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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을 넘어선 감동, 포르쉐 월드 로드쇼 2019

  • 기사입력 2019.06.20 17:57
  • 기자명 김준하 기자
[오토트리뷴=김준하 기자] 지난 19일, 포르쉐가 주관하는 포르쉐 월드 로드쇼 2019 미디어 체험행사가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개최됐다. 포르쉐 월드 로드쇼는 전 세계 55개국에서 4만 7천여 명이 참가한 전통과 역사가 깊은 체험 프로그램이다. 올해 행사는 지난 2016년 이후 3년 만에 국내에서 열렸다.
 

포르쉐 월드 로드쇼는 22개 포르쉐 모델을 서킷 주행과 슬라럼 실기 교육, 택시 드라이빙 등을 통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된다. 수많은 레이싱 경험을 갖춘 전문 인스트럭터들이 모든 프로그램에 동참해 참가자들에게 자세한 정보와 노하우도 전달하는 포르쉐만의 특별한 프로그램이다.
 

행사 시작 전 가장 먼저 진행된 것은 올바른 운전 자세 교육이었다. 시트 위치 설정과 팔, 다리의 간격 같은 세세한 부분들을 하나하나 거론하며 올바른 운전 자세가 왜 중요한지 이유도 설명했다. 이를테면, 시트에 몸을 밀착시킨 상태에서 왼발은 풋레스트에 올렸을 때 어느 정도 굽은 상태여야 한다. 차가 급선회하거나 급제동할 때 틀어지는 몸을 왼발 풋레스트로 지지하기 때문이다. 운전 자세 교육에는 재치 있는 유머가 함께 해 유쾌하게 하루 일정을 시작할 수 있었다.
 

서킷 주행 프로그램은 포르쉐 차량의 핸들링, 가속, 제동 성능을 직접 느낄 수 있는 시간이다. 쉴 새 없이 다양한 차량을 운전하기 때문에 오전과 오후 2번으로 나누어 진행되며 각각 4도어 모델과 2도어 모델을 운전할 수 있다. 4도어 서킷 주행은 마칸, 카이엔, 파나메라 등이 포함된다. 그룹 내 몇몇 차종을 선별해 탑승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차종을 경험하기 때문에 바쁘게 진행된다. 특히, 이번 행사에는 국내 미출시 모델인 파나메라 터보 스포츠 투리스모도 모습을 드러냈다.
 

에버랜드 서킷은 약 4.3km의 길이로 직선 구간과 급격한 경사 구간이 다수 포함된다. 안전 운전과 원활한 주행을 돕기 위해 인스트럭터가 운전하는 선행 차량의 궤적을 따라 주행했다.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규제가 적용될 뿐, 차량의 특성을 온전히 느낄 수 있게 급가속, 급제동, 급선회가 계속돼 운전에만 오로지 집중하게 된다.
 

시트에 온몸이 박히는 듯한 가속감, 고속 주행에서의 칼 같은 코너링 덕분에 주행 내내 가슴이 두근거렸다. 모델에 따라 출력과 성능은 각기 다르지만, 심장을 뛰게 만드는 매력만큼은 동일하다. 4도어 모델 중에서는 낮은 전고에 8기통 엔진을 얹은 파나메라 모델들의 실력이 가장 돋보였다. 그런데, 의외로 만족도가 높았던 모델은 카이엔 S였다. 극한의 주행 상황에서 흐트러짐 없이 코스를 따라가면서도, 동시에 편안한 승차감을 느끼게 하는 묘한 이질감이 매력적이었다.
 

포르쉐는 2028년까지 전체 모델의 80%에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적용할 계획이다. 4도어 서킷 주행에 이어 진행된 E-하이브리드 퍼포먼스 프로그램은 포르쉐의 미래 자동차 기술을 일부분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이다. 인스트럭터가 운전하는 차량에 동승하는 간접 체험과 일정 구간을 직접 운전하는 2가지 코스가 마련된다.
 

인스트럭터 동승 코스는 파나메라 4E 하이브리드 모델로 서킷을 주행하는 프로그램이다. 파나메라 4E 하이브리드는 엔진과 모터의 조합으로 총 시스템 출력 462마력, 최대토크 71.4kg.m의 성능에 0-100km/h 도달에는 단 4.6초가 소요된다. 순수 전기 모드로 최대 33km, 최고 속도 140km/h까지 주행 가능해 강력한 성능에 높은 효율까지 갖췄다. 동승하는 내내 포르쉐 E-하이브리드 시스템의 특성과 장점, 전기차 모드의 정숙성 등을 상세한 설명과 시범 운전을 통해 경험할 수 있었다.
 

직접 체험 시간에는 카이엔 E 하이브리드를 운전했다. 별도로 마련된 공간에서 러버콘 사이를 주행하며 전기차 모드와 풀파워 모드 2가지를 비교할 수 있었다. 전기차 모드는 런치 컨트롤이 지원돼 스포츠카 브랜드의 정체성을 이어가는 센스가 돋보인다. 실제 주행을 통해 순수 전기차 모드만으로도 충분히 역동적인 운전이 가능함을 실감했다.
 

포르쉐의 모든 모델들은 뛰어난 기본기를 가지고 있다. 그래도 정통 스포츠카라고 하면 2도어 모델들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오후 세션에 마련된 2도어 서킷 주행은 포르쉐의 대표적인 모델 911 시리즈와 718 박스터 S 등이 포함됐다. 물론, 최고출력 500마력을 발휘하는 911 GT3와 신형 911 카레라 S와 카레라 4S도 체험할 수 있었다.
 

오전에 먼저 경험한 4도어 모델도 뛰어난 성능을 보이지만, 2도어 모델들은 컴팩트한 차체 크기와 완벽한 무게 배분으로 극한의 주행 성능을 온전히 맛볼 수 있다. 신형 911은 전자 제어 시스템의 가세로 시종일관 안정적인 궤도를 유지시켜 준다.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주행하면 오감을 자극하는 짜릿한 가속력과 도로에 달라붙은 듯한 접지력이 극대화돼 매력을 더한다.

개인적으로는 2도어 모델 가운데 718 박스터 S가 인상 깊었다. 다른 모델들에 비하면 출력과 성능이 다소 뒤처질지 모르지만, 미드십 구조로 구현된 안정감과 거친 음색의 엔진음으로 운전의 재미를 더했다.
 

모든 프로그램들이 만족스러웠지만, 슬라럼 실기교육은 참가자들이 가장 열의를 보였던 프로그램이다. 높은 랩타임 성적을 기록한 참가자들에게 소정의 기념품을 증정해 경쟁심에 불을 붙이기 때문이다. 슬라럼 프로그램은 전후 무게 배분이 최적화된 718 박스터 GTS로 이뤄진다. 인스트럭터의 시범 직후 곧바로 2차례 주행해 최고 랩타임을 기록하는 형태다. 욕심이 과한 탓인지 주행 중 러버콘을 쓰러뜨려 페널티 타임이 부가돼 아쉽게도 순위권에는 다가가지도 못했다.
 

직접 참여하는 체험 프로그램 4가지가 종료되면, 전문 인스트럭터가 운전하는 택시 드라이빙이 참가자들을 기다린다. 특정 모델에 쏠리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무작위 추첨으로 차량이 결정됐다. 내심 911 GT3를 기대했는데, 신형 911 카레라 S가 걸려 처음에는 다소 실망했다. 그러나 이런 실망감은 차량 탑승 이후 온전히 바뀌었다. 서킷 주행에서 직접 주행했던 그 차량과 과연 동일한 모델이 맞는가 싶을 정도로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차로 춤추는 듯 연신 드리프트 주행을 하며 911의 모든 능력을 온전히 이끌어낸 인스트럭터의 실력에 연신 감탄사가 튀어나왔다.
 

포르쉐 월드 로드쇼의 마지막은 슬라럼 테스트 우수자 시상과 인증서 발급 순으로 이뤄진다. 행사 참가자가 포르쉐 월드 로드쇼의 모든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마쳤음을 증명하는 인증서에는 포르쉐 대표와 담당 인스트럭터의 친필 사인이 새겨진다. 좋은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게 의도한 포르쉐의 배려가 마지막 순간까지 이어져 감동적이었다.
 

이전에도 다양한 자동차 행사들에 참여해 왔지만, 그중 최고를 꼽으라면 주저 없이 포르쉐 월드 로드쇼라고 말할 수 있다. 흔히 말하는 포르쉐 바이러스에 온몸이 점령당할 정도로 강렬하고 뜻깊은 경험이었다. 혹시라도 포르쉐 월드 로드쇼에 참가하는 행운이 주어진다면, 만사를 제쳐두고 꼭 참석하기를 권한다. 포르쉐 월드 로드쇼 2019는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6월 24일까지 개최된다.

kjh@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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