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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터당 22km 가능할까? 현대 아이오닉 시승기

  • 기사입력 2016.02.11 07:40
  • 기자명 오토트리뷴

[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현대차가 지난달, 국산차 최초로 친환경 전용모델, 아이오닉을 출시했다. 하지만 판매량이나 인기가 예상처럼 뜨겁지 않고, 실제로 도로에서도 마주치기가 어렵다. 지속되고 있는 저유가와 디젤차량들과 큰 차이가 벌어지지 않는 경제성 등을 따져봤을 때, 아이오닉과 같은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의 경쟁력이 과거처럼 특별히 높지는 않은 상황이다. 아이오닉은 과연 이런 어려운 상황을 뚫고, 성공할 수 있을까?

딱! 봐도 친환경차

아이오닉은 가장 많이 비교되는 토요타 프리우스와 나란히 놓고 보면, 꽤나 무난하고, 안정감 있는 디자인을 추구했다. 전면부 디자인은 신형 아반떼와 비슷한 패밀리룩이 느껴지도 한다. 하지만 라디에이터 그릴부터 헤드램프까지 블랙 하이그로시 소재로 감싸 차별화를 뒀다. 범퍼에서는 ‘C’자형 주간주행등과 휠 에어커튼을 통합 적용해 에어로 다이내믹을 표현했다.

측면에서의 디자인은 마치 세단 같아 보이기도 한다. 분명히 해치백이나 쿠페에 가까운 형태가 맞다. 그러나 실제로 보면, 캐릭터라인이나 윈도우 벨트라인에서 세단과 같은 안정감이 느껴지고, 트렁크부분도 생각보다는 넓고, 끝이 솟아 있어 다운포스 생성에 유리하다. 최고급 트림에서는 17인치 휠이 장착되는데,아이오닉이 추구하는 디자인을 일관성 있게 잘 표현했다.

현대차는 후면 디자인에 자신이 있었는지, 후면 디자인을 가장 먼저 공개했다. 특히 후면은 친환경차량인 토요타 프리우스나, 혼다 인사이트, 쉐보레 볼트와 비교해서도 전혀 아쉬움이 없고, 평균 이상을 해내긴 했다. 블랙 하이그로시를 적용한 범퍼는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나타내기에는 나쁘지 않아 보인다.

독창적인 실내 디자인

아반떼의 실내는 다소 진부한 면이 있었는데, 아이오닉은 비교적 독창적인 디자인이 적용됐다. 슬림하면서 길게 뻗은 대시보드는 실내가 더 넓어 보이게 한다. 또 스티어링 휠이나 도어스커프, 에어컨 송풍쿠, 변속기 레버, 페달 등에는 금속재질을 사용하거나 파란색으로 포인트 컬러를 넣어서 돋보이게 했다.

무엇보다도 계기반 구조가 독특하다. 시승차는 풀옵션 모델이기 때문에 모든 화면이 디지털로 표현된다.평상시에는 바늘형 속도계가 그래픽으로 중앙에 표시되고, 좌측으로는 파워게이지, 우측으로는 트립 화면과 배터리 용량이 표시된다.


또 센터페시아 버튼들의 조작감은 단연 최고다. 현대차는 DH 출시 당시부터 지속적으로 인체공학적인 디자인을 강조해왔는데, 아이오닉에서 이런 노력이 가장 잘 느껴졌다. 그룹별로 묶은 버튼 배열자체는 소나타와 비교해서도 크게 다르지 않지만, 버튼 하나하나의 디자인이나 조작감에 있어서는 완성도가 매우 높아졌다.

시트 디자인이나 착좌감은 아반떼와 다르지 않다. 그런데 시승차는 3천만 원이 넘는 풀옵션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조수석은 전동시트가 아니다. 루프라인이 쿠페처럼 뒤로 갈수록 낮아져서 뒷좌석의 헤드룸은 상당히 아쉽다. 헤드룸 확보를 위해서 파노라마 썬루프도 넣지 않고, 천장을 파놨지만, 178cm의 성인은 머리가 계속 닿을 정도로 천장이 낮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레그룸이 부족하지 않다는 것.

트렁크 도어는 아주 시원하게 열리다 보니 큰 짐을 적재하기에도 좋다. 스페어 타이어가 빠진 트렁크 하단공간에는 세차용품이나 작은 물건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을 2단으로 만들어놨고, 2열시트를 접을 수 있어서 매우 실용적인 구조를 갖추고 있다.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DCT의 절묘한 조합

다른 제조사도 아니고, 현대차에서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DCT 변속기를 장착하려고 했다는 발상과 시도가 놀랍다. 보통 하이브리드라고 하면, 무단변속기를 쓴다는 생각이 고정관념처럼 박혀 있을 정도로 업계에서는 당연한 조합이었다. 그런데 현대차는 쏘나타 하이브리드에서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었고, 이번엔 아이오닉에서 6단 DCT를 탑재했다.


1.6리터 GDI 엔진은 아반떼와 같아 보이지만, 배기량이 아반떼보다 11cc 더 낮고,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도 각각 105마력, 15kg.m으로 아반떼보다 17마력 낮다. 물론 부족한 부분은 모터가 최고출력 43.5마력, 최대토크 17.3kg.m의 힘을 보태서 충분히 채워주도록 설계됐다.


쏘나타 하이브리드 시승 때도 느꼈지만, 모터에서 엔진이 작동할 때의 감각이 매우 자연스러워져 이질감이 없다. 가속페달을 살살 밟으면, 다시 모터만 작동돼서 아주 부드럽게 앞으로 나간다. 그러다 보면, 평균연비가 계속해서 상승하게 되고, 괜히 평균 연비를 더 높이고 싶은 욕구가 생기면서 연비운전을 하게 된다.

하지만 수동모드로 변경하고,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계기반에 RPM이 표시되면서 엔진이 아주 적극적으로 작동한다. 이 때는 대부분 엔진의 힘을 사용하면서, 모터의 도움을 받는 느낌이 든다. 파워풀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DCT의 감각이 제대로 전달되면서 답답함 없이 시원하게 가속된다. 대신, 스포티한 주행을 하고 나면, 평소에 워낙 조용했던 차라서 그런지 엔진룸에서 들려오는 소음이 거슬린다.

브레이크 성능은 아주 좋다. 그런데 친환경 타이어가 제동력을 못 받쳐 주고, 쉽게 밀린다. 당연히 친환경 타이어는 코너링 같은 부분에서도 아쉬울 수 밖에 없지만, 아이오닉은 과격하고, 스포티하게 주행하는 차량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현대차는 아이오닉에 구조용 접착제를 동급 최고 수준인 145m를 사용했고, 후드와 트렁크 등에 알루미늄 소재를 적용했다. 또 초고장력 강판을 53% 적용했고, 후륜에는 멀티링크 서스펜션도 적용했다. 그런데 솔직히 고백하자면, 체감하기 어려웠다. 대부분 시내도로를 주행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요철이 있거나 노면이 좋지 않은 상황 등에서는 굉장히 안정감 있긴 했다.

연비테스틀 중점적으로 하느라 시내 주행이 대부분이었는데, 연휴 전이어서 막히는 도로를 주행하니 전자식 파킹브레이크와 오토홀드 기능이 매우 아쉬웠다. 3천만 원이 넘는 차량이고, 또 시내주행을 위해서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매우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부분은 추후에라도 꼭 개선되면 좋을 것 같다.


중요한 도심 연비는 연비 주행을 하지 않았을 경우에 리터당 16km대를 기록했고, 트립상 비경제적인 운전을 88% 이상했을 때는 연비가 13km/l대로 떨어졌다. 한 신호에서 보통 2~3번의 신호가 바뀔 때까지 지나가지 못할 정도로 정체가 극심한 금요일 퇴근길이었고, 히터를 켜둔 상태에서 급가속과 급제동도 많이 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았다. 또 막히지 않는 고속구간에서는 리터당 23.4km를 기록해서 복합연비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어쨋든 중요한 사실은 이렇게 반나절을 도심에서 60km 이상 주행했으나, 연료게이지는 단 한 칸도 떨어지지 않고, 요지부동이었다는 것.

아반떼 디젤과 고민하는 소비자들 많을 것

아이오닉의 경쟁모델은 프리우스지만, 실질적으로 구입을 고려하는 소비자들은 아반떼 디젤과 고민할 가능성이 높다. 가격이나 사양, 연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아반떼 디젤의 매력도 만만치 않아서다. 차량 자체만 보면, 현대차가 처음 만든 친환경 전용 모델치고는 완성도가 높고, 이를 고려하지 않더라도 잘 만들었다. 그러나 저유가가 지속된다면, 아이오닉과 같은 친환경전용차들이 인기를 끌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bbongs142@ <오토트리뷴, www.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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