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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이상엽 전무가 직접 소개한 현대 쏘나타의 디자인

  • 기사입력 2019.03.25 16:44
  • 기자명 오토트리뷴

[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지난 21일, 현대자동차는 일산 킨텍스에서 신차발표회와 함께 대규모 시승회를 통해 신형 쏘나타의 출시를 알렸다. 그런데 현대자동차의 디자인 센터장인 이상엽 전무가 프레젠테이션에서 공개적으로 “쏘나타 디자인은 정말 어려웠다”고 밝혔다. 세계적인 스타 디자이너로 벤틀리 수석 디자이너까지 지낸 그가 왜 그런 말을 했을까? 그리고 파격적인 쏘나타 디자인에 대해서도 자세히 들어봤다.



Q. 사진을 보고, 파격적인 디자인에 깜짝 놀랐다.

A. 수십 년 동안 디자인을 했지만, 사진으로 디자인을 평가하기가 정말 어렵다. 모터쇼에서도 마찬가지다. 디자인을 보기 좋은 것은 길거리에 다닐 때, 다른 차량들이나 풍경과 어떻게 조화로운지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Q. 크롬 벨트로 이어지는 주간주행등이 굉장히 독특하다.

A. 램프는 자동차의 가장 기능적인 요소이지만, 요즘은 디자인적으로도 활용된다. 차를 볼 때, 가장 먼저 보이는 게 주간주행등이기 때문에 디자이너들도 고민을 많이 한다. 주간주행등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 보고 싶었다. 그래서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점등되게 했다. 기존의 크롬 벨트라인은 YF부터 이어 온 전통이어서 그걸 유지하면서 활용하려고 했다. 크롬을 입힌 다음에 크롬에 레이저 타공을 했는데, 그라데이션까지 만들어야 해서 굉장히 어려웠다. 디자인도 어려웠지만, 설계팀이 너무 고생한 결과물이다.



Q. 그런데 왜 주간주행등을 더 길게 빼지 못했나.

A. 법적인 문제보다는 야간에 운전석에서 불빛으로 인한 시야 확보가 어려워서 너무 길게 뺄 수는 없었다.


Q. 크롬 벨트를 안쪽으로 넣으면서 펜더가 아주 넓어졌다.

A. 럭셔리카가 아닌 대중 브랜드에서 이렇게 펜더를 디자인하는 경우는 드물다. 이렇게 펜더가 넓어지는 만큼 곡선을 강조할 수 있고, 그만큼 고급스러워진다. 하지만 생산하기가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이 차량에는 샤프한 라인도 많은데, 너무 다 샤프하면 그게 강조가 잘 안된다. 펜더는 부드럽게 하면서 휠 하우스에 샤프함을 강조했다.



Q. 라디에이터 그릴과 후드가 아주 낮아졌다.

A. 전륜구동 차량들은 병렬구조로 엔진룸이 기본적으로 높다. 이번에는 스포츠카들처럼 후드의 앞부분을 아주 낮추면서 그릴 위치도 조정했다. 보통 후드 끝에도 플라스틱을 쓰는데, 쏘나타는 후드 끝까지 메탈을 사용해서 아주 깔끔하게 마감했다.



Q. 트렁크 라인에 쿠페처럼 날을 세운 것 같다.

A. 온라인에서 혼다 시빅을 닮았다는 얘기도 봤는데, 그 이상의 가치가 있는 디자인이다. 단순 테일램프가 아니라 날개, 스포일러로 봐주면 좋겠다. 코너에 엣지를 주기가 힘들다. 그래서 플라스틱으로 처리했고, 이 스포일러에 독특한 요소로 램프를 넣은 것이다. 돌기도 공기역학적으로 기능적인 요소다.


Q. 북미형과 다르게 내수형은 방향지시등이 왜 흰색인가?

A. 북미형의 오렌지는 사실 직접 보면 저렴해 보인다. 내수형은 디테일이 살아있다. 원래 방향지시등이 노란색이지만, 투명한 흰색으로 처리해서 자세히 보면 더 고급스럽다.



Q. 보조제동등이 그랜저에서는 짧아서 아쉬웠다. 그런데 쏘나타는 갑자기 왜 더 길어졌나.

A. 긴 게 LED가 더 많이 들어가서 더 고급형이 맞다. 디자인의 의도는 쏘나타 테일램프는 아래를 감싸고 있는 형상이어서 보조제동등을 테일램프가 비어 있는 만큼 시각적으로 커버할 수 있게 길게 뺐다.


Q. 정통 세단이 아니라, 쿠페형으로 바뀌었다. 그런데 실내 공간은 어떻게 살렸나.

A. A필러 하단을 보면 후륜구동 차량처럼 공간도 더 생겼고, 전고도 낮아졌다. 전체적인 디자인이 스포츠카처럼 빠졌다. 그래서 시각적으로는 루프라인이 가파르게 보일 수도 있지만, 자세히 보면 헤드룸을 주기 위해서 충분히 볼륨감을 줬다. (그래도 볼륨감을 준 티가 잘 안 나는데) 맞다. 헤드룸 확보는 시트를 낮추고, 휠베이스를 늘리는 등 다른 요소로 해결했다. (웃음)



Q. 시간이 부족해서 인터뷰를 여기서 마무리해야겠다. 그런데 프레젠테이션 내용대로 쏘나타의 상황적인 부분 말고, 쏘나타 디자인이 실제로 어려웠나.

A. 8세대 쏘나타는 정통형 세단이 아니라, 스포티한 감성을 갖고 있다. 스포츠카의 디자인보다 세단 디자인이 훨씬 어렵다. 스포츠카는 루프 낮추고, 바퀴를 크게 하면 된다. 하지만 세단은 가족들이 넉넉하게 타야 해서 실내 공간 확보를 하면서 밖에서 슬릭 한 디자인 포인트를 가지기가 힘들기 때문에 디자인이 쉽지 않았다.


한편, 현대자동차 디자인센터장 이상엽 전무는 한국인 디자이너로서 가장 인정받고 널리 알려진 스타 디자이너다. 페라리 디자인으로 유명한 이태리 디자인 회사 카로체리아 피닌파리나와 독일 포르쉐 디자인센터에서 경험을 쌓았고, GM에서는 카마로와 콜벳, 폭스바겐 그룹에서는 람보르기니 포르쉐, 아우디, 스코다 등을 디자인했다. 특히 2012년부터는 벤틀리에서 외장 및 선행 디자인 총괄을 맡기도 했다.

bbongs142@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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