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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지 않는 인기, 쉐보레 볼트 EV 시승기

  • 기사입력 2018.09.12 11:28
  • 기자명 오토트리뷴

 

[오토트리뷴=김준하 기자] 전기차에 대한 관심과 구매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국가보조금 지급에 더해 주행거리가 길어진 모델들이 늘어나면서 도로 곳곳에서 눈에 띄는 경우가 많아졌다. 400km 대의 주행거리를 확보해 전기차 보급 확대의 포문을 연 쉐보레 볼트 EV를 시승했다.

 

 

전면부 헤드램프는 프로젝션 타입으로 LED 주간주행등이 삽입된다. 주간주행등은 쉐보레 소형 모델에 적용되는 모양을 사용해 ‘ㄴ’자 형태로 구성했다. 듀얼 포트 그릴은 상단과 하단이 분리된 타입인데 전기차인 만큼 폐쇄형 그릴을 채택했다. 그릴 내부에 패턴을 삽입해, 밋밋한 형태를 취한 다른 전기차들에 비해 디자인 완성도가 높다.

 

 

벌브 타입 방향지시등은 그릴 양쪽에 별도로 위치해 있다. 전면 윈도우는 일반 승용 모델은 물론 RV 차량과 비교해도 될 만큼 사이즈가 크다. 큰 면적을 닦아내기 위해 윈도우 브러시는 좌우로 나뉘어 각각 움직이는 형태다.

 

 

볼트 EV는 전기차 전용 모델로 개발된 만큼 공력 성능 향상에 공을 들였다. 측면을 통해 친환경차들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물방울 형태의 구조를 확인할 수 있다. 헤드램프에서 시작된 블랙 컬러 포인트는 A 필러와 C 필러까지 연장된다. 자칫 둔중해 보일 수 있는 측면에 개성을 더한 모습이다. 볼트 EV는 소형 SUV 만큼 전고가 높은 편인데 이러한 디자인을 적용해 날렵한 이미지를 만든다. 큼지막한 윈도우는 뒤로 갈수록 차체 라인을 따라 작아져 역동적이다.

 

 

윈도우 상단과 도어 하단, 도어 핸들에 크롬을 적용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특히 윈도우 크롬라인은 도어 미러까지 연결돼 볼트 EV만의 독특한 이미지를 완성한다. 도어 핸들 버튼은 앞 도어만이 아니라 뒤 도어에도 사용했다. 쉐보레가 주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사용 편의성이 높은 요소다. 앞 펜더는 볼트 EV 레터링이 적용되고 충전구도 배치했다. 17인치 투톤 휠은 미쉐린 에너지 세이버 타이어가 함께 장착된다.

 

 

후면은 두툼한 루프 스포일러가 상단에 장착되는데, 유리 옆면까지 감쌌다. 역시 공기 역학 성능을 고려한 디자인이다. LED 테일램프는 야간에 특히 화려하게 빛나고 볼트 EV만의 개성을 드러내 준다. 범퍼 하단은 후방 안개등과 방향지시등, 후진등이 일렬로 배치돼 깔끔하다. 크롬 라인을 가로로 길게 삽입해 고급스러움도 더했다. 전기차인 만큼 머플러는 생략됐다.

 

 

볼트 EV의 실내 디자인은 한눈에도 전기차임을 실감하게 만든다. 내연기관 모델을 기본으로 제작하는 전기차들은 실내 디자인에 큰 변화가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볼트 EV는 고유의 디자인을 채택해 차별화한다. 넓은 면적의 앞 유리와 도어 윈도우, A 필러의 창이 있어서 매우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앞으로 쭉 뻗은 대시보드 디자인도 넓은 개방감을 느끼는데 일조한다.

 

 

대형 송풍구 아래 자리 잡은 10.2인치 디스플레이는 2열에서도 한눈에 볼 수 있을 만큼 사이즈가 크고 해상도가 높다. 위쪽으로 살짝 각도가 기울어져 있어 전체 탑승객이 어느 위치에서든 쉽게 볼 수 있다. 디스플레이 아래는 오디오, 공조장치 조절부가 장착돼 있고 비상등과 자동 주차 버튼 등이 함께 배치된다.

 

 

디스플레이 하단 수납공간은 여유롭다. 큰 부피의 가방도 수납할 수 있을 정도로 공간이 크다. 앞쪽에는 작은 지갑이나 스마트폰을 넣을 수 있는 포켓을 삽입했다. 대형 컵홀더 뒤편에는 전자식 변속기가 위치해 있다. 전자식 주차브레이크와 무선 충전 장치, USB 포트를 함께 배치해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실내 소재는 대부분 플라스틱을 사용했다. 화이트 컬러에 독특한 무늬를 삽입해 깔끔하고, 밋밋한 느낌을 지워냈다. 전반적으로 화이트와 블랙 컬러를 조합해 볼트 EV만의 개성을 살린다.

 

 

1열의 개방감은 압도적이다. 시야도 넓은 데다 헤드룸이 넉넉해 장신의 운전자도 쾌적한 공간 활용이 가능하다. 시트는 두께가 얇아 2열 레그룸을 확보하는 데 유리한 구조다. 시트 크기가 다소 작은 편이고 측면 지지부가 올라와 있는 형태라 체구가 큰 운전자가 장거리 운행할 때는 다소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겠다.

 

 

2열은 뒤로 갈수록 기울어지는 루프라인과 높아진 시트로 인해 헤드룸이 다소 줄어든다. 2열 시트는 등받이 각도 조절 기능은 없지만 착좌감과 승차감은 무난한 편이다. 바닥이 평평해 다리 공간이 여유롭고 2열 탑승객을 위해 USB 단자도 별도로 마련했다.

 

 

트렁크는 아주 넉넉한 크기는 아니지만 바닥의 추가 적재공간을 활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제법 깊은 편이라 작은 물건들을 깔끔하게 수납할 수도 있고 키가 큰 물건을 적재할 때는 완전히 제거해 사용할 수도 있다. 이보다 더 큰 공간이 필요하면 2열 시트를 접어서 사용하면 된다.

 

 

스티어링 휠이 제법 큰 사이즈라 스포티한 운전보다는 편안하고 안정적인 운행에 맞춰진 느낌이다. 스티어링 휠 왼편은 크루즈 컨트롤과 차간 거리 설정 버튼이, 오른편은 계기반 설정 버튼이 삽입된다. 열선 스티어링 휠 버튼도 함께 배치해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운전석 계기반은 8인치 디스플레이가 삽입된다. 디지털 방식의 계기반은 3가지 스타일로 모양을 바꿀 수 있다. 기본 표시 정보가 많지는 않지만, 직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원형 속도계 테두리는 효율적인 운행을 할 때는 녹색으로 표시되고, 가속 페달에 힘을 가할수록 노란색으로 변해 연비 운전을 돕는다. 회생 제동 충전 상태도 계기반 화면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파란색 시동 버튼을 누르면 센터패시아 디스플레이에 전원이 들어옴을 알리는 영상이 재생된다. 그래픽과 시동음이 전자기기 인트로 영상 같은 느낌으로 연출돼 볼트 EV의 첨단 이미지를 살려낸다. 전자식 변속기는 레버 왼편의 버튼을 눌러 조작하는데, 쉐보레 모델 가운데는 처음으로 적용했다. D로 이동하면 도어 잠금장치가 자동으로 잠기면서 달릴 준비가 됐음을 알려준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가상 엔진음이 조금씩 소리를 낸다. 제조사들마다 사용하는 음색이 다른데, 볼트 EV의 경우 SF 영화에 등장하는 우주선이 연상되는 소리가 난다. 독특한 실내 디자인에 더해 이러한 소리가 나오면 마치 미래 영화에 나오는 첨단 차량을 운전하는 것 같은 느낌이 난다. 처음 전기차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는 생소하고 신기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다.

 

 

쉐보레 볼트 EV는 150kW 전기모터를 장착해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36.7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저속에서부터 최대토크가 터져 나오기 때문에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무서운 속도로 튀어나갈 수 있다. 기본적인 반응도 좋지만, 스포츠 버튼을 누르면 보다 빠른 가속감을 느낄 수 있다. 속도를 높여도 바람소리와 타이어 소음만 날뿐 실내가 고요해 전기차 특유의 주행감을 만끽하게 된다.

 

 

고속 영역에 진입하면 차체가 가볍다는 느낌이 든다. 모터의 출력이 넘쳐나고 차체 거동이 묵직하지 않아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친환경 타이어는 효율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약간 속도를 높여 코너를 돌 때면 여지없이 미끄러지는 소리가 난다. 효율성 높은 전기차이지만 주행성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타이어 교체가 필요하다. 참고로 볼트 EV에 적용되는 타이어는 셀프 실링 기능이 있다. 지름 6mm 이내 이물질로 인해 구멍이 생기면 즉각적으로 메워 안전성을 높인다.

 

 

볼트 EV의 60kWh 대용량 배터리는 완충 시 공인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가 383km에 달한다. 운전 습관과 도로 상황에 따라서 주행 가능 거리는 더 증가해 400km 정도는 쉽게 뛰어넘을 수 있다. 과격하게 운전하지만 않는다면 주행거리에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 회생 제동 시스템으로 인해 운전하다 보면 주행 가능 거리가 더 늘어나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스티어링 휠 뒤편의 회생 제동 버튼을 사용하면 원 페달 드라이빙이 가능하다. 누르고 있으면 속도가 줄어들고 완전 정차까지 지원된다. 브레이크 페달이 아닌 회생 제동 버튼으로 정차를 하면 가속 페달을 밟기 전까지는 차가 앞으로 나가지 않는다. 오토 홀드 기능까지는 아니어서 약간 경사가 있는 도로에서는 차가 밀리기 때문에 주의해서 사용해야 한다.

 

회생 제동은 코나 EV처럼 단계를 설정하는 형태는 아니다. 그래서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서서히 속도가 줄어드는데 내연기관 모델과 비슷한 느낌이다. 보다 적극적인 감속을 원한다면 회생 제동 버튼을 사용해야 한다. 회생 제동 버튼을 사용할 때는 브레이크 등이 점등되지 않아 후방 충돌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제동성능은 부드럽게 세팅했다. 가속 성능에 비해 상대적으로 밀리는 느낌이 있지만, 긴급 상황에서 힘을 가하면 높은 제동력을 보이게 된다. 일부 전기차들의 경우 가속과 제동의 느낌이 확연히 달라 멀미를 유발하는 경우가 있는데, 볼트 EV는 그런 부면에서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10.2인치 디스플레이는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가 연동된다. 내비게이션이 내장돼 있지 않기 때문에 안드로이드 폰을 연결해 카카오 내비게이션을 사용했다. 디스플레이는 상단이 기울어진 형태여서 키가 큰 운전자도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다만 최근 출시되는 모델들과 달리 디스플레이가 아랫부분에 위치해 있어 주행 중 시선이 분산되는 점은 아쉽다.

 

고화질 디스플레이는 태블릿 PC에 버금갈 정도로 커서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의 각종 정보가 한눈에 들어온다. 애플 카플레이의 경우 운영 시스템이 iOS 12 버전으로 바뀌면 서드파티 내비게이션 앱을 구동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사용성은 보다 커질 전망이다.

 

 

디스플레이는 에너지 상세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사용하는 에너지의 양과 비중, 주행 중 효율적인 운행에 대한 점수 표기, 최근 효율 기록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전기차는 충전에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에 현재 위치 주변의 충전소를 검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볼트 EV를 주행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주변 충전소 위치 검색 기능이 없다는 점이다. 근래 시승한 아이오닉 EV나 코나 EV가 충전소 위치는 물론 완속, 급속 여부까지 확인할 수 있어서 편리했던 것과 비교하면 향후 개선이 필요한 부면이다.

 

 

급속 충전기를 이용하면 80%까지 충전이 가능한데, 중간에 정지시키지 않으면 90% 수준까지도 충전돼 300km 이상 주행할 수 있다. 주행 가능 거리를 70km 정도 남긴 상태에서 80% 충전하는데 걸린 시간은 약 70분이다. 다른 전기차에 비해 충전에 필요한 시간이 조금 더 긴 편이다.

 

볼트 EV의 안전 사양은 풍부히 장착된다. 전방 보행자 감지 및 제동, 전방 충돌 경고, 전방 거리 감지 및 저속 자동 긴급 제동,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은 물론 자동 주차 보조 시스템도 장착했다. 주행하면서 차선을 침범하게 되면 차선 유지 시스템이 작동해 차로 안쪽으로 조향해 준다. 너무 큰 폭으로 움직이지 않아 운전자를 보조하는 수준으로 적절히 작동한다.

 

 

고속도로를 정속 주행할 때 연비는 13.3kWh/100km 수준이다. 60kWh 배터리를 장착하고 있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450km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정체 구간이 섞인 도심지에서의 연비는 7.7kWh를 기록했다. 더운 날씨에 에어컨을 작동시키고 일상 주행 습관을 유지한 결과다.

 

전기차의 장거리 주행 활용성에 대해 아직도 의구심을 품는 사람들이 있는데, 실제 운전을 하면 예상보다 더 먼 거리를 주행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물론 운전 성향과 도로 상황, 외부 온도와 같은 요소들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미리 충전을 해두는 습관을 들인다면 더 쾌적한 운전을 즐길 수 있다.

 

 

볼트 EV의 올해 8월까지 국내 누적 판매량은 4,625 대에 달한다. 사실상 국내 배정 물량 5천 대가 모두 판매된 셈이다. 전 세계 시장에서는 2만 6천여 대가 판매될 만큼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지엠은 내년에 수입할 볼트 EV 물량 확대를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올해 전기차 보조금 지급 규모는 2만 대 수준이었지만, 내년은 3만 3천 대까지 늘어나 전기차 대중화가 앞당겨질 전망이다. 현대 코나와 기아 니로도 나란히 전기차가 출시되면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도 달아 오르고 있다. 이렇게 치열한 경쟁에서 볼트 EV가 앞으로도 전기차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kjh@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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