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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공개된 기아 텔루라이드, 국내 출시 왜 못하나?

  • 기사입력 2019.01.21 09:37
  • 기자명 오토트리뷴

[오토트리뷴=김예준 기자] 이번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 정식 출시된 텔루라이드는 작년 9월 뉴욕 패션위크에서 패션 디자이너 맥스웰과 협업을 통해 튜닝된 모습으로 먼저 대중 앞에 섰었다. 이는 자동차 역사상 이례적인 일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높은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당시에도 텔루라이드의 정식 제원을 공개되지 않았고, 외형 디자인과 크기만 짐작해 볼 수 있었지만, 이번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선 정확한 제원이 공개돼 대형 SUV를 원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공개된 텔루라이드의 공식 제원은 국내에서 판매 중인 현대 팰리세이드와 비슷해 외형만 다른 쌍둥이 차로 봐도 무방하다. 전장 X 전폭 X 전고는 5,000mm X 1,990mm X 1,750mm로 팰리세이드의 4,980mm X 1,975mm X 1,750mm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큰 정도다. 파워트레인 역시 동일하다. 그동안 새로운 대형 SUV의 출시를 기다려온 사람들이 팰리세이드를 대거 선택해 팰리세이드는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중이기에 기아차는 텔루라이드의 국내 출시를 검토해 볼 만하다. 그러나 텔루라이드는 미국 전용 모델로 국내에 출시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국내 출시를 위해선 해결해야 할 몇 가지의 장애물이 존재한다. 해외 전용 모델이라는 점이 가장 크다. 기아차 유럽법인에서 직접 제조해 판매 중인 씨드는 유럽에서 호평받아 기아차를 유럽에 알리는데 큰 역할을 했던 모델이다. 국내에 소비자들은 씨드의 높은 주행성능 때문에 국내 출시를 간절히 원했지만, 결국 판매하지 못했다.


해외에서 생산하며 판매하는 해외 전용 모델을 국내에서 판매하기 위해선 두 가지 방법이 존재한다. 해외 생산된 차종을 역으로 수입해서 판매하거나 국내에 생산 라인을 만드는 방식이 있다. 우선 해외 생산된 차종을 역으로 수입해서 팔기 위해선 국내 노조와 협상을 거친 후 차량을 수입해야 한다. 그러나 협상을 통해 국내에서 판매한 해외 전용 모델이 여태까지 전무한 상황이기에 텔루라이드 역시 동일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기아차와 노조가 협상을 거친 후 텔루라이드의 국내 수입이 허용된다고 해도 가격이 발목을 잡는다. 현재는 미국과 FTA로 인해 미국 생산분 차량을 국내에 저렴하게 들여올 수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대외적으로 항상 FTA 철폐의 가능성을 고려 중이라고 했기 때문에 극단 적이지만, 언제든 텔루라이드가 수입된다고 해도 가격 변동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팰리세이드가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된 것이 높은 인기를 누리는 이유 중 하나기 때문에 형제차인 텔루라이드가 팰리세이드 보다 비싼 가격표를 달게 된다면 오히려 기아차의 이미지만 안 좋아질 뿐이다. 기아 측에선 이런 모험을 할 이유가 없다.



공개된 텔루라이드는 미국의 내연기관 선호도에 맞춰 3.8리터 V6 엔진 단일로 운영된다. 그러나 국내 SUV 차량의 판매 비중을 살펴보면 디젤의 선호도가 높다. 디젤 엔진 텔루라이드를 위해서 미국 공장까지 디젤엔진을 수출하고, 디젤 엔진이 장착된 텔루라이드를 수입한다면 번거로움이 크고, 인건비만 올라간다.


생산 라인을 만드는 것도 시간이 많이 걸린다. 기존의 공장 라인은 재설계해야 하며, 차량을 조립하는 작업자들을 교육해야 한다. 여러모로 복잡한 과정들이 존재하는데, 텔루라이드의 국내 생산이 허가된다고 해도 이미 텔루라이드의 신차효과는 떨어진 후가 될 가능성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역으로 텔루라이드가 팰리세이드의 신차효과를 감소시킬 수 있다. 여태까지 대형 SUV의 출시를 목말라 기다리던 소비자들의 대다수가 팰리세이드를 선택해 예상하지 못한 인기로 팰리세이드의 출고 기간은 길어지고 있다. 이런 시기에 텔루라이드가 출시된다면, 팰리세이드의 신차효과가 떨어져 현대기아차 그룹의 제살 깎아먹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만약 텔루라이드가 판매된다고 해도 그 시기는 팰리세이드의 신차효과가 사라진 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kyj@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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