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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렉스턴 스포츠 말고 팔 차가 없다

  • 기사입력 2019.11.09 10:39
  • 기자명 기노현 기자
[오토트리뷴=기노현 기자] 쌍용차가 지난 10월 한 달 동안 국내 시장에서 판매한 차량의 총 대수는 8,045대다. 지난달 수입차 판매량 1위 브랜드인 메르세데스 벤츠의 10월 판매량이 8,025대인 것과 불가 20대 밖에 차이 나지 않고, 부분변경 모델 출시 전 할인에 들어간 현대 그랜저의 단일 판매량 9,867대 보다 적은 수치다. 그나마 현재까지 독점이었던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가 3,157대를 판매되어 국산차 판매량 15위에 이름을 올렸으나, 나머지 모델들은 처참한 상황이다.
 
티볼리, 신차 공세에 무너지는 소년 가장
하락세를 보이는 모델은 대표적으로 티볼리다. 그동안 쌍용차의 소년 가장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티볼리는 10월 2,149대를 판매해 24위에 머물렀다. 작년 동월 3,910대를 판매했던 것에 비해 45% 감소했고 순위는 9위나 하락했다. 티볼리는 출시 초기부터 사회 초년생, 여성 고객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르노삼성 QM3와 쉐보레 트랙스 보다 많은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지만, 현대 코나와 최근 출시한 기아 셀토스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현대 코나는 출시 초기부터 소형 SUV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티볼리에게 눈엣가시였다. 경쟁 모델이 다양해질수록 판매량은 감소할 수밖에 없었고, 코나는 가솔린, 디젤에 이어 전기, 하이브리드까지 파워트레인을 다양화해 경쟁력을 높였다. 게다가 최근 기아 셀토스가 출시하면서 티볼리는 더욱 설자리가 없어졌다. 셀토스는 지난달 5,511대를 판매해 전체 판매량 7위, SUV 판매량 2위에 오를 만큼 압도적인 판매량을 보이며, 티볼리 판매를 저지하고 있다.
 


코란도, 티볼리 대(大)짜로 무너진 명성
올해 2월 출시한 신형 코란도 역시 지난달 1,693대를 판매해 27위에 머물렀다. 출시 당시 쌍용차에서 밝힌 월 목표 판매량은 5,000대였지만,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아무리 소형 SUV가 인기라고 하지만, 경쟁 모델인 현대 투싼과 기아 스포티지가 각각 2,474대, 2,260대를 판매한 것과 비교된다. 특히 올해 초 세대변경 모델을 출시한 코란도와 달리 투싼과 스포티지는 세대변경을 앞두고 있거나, 출시한지 4년이 지난 모델인 것을 고려하면, 매우 저조한 결과다.

과거 코란도의 명성에도 이렇게 처참하게 무너진 이유는 코란도의 정체성이 사라진 것이 가장 크다. 쌍용에서 신형 코란도를 코란도 C와는 완전히 다르고, 새롭게 출시한다고 밝혔을 때, 소비자들은 과거 정통 SUV 코란도를 떠올리며 많은 기대를 했다. 하지만 정작 출시한 신형 코란도는 도심형 SUV였고, 외관은 티볼리와 비슷했다. 결국 코란도는 '티볼리 대(大)짜'라는 오명만 안게 됐고, 저조한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G4 렉스턴, 경쟁 모델에 치이는 맏형
쌍용차의 플래그십 SUV인 G4 렉스턴(이하 렉스턴)은 지난달 1,046대를 판매해 31위에 이름을 올렸다. 작년 같은 달 1,573대를 판매했던 것에 비해 33.5% 감소한 수치다. 하지만 렉스턴이 항상 지금처럼 판매량이 낮았던 것은 아니다. 국산 대형 SUV가 쌍용 렉스턴, 현대 맥스크루즈, 기아 모하비만 있던 때에는 월 2,700여대를 판매하며, 국산 대형 SUV 판매 1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는 시장이 달라졌다. 현대는 지난해 말 팰리세이드를 출시했고, 기아는 지난 9월 모하비의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했다. 팰리세이드는 압도적인 가성비로 현재 국내 대형 SUV 판매 1위이고, 이마저도 출고 대기가 3만대나 쌓여있을 만큼 인기가 높다. 모하비는 부분변경 모델이지만, 세대변경에 가까운 변화로 지난달 2,283대를 판매해 판매량이 388%나 증가했다. 편안한 승차감의 도심형 대형 SUV인 팰리세이드와 정통 프레임바디 SUV인 기아 모하비가 대형 SUV 시장을 빈틈없이 채우고 있는 상황에 렉스턴의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현재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SUV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있다. 하지만 국내 유일의 SUV 브랜드인 쌍용차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일반 브랜드와는 달리 정통 SUV 브랜드의 색깔을 살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더 늦기 전에 쌍용차가 국내 대표 SUV 브랜드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본다.

knh@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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