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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면받는 경차, 이대로 사라질까?

  • 기사입력 2019.11.19 18:47
  • 기자명 기노현 기자
[오토트리뷴=기노현 기자] 경차는 우수한 경제성을 기반으로 생에 첫 차 혹은 가정집의 세컨카로 사랑받아 왔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꾸준히 판매량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경차는 2012년경 연간 판매량이 21만대가 넘었지만, 지난 2018년에는 13만대 수준으로 감소했다. 올해 10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7만 5,000대 수준으로 12월까지 예상 판매량을 합치더라도 10만 대를 넘기기 어려워 보인다. 경차 판매량 20만대를 넘었던 2012년과 비교하면 7년 만에 판매량이 절반 이하로 감소하게 되는 것이다.
 

경쟁력이 우수한 신차가 꾸준히 출시되고, 큰 차를 선호하는 국내시장 특성상 경차의 경쟁력이 감소하고 있다. 또한 국민 1인당 소득 기준이 2012년 2,899만 원이었던 것에 비해 2018년 3,679만 원으로 올라 소득 수준이 높아졌고, 유가 역시 가솔린 기준 리터당 2,000원에 육박했던 과거에 비해 낮아진 것도 경차 판매량 감소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경차 판매량 감소에 영향을 준 것은 최근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는 소형 SUV가 한몫하고 있다. 최근 자동차 시장에서 SUV의 인기가 높은데, 제조사들은 시장 흐름에 맞춰 다양한 소형 SUV를 출시하고 있다. 도심형 SUV로 승차감도 좋고, 경차 대비 우수한 안전성을 강점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경차나 일반 세단보다 시야가 높아 운전하기 편하고, 전장도 소형 세단보다 짧아서 복잡한 도심 운행이나 주차가 용이한 장점이 있다.
 


그리고 더 이상 경차의 가격 경쟁력이 우수하지 않다. 경차 중 인기 모델인 기아 모닝은 안전, 편의사양을 모두 포함한 풀옵션 모델의 경우 1,450만 원이고, 가장 비싼 경차인 기아 레이는 1,715만 원에 달해 소형 세단과 소형 SUV의 낮은 트림 모델 가격에 버금가는 가격이다. 경차에도 수준급의 안전, 편의사양이 적용됐다고 해도 가격이 높아진 만큼 소비자들은 소형 SUV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차의 경제적인 유지비도 더 이상 경쟁력이 없다. 경차는 유류세 환급을 받을 수 있어 고유가 시대에 많은 인기를 얻었지만, 현재 유가는 비교적 안정적이다. 이마저도 유류세 환급은 1가구에 경차 한 대만 보유한 경우에만 지원이 가능해 세컨카로 사용할 경우 환급받을 수 없다. 그리고 연비에 민감한 소비자들은 하이브리드, 전기차로 눈을 돌리고 있어 경차의 장점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

반대로 경차 시장이 활발한 일본의 경우 차고지 증명제, 일반 승용차와 경차의 세금 많은 차이를 두어 소비자들의 경차 구입을 유도하고 있다. 한정적인 주차환경에 무분별하게 차량이 늘어나는 것을 제한하기 위한 조치다. 국내는 현재 차고지 증명제를 도입한 제주도를 제외하고 아무런 제약이 없다. 주차공간과 도로는 한정적인 것에 비해 갈수록 대형 차량 판매량이 증가하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경차 시장이 다시 부활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완성차 제조사는 경차 신모델 출시 계획도 없고, 소비자들에게 인기 많고 이익률이 우수한 소형 SUV에 집중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도로, 주차 환경을 고려했을 때 경차 시장 활성 대책을 마련해 시장 확대가 필요할 전망이다.

knh@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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