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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외기를 장착한 대형 트럭, 그 정도로 더울까?

  • 기사입력 2019.06.14 15:11
  • 기자명 김준하 기자
[오토트리뷴=김준하 기자] 화물 운송 부문에 사용되는 대형 트럭들은 일반 승용차와는 차이점들이 많다. 특수 목적으로 제작돼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기능과 부품이 장착된다. 도로에 다니면서 종종 보게 되는 이색적인 광경 가운데 하나는 트럭 외부에 별도로 장착된 실외기다.
 
(▲사진출처 : 보배드림 '베라리' 님)

일반 가정집 혹은 사무실에서나 볼 수 있는 에어컨 실외기는 대형 트럭이나 특수 차량의 탑승공간인 캡 뒤편에 배치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별도로 장착되는 차량용 에어컨은 무시동 에어컨이라고 불린다. 엔진을 가동해야만 쓸 수 있는 일반적인 에어컨과 달리, 무시동 에어컨은 표현 그대로 엔진 시동을 걸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상용 차량은 장시간 운행하는 운전자를 배려하기 위해 인체공학적인 실내 디자인을 비롯한 다양한 편의 장비가 장착된다. 따라서 에어컨이나 히터와 같은 공조장치가 기본적으로 적용됨에도 별도로 무시동 에어컨을 추가 장착하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상용차는 운행거리와 수입이 직결되는 구조기 때문에 많은 운전자들은 장거리 운행 시 숙식을 차 안에서 해결하게 된다. 야간에 차 안에서 취침하는 경우도 많아 단순한 차량이라기보다는 업무 공간이자 휴게 공간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무시동 에어컨은 긴 휴게시간에 엔진을 가동하지 않고 실내 온도를 조절할 수 있어 연료비 절감 효과가 크다. 또한 적재화물의 승하차 등으로 장기간 대기하는 경우나 혹서기, 혹한기에 차량을 운행하기 전 일정한 실내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사용된다.

대배기량 엔진을 장착하기 때문에 공회전 시 소모하는 연료의 양도 무시할 수 없다. 제품의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무시동 에어컨을 장착할 경우 6,000cc급 화물차를 기준으로 연간 250만 원가량 연료비를 절약할 수 있다. 운행 및 차량 유지 기간이 긴 특성을 고려하면 장기적인 면에서 유류비 절감 효과가 매우 크다.

시중에 판매되는 벽걸이 에어컨을 장착하려면 실외기와 더불어 직류-교류 변환 장치인 인버터를 설치해야 한다. 차량 내부 배터리를 전력원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방전의 위험으로 인해 추가 배터리를 장착하는 사례도 많다. 추가 배터리는 차량용 제너레이터를 이용해 충전하게 된다.

차량용으로 특별히 제작된 무시동 에어컨 제품도 있다. 일반 벽걸이 에어컨과 달리 실외기가 캡 상단에 장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설치를 위해 천장 일부를 제거하게 되고, 24V에 대응하는 제품이라 별도의 인버터를 설치할 필요가 없다.
 


신차 출고 시 선택사양으로도 무시동 에어컨을 장착할 수 있다. 제조사 제품의 경우 추가 장착되는 일반 제품 대비 마감 품질과 완성도가 높은 것이 장점이다. 또한 편리한 사용을 위한 부가 기능까지 제공한다. 일례로, 현대 엑시언트 프로에 장착되는 무시동 에어컨은 블루링크를 통해 원격으로 조정할 수 있어 사용자 편의성을 높였다.

무시동 에어컨은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저감효과도 부가적으로 가져온다. 이 점을 감안해 국토교통부는 환경친화적 물류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화물 운송업계에서 추진하는 에너지 효율화 및 온실가스 감축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 중 무시동 에어컨은 온실가스 감축과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높아 정부 지정 핵심 사업으로 선정돼 설치비 일부를 지원받을 수 있다.

kjh@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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