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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뀐 건 엔진만이 아니다, 제네시스 G80 스포츠 시승기

  • 기사입력 2018.12.06 18:33
  • 기자명 오토트리뷴

[오토트리뷴=김준하 기자] 제네시스 브랜드는 프리미엄 컴팩트 세단부터 대형 럭셔리 세단에 이르는 라인업을 구성한다. 사실상 제네시스 모델의 시초라 할 수 있는 G80은 국산 및 수입 프리미엄 세단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많은 선택을 받은 인기 차량이다. 일반 모델보다 성능을 강화한 G80 스포츠를 시승했다.



G80 스포츠는 전용 외관 및 내장 디자인에 강력한 터보 엔진을 장착한 것이 특징이다. 최근 연식 변경 모델을 출시하면서 일반 모델에 추가할 수 있는 스포츠 디자인 패키지를 3.3 가솔린 하위 트림에서도 선택할 수 있도록 조정해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스포츠 디자인 패키지와 G80 스포츠 모델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격자형 그래픽을 사용한 스포츠 모델 전용 라디에이터 그릴과 공격적인 범퍼 형상은 스포츠 디자인 패키지와 동일하게 구성된다. 그릴과 공기흡입구 테두리는 다크 크롬으로 감싸 고급스럽게 마감한다. 스포츠 디자인 패키지와 달리 G80 스포츠에는 그릴 안쪽 라인과 풀 LED 헤드램프 내부에 코퍼 크롬이 적용된다. G80 스포츠에만 적용되는 또 다른 사양은 시퀀셜 타입 방향지시등이다. 방향지시등을 작동하면 안쪽부터 바깥쪽으로 LED가 순차적으로 점등되는 방식이다.



윈도우 라인과 도어 하단은 다크 크롬을 적용해 스포츠 세단의 성격을 부각시킨다. 다크 스퍼터링 19인치 휠은 멀티 스포크 타입으로 콘티넨탈 프로 콘택트 타이어가 장착된다. 휠 캡 테두리에도 코퍼 크롬을 적용해 세부적인 차이를 둔다. 전륜 브레이크 캘리퍼에는 제네시스 레터링이 삽입된다. G80 스포츠 모델 전용 사양 중 하나인 블랙 컬러 도어 미러는 히든 타입 방향지시등을 삽입해 일체감을 살린다.


LED 테일램프는 일반 모델과 달리 틴팅이 더해진다. 스포츠 모델 전용 범퍼는 하단에 듀얼 머플러와 블랙 하이그로시 재질의 디퓨저가 삽입된다. 스포츠 디자인 패키지는 듀얼 머플러 팁만 장착된 것과 달리 G80 스포츠에는 트윈 팁 듀얼 머플러를 적용해 고성능 모델임을 강조한다.


G80 스포츠의 실내에는 전용 색상인 코퍼 블랙, 그레이, 블루 3가지 색이 사용된다. 일반 모델은 우드그레인이나 리얼 우드를 사용해 무게감 있는 분위기를 냈다면, G80 스포츠는 리얼 카본이 적용돼 스포티함과 고급스러움을 구현한다. 각 필러부와 천장도 블랙 스웨이드로 마감해 색다른 실내 분위기를 연출한다. 센터패시아 아날로그시계도 코퍼 크롬을 적용해 일반 모델과 차이를 둔다. 센터 콘솔을 비롯해 실내 전반에 사용된 알루미늄은 일반 모델이 격자형 그래픽을 사용한 반면 G80 스포츠에는 수직선 그래픽을 적용한다.


스티어링 휠은 3 스포크 타입으로 바뀌고 가죽과 스티치로 꼼꼼히 마감한다. 측면은 타공을 적용해 그립감과 디자인을 살린다. 스포츠 전용 시트는 일반 모델보다 옆구리와 허벅지 지지부가 보다 강조되는데, 큰 차이를 보일 정도는 아니다. 커다란 시트는 착좌감과 쿠션감이 좋아 안락하고 편안하다. 특히 장거리 주행할 때 줄곧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하는데 일조한다. 실내 색상에 따라 시트 스티치도 바뀌는데 마감 처리가 잘 돼있어 고급스럽다. 2열 역시 레그룸과 헤드룸이 넉넉하고, 블라인드 커튼도 마련돼 거주 편의성이 높다.



제네시스 G80 스포츠에는 3.3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이 장착돼 최고출력 370마력, 최대토크 52.0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8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려 공인 연비는 8.5km/l(후륜구동 모델 기준)를 기록한다. 차체 중량이 2톤에 달하다 보니 스포티한 느낌이 강조될 정도는 아니고, 타 모델에 비해 경쾌한 수준이다. 비로소 제 심장을 찾은 느낌.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변속하면 가속감과 변속이 한결 나아진다. 고 rpm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답답한 느낌은 들지 않고, 가속 페달을 밟는 만큼 반응한다. 엔진음이나 배기음이 억제되다 보니 실제 운행 속도와 체감 속도의 차이가 크다. 묵직하고 편안한 느낌은 고속 주행에서도 안정감을 주며, 풍절음이나 노면 소음이 차단돼 줄곧 편안한 운전이 가능하다.



G80 스포츠에는 액티브 엔진 사운드 옵션이 기본 적용되기는 하지만, 인위적인 느낌이 들어 사용자에 따라서는 거부감이 들 수 있다. 스포츠 모델인 만큼 운전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실제 엔진음이나 배기음을 부각시키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많다. G80 스포츠에만 적용되는 전자제어 스포츠 서스펜션은 생각만큼 극명하게 성격이 바뀌진 않는다. 기본적으로 편안한 대형 세단의 승차감을 유지하면서 살짝 단단해지는 정도다.


프리미엄 브랜드답게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이 풍부히 적용된다. 사고 방지는 물론 운전 보조 기능으로 안전하고 편리한 운전을 돕는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차로 이탈 방지 보조 시스템은 장거리 주행이나 시내 주행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해 신뢰성이 높다. 제네시스 컨시어지 서비스를 활성화하면, 전문 상담원과 연결돼 목적지 길 안내나 우회 도로 안내와 같은 주행 정보도 실시간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 디스플레이에 내장된 운행 정보는 급감속, 급가속 및 운행 속도 분포를 분석해 운전자의 주행 습관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다.



가속 성능도 좋은 편이고, 고속 주행도 안정적이지만 운전 재미를 느끼기는 어렵다. 스포츠라는 명칭을 별도로 부여한 만큼 확연히 다른 성능을 보이기를 기대했지만, 고급 세단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한 점은 아쉽다. 차라리 G80 스포츠라는 이름 대신 메르세데스-벤츠 E 400이나 CLS 400처럼 성능을 숫자로 강조하는 편이 차량 성격에 맞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제네시스 G80은 출시 이후 줄곧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뛰어난 디자인과 풍부한 편의사양, 커넥트나 컨시어지 등은 동급 수입 모델과 비교해도 뛰어난 수준이다. 다소 아쉬웠던 주행 성능도 G80 스포츠 모델로 해소됐다. G80은 원래 개발 방향 자체가 정통 비즈니스 세단이었다. 그런데 더 고성능 엔진을 얹고, 더 멋진 디자인을 사용하면서도 스포츠라는 이름을 붙이면서 오히려 기존에 G80이 가지고 있던 강점을 흐리게 했다. 후속모델에서는 스포츠라는 이름보다는 새로운 작명법으로 차량의 정체성을 더욱 확고히 하길 기대해본다.


kjh@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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