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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성에 역동적인 주행성까지 겸비한, 신형 렉서스 ES 시승기

  • 기사입력 2018.10.10 11:57
  • 기자명 오토트리뷴

[오토트리뷴=김준하 기자] 지난 4일, 서울 잠실에 위치한 커넥트 투에서 신형 ES 미디어 시승회가 개최됐다. 외관 디자인은 물론 파워트레인과 플랫폼까지 완전히 변경된 ES를 시승했다.



급격한 이미지 변화로 인해 호불호가 뚜렷했던 렉서스의 최신 디자인은 ES 300h에 이르러 한결 정돈된 느낌이다. 세로형 그래픽이 적용된 스핀들 그릴은 화살 모양 주간주행등과 함께 과격한 전면부 인상을 완성한다. 이전 모델이 가졌던 정형화된 모습이 공격적으로 변화해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다.



측면은 낮고 긴 차체로 스포티한 모습을 구현하는데, 날렵한 캐릭터 라인과 굴곡을 더해 근육질 차체를 강조한다. 이전 모델보다 전장 65mm, 전폭 45mm, 휠베이스는 50mm 늘어나 공간이 넓어졌다. 전고는 5mm 낮아져 보다 안정적이고 역동적인 모습으로 변했다. 18인치 멀티 스포크 휠은 브리지스톤 투란자 EL440 타이어가 장착된다.



L-피네스 디자인이 적용된 풀 LED 테일램프는 렉서스 디자인 정체성을 반영한다. 테일램프 상단과 범퍼 하단에 굵은 크롬 라인을 입혀 고급스러움도 더한다. 트렁크에는 스포일러를 부착해 공력성능을 향상시킨다. 배기구는 없지만 범퍼 형상에 다양한 포인트를 삽입해 역동성을 부여한다.



실내 곳곳은 알루미늄과 가죽, 우드를 사용해 럭셔리 세단에 걸맞게 마감한다. 각종 조작 버튼은 인체공학적으로 배치해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운전자 중심으로 꾸며진 실내는 12.3인치 대형 디스플레이가 상단에 위치해 시선을 집중시킨다. 대시보드 안쪽으로 깊게 들어간 디스플레이는 강한 햇빛에서도 선명해 시인성이 좋은 편이다.



송풍구 하단은 공조장치 조작부와 오디오 조절 장치가 자리 잡았고, 하단은 시트 열선 및 통풍 버튼이 위치한다. 개폐식 덮개를 열면 컵홀더와 USB 포트를 사용할 수 있다. 전자식 변속기 레버 뒤로는 EV 모드와 오토 홀드 버튼이, 우측에는 디스플레이 터치 컨트롤러가 배치된다. 디스플레이 조작은 이 컨트롤러로만 가능한데, 터치 감도가 좋고 누름 정도를 인식하기 때문에 주행 중에도 사용이 편리하다.



운전석 7인치 계기반은 디지털 타입이고, 트림에 따라 HUD가 함께 마련된다. 스티어링 휠은 두께와 감촉이 적절하고 가죽과 우드를 혼용해 고급스럽다. 스티어링 휠 뒤편은 패들시프트가 장착된다.



도어에서부터 대시보드 전체를 가로지르는 시마모쿠 우드 트림은 여러 겹의 목재를 조합해 독특한 무늬를 선보인다. 유광 재질로 코팅해 실내의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살려낸다. 도어 핸들은 LS와 LC에 사용한 것처럼 우아한 디자인이 적용된다. 대시보드 상단은 물론 하단의 무릎이 닿는 곳까지 가죽을 덧대고, 발이 닿는 바닥 부분은 플라스틱으로 처리해 내구성도 고려했다.



ES 300h에는 신형 2.5리터 가솔린 엔진과 2개의 전기 모터가 맞물린 4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된다. 구조를 개선하고 가변 시스템을 적용해 연료 효율을 20%가량 높이고, 총 시스템 출력은 218마력을 발휘한다.



시동을 걸고 차를 움직이면 계기반의 EV 표시가 주행 상황을 알린다. EV 모드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40km까지 주행 가능하고, 고속 구간에서도 적극적으로 개입해 시시각각 충전한다. 전기로 주행하다가 엔진이 개입되는 순간은 자연스러워 이질감이 없다. 실내 정숙성이 극대화됐기 때문에, 저속 주행할 때는 엔진 개입 여부를 알아차리기 힘들 정도다.



가속 페달에 힘을 주면 느낌이 사뭇 달라진다. 과거와 달리 엔진음을 적극적으로 실내에 들어오도록 해 주행 감성을 높이려는 시도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전자식 무단변속기는 효율이 우선적 목표지만, 주행성 향상에도 기여한다. 가속에 따른 지연반응이 개선되고, 즉각적인 반응을 몸으로 느낄 수 있어 ES의 성격이 많이 변했음을 체감할 수 있다. 주행모드는 3가지가 마련되는데, 에코와 노멀, 스포츠 각각 뚜렷하게 변화한다.



핸들링 반응은 매우 직관적이다. R-EPS를 택하면서 유격이 상당 부분 사라져 운전자의 의도대로 차체가 거동한다. 배터리 위치까지 고려한 전후 무게 배분과 서스펜션의 조화로 차체가 원하는 방향대로 잘 움직이는 느낌이 든다. 단지 조용해서 느끼는 안락함이 아닌 차체에 대한 높은 신뢰도에서 오는 안락함을 시승 내내 느낄 수 있었다. 스윙 밸브가 적용된 쇼크 업소버는 미세한 진동도 걸러주는데, 완전히 차단하는 느낌보다는 거슬리지 않게 변화시킨다는 느낌이 강하다.


속도를 높여 주행해도 풍절음과 노면 소음은 실내로 거의 유입되지 않는다. 의도적으로 들려오는 엔진음도 귀에 거슬릴 정도는 아니어서, 여전히 조용한 럭셔리 세단의 정체성을 보유한다. ES는 신형 플랫폼을 적용하면서 소음 저감 하부 설계와 확장된 언더 커버 적용 등으로 실내 정숙성을 한껏 높였다.



정숙성은 공기 역학 성능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차체 곳곳에 공력 성능을 높이기 위한 노력들을 기울여 공기저항 계수는 0.26Cd에 불과하다. 도어 미러 안쪽과 테일램프 측면에 부착된 핀은 공기 흐름을 원활하게 해 풍절음도 줄이고, 연비 향상에도 도움을 주는 요소다.



HUD는 표시되는 면적이 크고 그래픽도 우수한 편인데, 강한 햇살에서는 밝기를 최대로 높여도 시인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어서 아쉬웠다. 스티어링 휠에 장착된 버튼은 계기반 내 주행 관련 메뉴들을 설정할 수 있다. 센터패시아의 대형 디스플레이 메뉴는 한글화가 잘 돼있는 반면, 계기반 메뉴들은 영문으로 되어 있어 운전자에 따라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겠다. ES에 장착된 한국형 3D 내비게이션은 화질이 선명하고 상세 설명도 잘 구현돼 만족스럽다. 최근 시승한 수입 모델 가운데 가장 완성도가 높았다.



차선 인식과 차간 거리 설정은 여타 고급 모델들처럼 인식률이 좋고 잘 작동된다. ES는 선행 차량 추종 기능이 있어서, 주행 중 차선이 손실되거나 인식이 되지 않는 구간에서도 궤도를 따라 안정적으로 주행한다. 크루즈 컨트롤은 완전 정차까지 지원하며 가속 페달이나 크루즈 컨트롤 버튼으로 재출발할 수 있어 복잡한 도심 주행에서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ES의 가죽 시트는 몸이 닿는 부분은 부드럽게, 측면과 허벅지 지지 부분은 단단하게 만들어 착좌감이 좋고 몸을 잘 잡아준다. 2열은 레그룸과 헤드룸이 넉넉하고, 시트 등받이가 뒤로 충분히 기울어져 있어 여유롭고 편안하게 착석할 수 있다.



2열 탑승객을 위해 별도의 송풍구와 USB 및 12V 단자도 마련되는데, 덮개를 스프링으로 처리해 꼼꼼하게 마감한다. 2열 다기능 암레스트는 시트 열선과 오디오 조작, 뒷유리 전자동 커튼 등을 제어할 수 있다.



왕복 100km 구간에 이르는 시승 코스를 주행한 결과 평균 연비는 23km/l 를 달성했다. 고속도로에서 테스트를 위해 급가속과 감속 등을 연달아 진행한 것을 감안하면, 일상적인 주행 환경에서는 보다 우수한 효율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스포티한 주행을 즐기면서도 높은 효율을 달성하는 것은 ES 오너들에게 깊은 만족감을 안겨주는 요인이다.



렉서스 ES는 조용한 중형 세단, 고급스럽고 우아한 차량, 그리고 강남 쏘나타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차량이었다. 그러나 신형 모델은 정숙성과 고급스러움을 유지하면서도 스포티한 주행감성을 확보해 새롭게 변화했다. 기존 ES처럼 편하고 정숙한 세단을 기대한 일부 소비자들에게는 낯선 시도일 수 있지만, 최근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의 흐름을 고려해 보면 시기적절한 변화다. 수입 중형 세단 부면에서 ES 300h가 얼마만큼 두각을 보일지 기대된다.


kjh@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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