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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K3, 아반떼를 넘어서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까

  • 기사입력 2019.01.17 21:15
  • 기자명 오토트리뷴


[오토트리뷴=김준하 기자] 국산 준중형 세단 시장은 작년 한 해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한국지엠의 크루즈가 단종 처리되며, 주력 경쟁 차종이 현대 아반떼와 기아 K3로 압축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K3는 3월 2세대 신형 모델을 출시하고, 아반떼는 9월 부분 변경 모델(이하 F/L 모델)을 선보여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했다.



아반떼의 2018년 연간 누적 판매량은 7만 5,831대로 동기간 K3가 기록한 4만 4,514대와는 격차가 크다. 그러나 월별 판매량을 들여다보게 되면, 다소 흥미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아반떼가 우위를 보이는 가운데, 4분기를 기점으로 두 차종 간의 판매 격차가 점차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10월에 3,114대에 이르던 판매량 차이는 11월 2,352대, 12월 2,214대로 시간이 지날수록 간격이 좁아지는 양상이다.



이는 9월 출시된 아반떼 F/L 모델이 뚜렷한 신차 효과를 누리지 못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반적으로 신모델이 출시되면 몇 개월 이상은 이전 대비 판매량이 증가하지만, 아반떼 F/L 모델은 불과 한 달 만에 구형 모델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한다. 이례적이라 표현할 정도로 신차 효과를 누리지 못하는 것은 새로운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가 나누어지는 것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K3는 2세대 신형 모델이 출시된 3월부터 판매량이 급등해 5월까지 신차 효과를 누린다. 4월은 아반떼 판매량을 추월해 준중형 세단 시장이 재편성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한 달 만에 역전된 후 다시 격차가 벌어지게 된다. 특히 아반떼가 F/L 모델 출시 직전, 구형 모델에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적용한 8월은 신형 K3 출시 후 최저 판매량을 기록한다. 준중형 세단 시장에서 가격이 가장 큰 구매 결정 요인임을 감안한다 해도, K3의 판매량 급감에 우려를 표하는 시각도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K3는 아반떼와 플랫폼과 엔진을 비롯한 상당 부분을 공유하지만, 아반떼에 비해 두드러진 장점과 단점이 있다. K3는 출시 당시 ‘리틀 스팅어’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완성도 높은 디자인으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특히 준중형 세단의 주된 고객층인 젊은 세대에게 날렵하고 역동적인 외관 디자인이 매력적인 구매 요소로 작용한다. 고성능 모델인 K3 GT를 세단과 5도어 해치백으로 구성해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힌 것도 장점 가운데 하나다. GT 모델 가운데 5도어 해치백의 선택 비율이 80%가량에 이르러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어 순항 중이다.



반면, 1.6리터 가솔린 엔진만 보유한 것은 아반떼에 비해 부족한 점이다. 아반떼 디젤과 LPG 모델이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 정도 수준으로 높지는 않다. 그러나 다양한 라인업을 구성해 각기 다른 소비자들의 수요를 끌어올 수 없다는 점은 K3가 가진 뚜렷한 한계다.



또 다른 단점은 아반떼에 비해 브랜드와 모델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1999년 현대차에 인수합병된 이후 기아차의 준중형 세단은 스펙트라, 쎄라토, 포르테처럼 신모델이 출시될 때마다 새로운 모델명을 부여한다. 2012년 1세대 K3를 출시하면서 모델명 체계를 확립하고 있지만, 아반떼에 비해 브랜드 파워가 미약하다. 아반떼가 1995년부터 이룩해 온 ‘준중형 세단 = 아반떼’라는 명성과 비교해, K3의 브랜드 정체성은 초기 단계 수준이다.



분명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K3가 아반떼의 벽을 넘는 일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아반떼의 2018년 누적 판매량은 전년 대비 9.6% 하락한 반면, K3는 동기 대비 58%나 상승했다. 아반떼가 신모델을 출시했음에도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K3 입장에서는 좋은 기회다. 지난 4분기를 시작으로 본격화된 경쟁 구도에서 K3가 판매량 격차를 점차 줄여나가며, 준중형 시장에서의 만년 이인자라는 꼬리표를 떼어낼 수 있을지 향후 판매량이 주목된다.


kjh@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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