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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시승 행사에서 직접 체험한 현대 신형 쏘나타, 놀라움의 연속

  • 기사입력 2019.03.24 19:37
  • 기자명 오토트리뷴

[오토트리뷴=김준하 기자] 지난 21일, 고양시 킨텍스 컨벤션 센터에서 현대 신형 쏘나타 출시 행사가 열렸다. 많은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모델인 만큼 대규모 행사로 꾸며져 다채로운 볼거리가 가득했다. 신형 쏘나타의 디자인과 첨단 편의 사양 그리고 시승까지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행사의 첫 시작은 현대자동차 디자인 센터장 이상엽 전무가 맡았다. 디자이너로서 쏘나타의 이미지를 새롭게 창조하는 일에 대한 고충과 어려움을 담담하게 설명했다. 쏘나타가 국민차로서 사랑받아온 영광스러운 날들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예전 같지 않은 상태임을 솔직히 시인하기도 했다. 신차 발표 현장은 최강, 최고, 프리미엄과 같은 수식어로 도배되기 마련인데, 이러한 솔직함이 오히려 행사 참가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후에는 쏘나타의 제품 설명과 신기술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이 이어졌다. 이번에 출시된 쏘나타는 2.0 가솔린 및 LPG 모델이지만, 하반기에는 가솔린 터보 및 하이브리드 모델이 추가돼 라인업이 다양해질 예정이다. 신형 쏘나타에 처음 적용돼 궁금증을 불러일으킨 신기술 시연 시간도 마련됐다. 현대차 연구원들이 직접 현장에서 시연해 디지털 키를 스마트폰으로 전송받고, 리모컨으로 차량을 전진 이동하는 모습에는 참가자들의 환호성이 함께 했다.


8세대 쏘나타는 쿠페 스타일 디자인으로 젊어졌다. 그런데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보니 기대 이상의 고급스러움이 더 크게 와닿았다. 좌우로 확장된 라디에이터 그릴과 범퍼 하단 크롬 라인은 역동성과 공격적인 인상을 동시에 전달한다. 새로운 주간주행등은 헤드램프에서 후드 쪽으로 올라갈수록 밝기가 달라지는 그라데이션 기법이 적용됐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미세한 그래픽을 더해 디자인 완성도는 물론 마감 처리가 우수하다.



측면은 중형 세단보다는 4도어 쿠페에 가까운 모습이다. 뒤로 갈수록 낮게 떨어지는 루프라인은 신형 쏘나타 디자인의 백미다. 전륜구동 차량임에도 후륜구동 쿠페 스타일처럼 보이기 위해 디자이너들은 물론 엔지니어들도 굉장히 고생했다는 후일담을 들었는데, 그 노력이 헛되지 않게 느껴진다. 터치 타입의 도어 핸들은 차체 컬러와 크롬이 적용돼 고급스럽다. 인스퍼레이션에 기본 장착되는 18인치 휠은 피렐리 P 제로 타이어가 맞물린다.



유선형 이미지가 강조된 전, 측면과 달리 후면부는 날카로운 직선을 사용한다. 트렁크 리드는 스포일러처럼 각을 세우고, 테일램프가 그 날렵함을 잇는다. 테일램프 상단의 핀과 트렁크 리드 형상, 직선 위주의 디자인은 공력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설계다. 트렁크 하단을 가로지르는 LED 테일램프는 세밀한 그래픽이 더해진다. 작은 부분까지 꼼꼼하게 신경 쓴 모습이 인상적이다.


실내는 대중 브랜드 중형 세단이 맞나 싶을 정도로 호화롭다. 대시보드 상단과 도어 트림, 콘솔박스 덮개까지 가죽으로 뒤덮었다. 각종 조작 버튼을 통합해 깔끔하게 꾸미고, 메탈과 블랙 하이그로시를 마감재로 사용했다. 터치형 공조장치에 시트 열선 및 통풍 버튼을 삽입한 일목요연한 구성도 돋보인다. 전 트림 기본 적용되는 버튼식 변속기와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로 센터 터널 공간이 한결 여유로워졌다. 무선 충전 패드가 들어간 수납공간은 작은 파우치를 넣을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하다.



대형 디스플레이는 신형 쏘나타의 또 다른 특징이다. 센터패시아 상단의 10.25인치 디스플레이는 3분할을 지원해 운전자는 물론 동승자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카카오 i 검색 기능은 음성 인식률이 상당히 높아 말 그대로 차와 대화하듯 사용할 수 있다. 운전석 12.3인치 디지털 계기반은 주행에 특화된다. 시인성이 높고 다양한 정보를 화려한 그래픽으로 강조한다. 방향지시등과 연동되는 후측방 카메라는 계기반 클러스터에 표시된다. 기아차 K9 같은 기함 모델이나 프리미엄 수입차에서나 볼 수 있는 기능이 중형 세단에 적용됐다는 사실만으로도 놀랍다.



나파 가죽시트는 질감과 색상, 마감 처리가 우수하다. 퀼팅 패턴까지 삽입돼 고급스러움이 극대화된다. 조수석에는 일명 무중력 시트라고 표현하는 릴렉션 컴포트 기능이 내장된다. 버튼만 누르면 인체가 가장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자세로 전환돼 장거리 여행에서의 피로를 덜어준다. 2열의 레그룸은 역대 쏘나타가 그러했듯 넉넉하고 여유롭다. 쿠페 스타일 디자인으로 헤드룸 공간이 부족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천장 부분을 깊게 파 전혀 답답함을 느낄 수가 없었다. 적당히 각도가 기울어진 2열 시트는 안락함에 초점이 맞춰진다.



시승하기 직전에는 쏘나타의 신기술에 대한 프레젠테이션과 실습이 먼저 이뤄졌다. 워낙 다양한 기술들이 들어가다 보니, 시승차를 자주 접하는 기자들도 조작하기 어려울 수 있음을 감안한 기획이다. 첨단 전자기기 시연회를 연상시키는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현대차의 시승 행사가 나날이 발전해 나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쏘나타의 시동 버튼을 누르면 엔진음이 나지막이 소리를 낸다. 완전 차단하지 않아 적당히 실내로 유입되는 정도다. 쏘나타 가솔린 모델은 최고출력 160마력, 최대토크 20.0kg.m의 2리터 가솔린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린다. 가속 페달은 무겁게 느껴질 정도로 답력이 강한 편이다. 부드러운 출발과 가속을 염두에 둔 세팅으로 쏘나타의 차급을 생각하면 알맞다.


시승코스는 고양시 킨텍스부터 임진각까지 왕복 76km로 정해졌다. 고속도로 구간이 대부분이고 시승 시간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쏘나타의 모든 운동 성능을 체감하기는 부족했다. 과격한 성능 테스트보다는 중형 세단의 특성에 맞는 주행을 할 수밖에 없었다.



고속도로에 진입한 이후는 반 자율 주행 기능을 활성화했다. 완전 정차를 지원하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은 차간 거리에 따라 스스로 속도를 조절하고, 차로 유지 보조 시스템은 차선을 따라 끊임없이 자동 조향한다. 차선 및 전방 차량 인식률이 높은 데다 운전자가 불안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개입하는 속도가 빨라 신뢰도가 높다. 동급 모델은 물론 수입 프리미엄 모델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높은 완성도가 인상적이다.



가속 성능이나 제동력은 차급을 고려하면 무난한 편이다. 안락함을 최우선으로 하는 만큼, 운동 성능과는 어느 정도 타협을 이룰 수밖에 없었다. 연료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 스마트스트림을 적용한 이유도 포함된다. 시승할 동안의 연비는 공인연비를 뛰어넘는 14km/l 수준까지 기록했다. 다만, 매끈한 디자인에 어울리게 보다 더 성능을 높여도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들었다. 이 부분은 하반기에 출시될 1.6리터 터보 모델로 어느 정도 상쇄될 것으로 기대된다.



임진각에서 킨텍스로 돌아가는 길에는 2열에 탑승했다. 넓은 공간과 편안한 시트는 준대형 모델이 부럽지 않게 안락하다. 각종 편의 사양도 풍부히 마련된다. 열선 시트는 2단으로 설정해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1단으로 자동 조절돼 저온 화상을 방지한다. 큼직한 윈도우로 넓은 시야가 확보되고, 중앙 팔걸이는 시트 끝선까지 연장돼 팔을 올려놓기도 편하다. 뒷좌석 커튼도 마련돼 외부 시야와 햇빛을 차단할 수 있다.


다시 킨텍스로 돌아와 하차하려고 하니 우측 뒤 도어가 열리지 않았다. 운전석에서 도어 잠금을 해제하지 않았나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안전 하차 보조 기능이 활성화돼 발생한 일이었다. 행사장에 주차 및 이동하는 후측방 차량들을 센서가 인식해 도어 락 상태가 유지된 상태였다. 평소에는 이런 기능이 있다 정도로만 알았는데, 직접 체험해 보니 어린 자녀들이 있는 경우에 정말 유용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대차는 8세대 쏘나타를 연간 7만 대 판매할 계획이다. 사전 계약된 1만 2,323대를 포함해 매월 평균 7천 대 이상을 판매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정도 숫자는 현대차의 인기 모델 그랜저, 싼타페와 맞먹는 수준이다. 신형 쏘나타는 판매량 비중이 높았던 택시 모델을 출시하지 않기 때문에 만만치 않은 목표다. SUV의 강세와 중형 세단 시장의 침체도 큰 도전 과제다. 신형 쏘나타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국민차라는 과거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kjh@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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