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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에서 보이지 않는 역대급 실패작들

  • 기사입력 2016.02.07 08:27
  • 기자명 오토트리뷴

 

[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출시 당시에는 화려했지만 지금은 도로에서 전혀 볼 수 없는 차량들이 적지 않다. 특정 브랜드와 모델에 쏠림이 심한 국내 시장에서는 당연한 일이다. 완성도는 뛰어나지만 너무 독특해서 혹은 브랜드 인지도가 너무 낮아서 묻혀버린 차량들을 되돌아본다. 참고로, 이번에 소개하는 차량들은 모두 생소할 지라도 현재 전시장을 찾으면 대부분 구입할 수 있는 시판차량들이다.

 

 

세단+ SUV 스타일, 토요타 벤자

 

 

토요타 벤자는 세단과 SUV의 스타일을 결합해서 오프로드보다는 도심형 SUV에 가까운 모습을 보인다. 매우 세련된 디자인이 인상적이기도 하고 토요타자동차에서 일하고 있는 한국인 디자이너 이정우씨가 디자인한 차량으로도 유명하다. 외관은 강인하지만 실내는 편안하고 넓은 것이 특징.

 

하지만 안타깝게도 판매량은 집계불가. 그냥 안 팔린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디젤모델의 판매가 절대적이고 특히나 인기 SUV은 모두 디젤차량이다. 그런데 벤자는 2.7리터, 3.5리터 가솔린 모델이 전부다. 가격은 4,730~5,190만원.

 

 

결국... 단종 결정된 혼다 크로스투어

 

 

‘이게 뭐지?’라는 생각부터 드는 이 특이한 차는 혼다의 크로스투어다. 혼다는 이 차를 두고 CUV라고 한다. 세단, SUV, 쿠페의 장점만을 모두 더했다는데 아무래도 잘못 더한 것 같다. 도로에서 단 한 번도 볼 수 없었으니 말이다.

 

디자인부터가 상당히 애매하다. 앞모습은 혼다 어코드와 비슷한데 뒤에서는 쿠페다. 그런데 옆에서 보면 SUV 같기도 하고 아주 난해하다. 실내는 나름 새롭게 꾸며서 어코드와 차별화를 두고 있고 실용성도 제법 좋다. 하지만 일본차들의 가장 큰 문제는 하나 같이 가솔린 엔진만 탑재한다는 것. 크로스투어는 3.5리터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다. 가격은 4,690만원.

 

이제는 모터쇼도 참가 못해, 어울림 스피라

 

 

스피라는 지난 2013 서울모터쇼 때만 해도 당당하게 부스를 마련하고 사람들의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당시 기자가 만난 어울림 대표는 “비난만 하지 말고 응원도 부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젠 비난과 응원이 아니라 ‘무관심’만 남았다. 스피라가 서울모터쇼에 참가하지 않았지만 이를 눈치챈 이들은 많지 않다.

 

스피라는 국내 최고의 수제 스포츠카를 꿈꾸며 가격도 공격적으로 책정했다. 가장 저렴한 모델은 4,972만원. 가장 비싼 모델은 1억 5,080만원이다. 어울림은 스피라의 저렴한 유지비가 수입 스포츠카 대비 뛰어난 강점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고성능 스포츠카 오너들이 대부분 그렇듯 유지비는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다. 스포츠카는 대중차와 달라서 성능은 기본이고 브랜드 가치와 또 다른 무언가가 필요했는데 스피라는 그것들을 놓쳐버렸다.

 

 

특징없이 특이한 디자인 쉐보레 크루즈5

 

 

크루즈5는 그래도 간혹 보이는 차다. 아주 간혹. 솔직히 기자는 크루즈5를 국내에 무슨 생각으로 출시한 것인지 모르겠다. 정말 국내에서 팔릴 것이라 생각한 건가? 차라리 임팔라나 다른 차량들을 출시하는 게 훨씬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한국지엠이라는 곳은 국내 소비자가 원하는 차는 빨리 출시 안하고 엉뚱한 차부터 출시하는 이상한 회사다.

 

크루즈5가 보기 힘든 이유는 디자인뿐만이 아니라 엔진라인업도 문제다. 구형모델은 그나마 1.4터보 대신 2리터 디젤엔진 모델을 탑재했는데 이번엔 그 반대가 됐다. 세단보다 가격도 200만원 가량 비싸고 엔진 선택도 제한적이다. 당연히 판매량이 늘 수가 없다.

 

 

‘듣보잡’이라는 표현이 가장 적합한, 피아트 프리몬트

 

 

디젤 모델이라고 모두 잘 팔리는 건 아니다. 피아트는 2013년에 프리몬트라는 SUV를 출시했다. 7인승 모델이고 리터당 11.5km를 주행할 수 있는 힘 좋고 연비 좋은 2리터 디젤엔진을 탑재했으니 경쟁력이 높을 것이라 판단했던 것 같다.

 

그러나 결과는 처참했다. 피아트 브랜드의 인지도와 가격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가격이 4,990만원인데 이 가격이면 차라리 국산 대형 SUV를 사거나 포드 익스플로러를 구입할 수도 있고 대안이 너무 많았다. 게다가 피아트라는 브랜드는 아직까지 국내에서도 생소하다는 게 문제다. 그나마 500은 디자인이라도 예쁘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 인피니티 QX70

 

 

인피니티는 일본 브랜드 중 유일하게 디젤모델을 공격적으로 투입하고 있다. QX70도 3리터 디젤과 3.7리터 가솔린 모델을 골고루 갖추고 있다. 디자인은 시선이 끌릴 정도로 남성적이고 멋지고 성능 또한 스포티하고 강력해서 구형 모델은 그래도 가끔씩 도로에서 보이곤 했다.

 

그러나 7,810만원이라는 가격을 알게 되는 순간 모든 상상은 깨져버리고 만다. 이 가격이면 폭스바겐 투아렉, 아우디 Q5, BMW X3 등 구입할 수 있는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의 SUV가 너무 많다. 그 경쟁모델들은 오히려 연비도 좋고 성능에서도 부족함이 없다. 브랜드 인지도가 훨씬 뛰어나다는 점은 덤.

 

 

한 때 박스카의 대명사였던 닛산 큐브

 

 

박스 같은 차체와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은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가수 이효리의 차량으로 인기를 끌며 병행수입차량이 크게 늘었으나 막상 닛산이 공식출시를 하니 판매량은 많지 않았다. 가격도 2,260~2,560만원이니 기아 쏘울과 비교해도 그리 비싼 편은 아니다.

 

박스카의 대명사였던 큐브는 이미 미국에서 기아 쏘울의 판매량에 밀린지 오래됐고 국내에서도 자취를 감췄다. 그야말로 멸종됐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 많았던 큐브는 모두 사라졌다.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멸종된 혼다 시빅

 

 

사실 멸종됐다고 표현하려면 혼다 정도는 되야 한다. 혼다 어코드, 시빅, CR-V 등은 약 10년 전만해도 지금의 BMW, 벤츠 등은 비교되지도 못했을 정도로 판매량이 엄청났던 차량들이다. 그러나 지금은 도로에서 볼 수 없는 차량 중 하나다.

 

시빅은 참 괜찮은 차다. 기본기도 좋고 디자인도 좋고 연비도 13.2km/l로 나쁘지 않다. 하지만 조금만 더 보태면 구입할 수 있는 독일차들은 나쁘지 않은 게 아니라 더 좋다. 이제 와서 드는 생각이지만 혼다코리아가 잘나가던 시절에 고객관리를 좀 더 신경을 썼다면 판매량이 이처럼 크게 줄지는 않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현대차의 역대급 실패작, 아반떼 쿠페

 

 

국산차 중에 역대급으로 실패작을 꼽자면 기자는 아반떼 쿠페를 꼽을 것이다. 아반떼는 대단한 베스트셀링카다. 도로에 나가보면 10대중 3대는 아반떼를 보는 것 같다. 과장된 표현이지만 그 만큼 많다. 그런데 아반떼 쿠페는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아반떼는 2리터 자연흡기 엔진을 탑재하고 전륜구동이다. 가격은 제네시스 쿠페보다 1천만원 이상 저렴한 1,690만원부터 시작한다. 본격 스포츠카는 아니지만 충분히 스포티하게 탈 수 있는 차량이다. 그런데 이 자체가 문제다. 쿠페=스포츠카 라는 공식이 아반떼 쿠페를 더욱 애매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아반떼는 평범한 세단이어야 한다는 게 대중들의 인식에 깊이 박혀있는데 쿠페라니 뭔가 어색하다. 그래서일까? 신형 아반떼에서는 쿠페를 출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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