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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가족을 위한 차, 볼보 크로스컨트리(V60) 시승기

  • 기사입력 2019.03.19 11:10
  • 기자명 오토트리뷴

[오토트리뷴=김예준 기자] 볼보는 세단과 SUV뿐만 아니라 왜건에도 특출난 브랜드로 유명하다. 스웨덴 브랜드인 볼보가 왜건을 잘 만들게 된 것은 그들의 긴 휴가 기간과 관련이 깊다. 긴 휴가 기간 동안 다양한 짐을 실어야 하며 이동거리가 긴 만큼 편안한 승차감은 필수다. 거기에 도시를 벗어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험로를 탈출할 수 있도록 사륜구동 시스템도 기본적으로 요구된다. 그렇게 1990년대 볼보는 자국민들의 필요에 의해 크로스컨트리를 탄생시켰다.



전면은 볼보의 완성도 높은 패밀리룩을 착실히 따르고 있어 깔끔하게 멋을 부렸다. 거기엔 토르의 망치로 불리는 ‘T’자 형태의 주간주행등이 큰 몫을 한다. 크로스컨트리는 커다란 수직형 라디에이터 그릴을 사용해 깔끔함을 자랑하는데, 탑승자뿐만 아니라 보행자까지 생각해 충돌 시 보행자의 상해를 저감 시키기 위한 볼보의 안전철학과 관계가 깊다. 이는 크로스컨트리를 포함한 모든 현재 생산되는 볼보 차량들의 특징이다.



측면은 왜건인 V60과 완전히 동일하다. 실내 공간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차량 전체의 필러를 곧게 세웠고, 벨트라인과 캐릭터 라인 역시 모두 직선을 사용해 곧게 뻗어 있다. 그 결과 차량을 한층 길어 보이게 만들 수 있었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가면 세단인 S60, 왜건인 V60보다 높은 전고가 확실히 느껴져 SUV처럼 보인다. 실제로 국내에 판매 중인 S60보다 68mm 더 높은 전고를 자랑한다. 또한 하부 전체엔 검은색 플라스틱 몰딩을 덧대 스크래치에 대한 대비도 잊지 않고 챙겼다.



후면은 고급스러움이 상당히 많이 묻어난다. ‘L’ 자로 길게 뻗은 테일램프와 안에 위치한 동일한 그래픽은 밝게 빛나고 뛰어난 시인성을 자랑하는데, 눈이 많이 오는 스웨덴의 환경을 잘 반영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직선을 많이 사용한 차체 디자인과 어우러져 범퍼 좌우 하단에 위치한 두 개의 머플러 역시 사각형으로 디자인해 조화를 이뤘다.



실내는 안전에 크게 신경 쓴 볼보의 철학과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이 결합돼 단순하면서도 고급스럽게 만들었다. 센터패시아는 운전석을 살짝 기울어졌고, 센터 콘솔의 높이는 마치 후륜구동 차량처럼 높게 위치해 모든 부분이 운전자 중심으로 느껴지게 꾸며졌다.


센터패시아에 위치한 세로형 9인치 터치 디스플레이는 차량의 모든 설정을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그러면서도 하단에 간단한 물리버튼을 부착해 주행 중 조작 편의성 역시 놓치지 않았다. 전 좌석에 걸쳐 위치한 바워스앤 윌킨스 오디오 시스템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음악과 가수의 목소리를 또렷하게 전달해 듣는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계기반 역시 디스플레이 방식이며, 센터패시아 모니터보다 큰 12.3인치의 크기를 자랑한다. 전반적인 그래픽은 부드럽게 움직이며, 다양한 정보를 보여준다. 도로에 위치한 제한 속도를 모두 읽어 계기반에 별도로 표시하는데, 속도계에도 빨간색으로 표시해 운전자가 정규 속도를 최대한 지키도록 유도한다. 센터패시아와 동일한 내비게이션 화면을 띄워 주행 편의성 또한 높였다.



시트는 전 좌석 편안함을 추구해 안락하다. 모든 볼보차들이 그렇듯 1열의 헤드레스트는 높이 조절이 불가능해 불편할 것 같지만 상당히 편안하게 탑승자를 지지한다. 전동식 시트는 부드럽게 움직이며, 마사지 역시 부드럽게 작동한다. 2열의 시트는 리클라이닝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이는 시트에 등받이를 젖혔을 시 상해 위험도가 클 수 있는데, 이를 줄이기 위한 볼보의 안전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또한 시트 폴딩 버튼의 마감 역시 뛰어나고, 잠금장치까지 별도로 마련해 시트에 상당히 공을 들였다.



크로스컨트리에 사용된 우드 트림은 실제 나무이며, 적재적소에 사용돼 차량의 고급스러움을 더욱 잘 나타내준다. 또한 기어봉 뒤에 위치한 로터리 타입의 시동 버튼은 누르는 대신 돌려서 시동을 걸 수 있어 독특하다.



2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이 탑재되는 크로스컨트리는 254마력의 최고출력과 35.7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엔진의 질감은 가솔린 엔진의 특성을 살려 정숙하고 부드럽지만, 출력은 디젤엔진처럼 저속 구간에서 큰 토크를 발휘한다. 하지만 고회전 영역에선 이따금씩 출력이 줄어드는 듯한데 이러한 세팅은 안전철학이 어느 회사보다 확고한 볼보에겐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강원도와 충청도를 오가는 140km에 달하는 긴 시승 코스엔 국도와 고속도로는 물론 와인딩 코스까지 포함됐다. 날씨 역시 눈과 비를 오가 다양한 환경에서 크로스컨트리를 경험할 수 있게 만들었다. 다양한 코스를 주행하는 동안 크로스컨트리는 세단과 SUV의 경계를 넘나들며 운전자에게 안락한 승차감을 선사했다.


코스 초반부에 시작된 국도에서는 국도에 특성에 맞춰 여유롭게 정속 주행을 이어갔다. 정속 주행 시 크로스컨트리는 시종일관 안락한 승차감을 선보여 세단을 타는 듯한 느낌을 탑승자 전원에게 전달했다. 또한 요철구간에서는 세단보다 높은 전고와 서스펜션이 장점으로 작용해 노면 충격을 잘 걸러냈다.



그러나 안락한 승차감이 오히려 와인딩 코스에선 약점으로 작용됐다. 높은 출력과 사륜구동 시스템을 믿고 차량을 코너에서 강하게 밀어 부치면 곧장 한계를 드러내는데, 세단인 S60보다 68mm 높아진 전고가 만들어낸 차이점이다. 재미 보단 불안함이 앞서는 게 SUV를 타고 코너를 빠르게 돌아나갈 때의 느낌과 유사하다.



고속도로에선 의외로 안정적인 움직임을 선보였다. SUV처럼 높아진 전고로 인해 고속주행이 불리할 줄 알았다. 그러나 사륜구동이 장착된 크로스컨트리는 안정적인 움직임을 선보여 사륜구동 세단을 타는 듯한 느낌을 전달했는데, 가족을 태우고 여유로운 주행이 필수 덕목인 패밀리카로써 크로스컨트리의 가치를 확인했다.



또한 시승 내내 눈과 비를 오갔던 날씨는 굳이 험로가 아니더라도 크로스컨트리의 사륜구동을 시험하기 충분했다. 비가 오는 날씨의 코너 길이나 도로에 눈이 쌓일 정도로 위험한 날씨 속에서도 크로스컨트리는 운전자가 원하는 만큼 움직이기 위해 예민하고 빠르게 구동력을 제어했고, 시종일관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여줬다. 눈이 많이 내리는 스웨덴 브랜드 답게 사륜구동은 높은 완성도를 자랑했다.



다양한 첨단 안전사양들 역시 운전의 재미보단 안전한 운전을 추구한다. 특히 정차와 출발을 지원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움직임이 상당히 자연스럽다. 전방에 갑자기 차량이 나타나도 속도를 급격하게 줄이지 않고, 일정한 답력으로 안정감 있게 줄였다. 마치 앞에 차량이 나타날 것을 예상이라도 한 듯했다. 또한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은 차선을 확실하게 인식해 차선 이탈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인텔리세이프 서라운드 시스템도 훌륭하다. 사각지대 정보, 측후방 경보, 후방 추돌 경고 시스템이 한대 묶인 이 첨단사양은 차량의 양쪽 측 후방에 차량이 나타나면 사이드미러에 아이콘 대신 테두리를 감싸고 있는 선에서 불이 들어와 아이콘보다 확실하게 차량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시승을 통해 경험해본 크로스컨트리는 나를 위한 차보단 가족의 안전을 우선시 여기는 패밀리카 찾는 소비자 혹은 SUV의 투박한 디자인에는 지쳤지만, SUV의 편안한 승차감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훌륭한 대안으로 자리 잡기에 부족함이 없다.


kyj@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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