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무시할 수 없는 3기통 파워,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시승기

  • 기사입력 2020.02.12 11:58
  • 기자명 기노현 기자

1.35L 엔진과 9단 변속기의 시원한 가속
높은 시트포지션과 넓은 2열 공간
기대이상의 첨단 안전, 편의사양


[오토트리뷴=기노현 기자]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치열한 소형 SUV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는 프리미어, 액티브, RS 세 가지 디자인으로 출시됐다. 3종의 모델은 각각의 특징별로 디자인 차이가 있는데,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SUV의 오프로드 이미지를 강조한 액티브 모델이다.
 

소형 SUV 중 가장 SUV 다운 디자인

상하단 분리형 헤드램프가 적용된 전면은 상단이 주간주행등, 하단이 전조등이다. LED 데이라이트는 면발광 타입인데, 일자로 쭉 뻗어나가다 끝에서 Y 형태로 갈라지는 모습이다. 주야간 가릴 것 없이 주간주행등은 트레일블레이저의 존재감을 느끼기 충분했고, LED 전조등은 1구 프로젝션 타입인 것에 비해 광량이 충분했다. 개인적으로 방향지시등이 주간주행등과 일체형이 아닌 전구 타입이 적용된 것이 아쉬웠다. 하지만 액티브 전용 디자인이 적용된 하단 범퍼는 오프로드 이미지를 연상하는 언더 스키드 플레이트와 견인고리 형상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측면은 경쟁모델 중 가장 길고 높은 외관으로 강인한 모습을 갖췄다. 일부 경쟁 소형 SUV가 크로스오버처럼 보이는 것에 비해 트레일블레이저는 바짝 선 A 필러, 두터운 C 필러와 휠하우스로 SUV 다운 모습을 완성했다. 휠은 액티브 전용 17인치 휠이 적용되었는데, 재미있는 점은 일반 컴포트 타이어가 아닌 AT 타이어를 적용한 것이다. 단순히 디자인으로 오프로드 느낌만 낸 것이 아니라, 가벼운 오프로드 주행도 염두에 둔 부분으로 보인다.
 

후면 역시 전면과 마찬가지로 범퍼 하단에 스키드 플레이트를 장착해 오프로드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스키드 플레이트 양옆으로 적용된 듀얼 머플러는 액티브와 RS에만 적용된다. 최근 가짜 듀얼 머플러 팁을 적용하는 모델들이 많은데, 실제 듀얼 머플러를 넣은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동급 최대 크기의 실내공간

실내는 브라운과 블랙의 투톤의 조합을 사용했다. 중앙 2개의 송풍구 아래에 8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일부 국산 경쟁 모델이 10.25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것에 비해 아쉬운 크기지만, 사용하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또한 시승 전 트레일블레이저를 사진으로 접했을 때, 비상등 스위치가 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사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는 수준이었다.
 


4.2인치 슈퍼비전 클러스터는 직관적이고, 시인성이 우수했다. 중앙 디스플레이는 속도, 연비, 에코게이지, 운전자 보조시스템, 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앞차와의 거리를 인식하고, 충돌까지 걸리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알려주는 기능은 앞차와의 차간거리를 유지하고, 안전운전을 하는데 많은 도움을 줬다. 또한 컴바이너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적용되어 속도, 내비게이션 정보 등 기본적인 정보는 계기반을 보지 않더라도 확인할 수 있었다.
 
전반적인 시트 포지션은 높은 편이고, 시트 착석감은 1~2시간 정도 운전하는데 불편함이 없는 수준이었다. 다만 센터콘솔의 높이가 꽤 높아 시트 높이를 조금 높여야 편하게 걸쳐놓을 수 있었다. 그리고 시트 등받이 사이드와 도어패널에 데님 소재를 적용한 부분은 세련된 느낌을 줬다. 2열의 공간은 정말 넓고, 만족스러웠다. 물론 축간거리가 2,640mm로 경쟁 모델 중 가장 길기도 하지만, AWD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센터 터널의 높이가 낮아 가운데 착석해도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또한 1열 시트 포지션이 높은 만큼 무릎 공간 외에 발을 밀어 넣을 수 있는 공간이 많아 체감되는 공간이 더 넓게 느껴졌다.
 

2L 자연흡기에 버금가는 3기통 엔진

시승차는 최고출력 156마력, 최대토크 24.1kg.m를 발휘하는 3기통 1.35L 가솔린 터보 엔진과 AWD, 9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된 모델이었다. 사실 시승 전 터보엔진이라고 해도 3기통 엔진에 대한 기대감은 낮았는데, 시승을 시작하자마자 생각이 바뀌었다. 중저속 영역에서도 우수한 토크로 시원한 가속이 가능했고, 고속 영역에서도 2.0 자연흡기 엔진 수준의 꾸준한 가속이 가능했다. 다른 엔진보다 엔진 회전수를 적극적으로 더 활용해서 출력을 발휘하는 편인데, 엔진이 버거워한다는 느낌보다 회전하는 느낌이 경쾌했다. 다만 엔진회전수가 1,300~1,500 부근일 때 가속하려 하면, 시프트다운이 되기 전에는 핸들과 기어 노브에서 진동이 느껴졌다.
 


9단 자동변속기는 일반적인 가속에서는 변속 속도가 빠르지 않고, 한 박자 쉬어가는 느낌이다. 반면에 다단 변속기를 장착한 일부 차량들은 변속 타이밍을 못 잡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트레일블레이저의 9단 변속기는 가속과 감속을 반복하는 기어변속이 잦은 구간에서는 적절한 단수에 정확히 물려있었다.
 

고속 70%, 시내 30% 비율로 약 250km 주행한 후 확인해 본 연비는 10.8km/L 수준이었다. 시승차의 공인연비는 11.6km/L인데, 시승 중 평소보다 급가속과 급감속을 더 자주 했던 것을 고려하면 준수한 수준이었다.
 
첨단 안전사양은 기본, 편의사양은 덤

소형 SUV급 이상의 안전사양과 편의사양이 대거 적용됐다. 고속 주행 중 전방거리 감지 시스템은 앞차와의 거리를 충돌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알려줘 안전운전을 도왔고,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차선유지 보조 시스템과 함께 활용하면 장거리 주행 중에 운전 피로도를 감소시켜줬다. 또한 전방 보행자 감지 및 제동 시스템은 전방에 보행자가 있을 경우 계기반에 보행자 경고등을 띄워 운전자의 전방 주시를 강화했다.
 


시승 중 무선 애플 카플레이를 사용했는데, 상상 이상으로 편했다. 평소 카플레이를 가끔 사용하지만, USB를 연결하는 것이 번거로워서 주로 블루투스만 사용했다. 무선 카플레이는 블루투스로 한번 연동해놓으면, 차량 시동 시 자동으로 연결되어 매우 편리했다. 또한 소형 SUV 중 유일하게 전동 트렁크가 적용됐는데, 범퍼 하단에 센서 위치를 표시하는 등을 추가해 편의성을 높였다.
 

훌륭한 상품성, 기대되는 시장 반응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는 한국 GM 경영 정상화를 목표로 하는 아주 중요한 모델이다. 하지만 소형 SUV 시장에 경쟁모델은 다양하고, 게다가 올해 르노삼성에서 소형 SUV 2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런 치열한 시장 속에서 트레일블레이저는 3가지 디자인과 다운사이징 엔진, 국내 최초 9단 자동변속기 등 경쟁 모델에는 없는 다양한 경쟁력이 있다. 이런 경쟁력을 바탕으로 소형 SUV 시장에서 트레일블레이저가 두각을 드러낼 수 있는지 기대된다.

knh@autotribune.co.kr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