 같은 구성이다.



조수석 대시보드는 계단식으로 구성해 밋밋한 느낌을 배제한다. 크래시 패드에 가죽 소재를 사용해 감촉이 부드럽고 스티치를 중간에 삽입해 디테일을 살렸다. 가죽 쿠션감은 단단한 편이지만, 표면이 매끄럽고 부드러워 마감 처리를 잘 해냈다.



시트는 지지력을 갖추면서도 가죽의 부드러운 느낌을 잘 살려내 편안한 승차감을 돕는다. 투싼의 1열과 2열 공간은 충분히 넓다. 2열 시트는 바닥이 비교적 평평한 편이고 벤치형 시트 구조라 3인이 탑승하기에도 좋다. 2열 등받이 각도 조절 폭이 커 편안한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물론, 상급 모델인 싼타페보다 넓지는 않지만 충분히 패밀리카로 사용할 수 있을 만큼 넉넉하다.



기본 트렁크 공간도 넓지만, 2열 시트를 폴딩하면 사무용 책상을 수납할 수 있을 만큼 확장된다. 2열 폴딩 버튼은 시트 좌, 우측 하단에 위치해 있다. 동작은 부드럽게 잘 이뤄지는데 반해, 버튼을 누른 상태로 2열 시트를 접어야 해서 조금 번거로웠다.



투싼 부분 변경 모델의 시승은 이번이 두 번째다. 처음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접한 차량은 2리터 디젤 모델이었고, 이번은 1.6리터 디젤 모델이다. 기존 1.7리터 디젤 엔진을 대체한 것으로 스마트스트림 엔진이라고 이름 붙인다. 1.6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32.6kg.m의 성능을 발휘하며 7단 DCT가 함께 쓰인다. 기존 1.7 디젤과 비교해 보면 최고출력은 5마력, 최대토크는 2.1kg.m 줄어들었지만, 공인 복합연비가 16.3km/l(전륜구동, 17인치 휠 기준)에 달한다.



현대차의 소형 SUV 코나와 같은 배기량이지만, 엄연히 다른 엔진이다. 투싼 스마트스트림 U3 엔진은 요소수 방식을 도입해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배출가스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신형 엔진이다. 알루미늄 엔진블록 사용으로 경량화하고 기존 체인 방식에서 벨트식 타이밍벨트로 교체해 정숙성도 확보했다.



앞서 2리터 디젤 모델을 시승했을 때는 출발 및 가속 시 약간 굼뜬 현상이 발생했다. 중고속 영역에서는 호쾌한 주행성능을 발휘하지만, 저속 영역에서는 답답함이 느껴졌다. 그로 인해, 1.6 스마트 스트림 엔진을 접하기 전에는 연비 개선을 위해 성능이 더 저하됐을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우려와는 달리 저속 영역에서의 발진감이 매우 우수했다. 2리터 모델보다 더 빠른 반응을 보여서 조금 놀랄 정도였다. 분명 성능표에 기록된 출력과 토크는 낮은데, 실제 주행 반응은 더 뛰어나서 직접 타보지 않고서는 차량에 대해 알 수 없다는 진리를 새삼 느끼게 됐다. DCT 고유의 빠른 반응도 뛰어난 가속성능의 주된 요인이라 판단된다.



초반의 경쾌한 가속감은 고속 영역까지 그대로 이어진다. 중간에 맥 빠지는 일 없이 꾸준히 가속을 이어가는 느낌이다. 흔히 SUV에 기대하는 시원한 주행감각이 그대로 살아있다. 고속 주행에서의 안정감도 좋아서 중형급 SUV처럼 차분하게 가라앉은 느낌이다. 동급 모델 가운데 일부는 고속 영역에서 불안한 느낌을 주는 경우도 있었는데, 조금의 불안감도 없어 주행에 대한 신뢰도가 계속 쌓인다.



정지 상태에서의 정숙성은 디젤 SUV 임을 감안하면 매우 우수하다. 굳이 스톱 앤 고 시스템을 활성화하지 않아도 대기 상태에서의 진동과 소음이 심하지 않다. 2리터 모델을 시승하면서 경험했던 코너링 실력은 여전히 좋다. 차체가 크게 흐트러지지 않는 데다 타이어가 도로를 꽉 잡아주는 느낌이 지속된다. 투싼 19인치 휠에는 한국타이어의 키너지 GT 타이어가 장착된다. 토요타 캠리와 BMW X3에 사용하는 사계절용 고성능 타이어로 투싼의 높은 운동성능에도 이바지한다.


시내 도로와 자동차 전용도로를 연이어 주행해도 평균 연비는 11km/l 수준을 유지한다. 고속 영역에 자주 진입하고 급가속과 급제동을 반복했음에도 연비가 우수한 편이다. 고속도로 주행을 할 때는 연비 측정을 위해 크루즈 컨트롤을 사용했다. 고속도로 주행 보조 시스템과 연동돼 전방 차량과의 거리 조절은 물론 차선 인식까지 순조롭게 이뤄져 내내 편안하게 운전할 수 있었다. 약 60여 km를 주행한 결과 평균 연비는 18.7km/l를 기록했다.



투싼 부분 변경 모델에 처음 장착된 서라운드 뷰는 정말 유용한 기능 가운데 하나다. 특히 좁은 골목이나 주차공간에서 활용도가 높다. 측면 이미지는 장애물의 위치에 따라 순간적으로 하나의 벽처럼 높게 보일 때가 있다. 익숙해지면 상관없지만, 처음 서라운드 뷰를 사용할 때는 간혹 헷갈릴 수 있어서 적응 시간이 필요하다.



전동식 트렁크는 요즘 대세라 할 정도로 선택 빈도가 높아져 간다. 실내에서 버튼을 길게 누르면 트렁크가 열리는데, 중간에 다시 누르면 그 자리에서 멈추게 된다. 반응 속도가 빨라서 혹시 모를 충돌에 대응할 수 있도록 잘 만들어졌다. 물론 차량 뒤편에서 키를 소지한 채로 서 있으면 자동으로 열리는 스마트 트렁크 기능도 제공한다. 범퍼 하단에 발을 넣어 작동하는 방식은 인식률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투싼에 사용되는 방식이 더 편리하게 다가왔다.



투싼의 주행성이나 실내 공간, 마감 품질 등은 상급 모델 싼타페와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다. 다만 계기반은 풀옵션 모델이라 하더라도 디지털이 아닌 아날로그 방식만 제공된다. 싼타페에 적용된 디지털 계기반은 그래픽을 잘 구성해서 고급차의 이미지를 구현하는데, 투싼에서는 선택이 불가능하다.


이전 2.0 디젤 시승기에서도 언급했지만, 윈도우는 운전석만 오토 기능을 지원한다. 그리고 2열 블라인드도 투싼에는 제공되지 않는다. 싼타페와의 차별화가 이뤄지는 부분인데, 소비자에 따라서는 아쉬움을 느낄 수도 있겠다.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투싼 1.6 디젤 프리미엄 등급으로 HTRAC 사륜구동 시스템만 빠진 풀옵션 모델이다. 기본 가격은 2,798만 원이고, 시승차는 3,413만 원이다. 같은 사양을 가진 2리터 디젤 모델과 비교하면 49만 원 더 저렴하다. 만약 투싼을 구입한다면, 2리터보다는 1.6리터 모델 구입을 권장한다. 충분히 재빠른 운전도 즐길 수 있고, 높은 연비도 누릴 수 있으며, 구입 가격도 보다 저렴하기 때문이다.



투싼은 싼타페에 비해 보다 젊고 개성 있는 모델로 자리 잡아 왔다. 그러나 이번 부분 변경 모델을 출시하면서 싼타페가 구축한 패밀리 SUV 영역까지 넘보는 존재로 우뚝 성장했다. 앞으로의 판매량에 얼마큼 변화가 생길지 주목되는 이유다.


kjh@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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