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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절정 기아 쏘렌토, PSA 디자인이 보인다?

  • 기사입력 2020.03.31 09:13
  • 기자명 김예준 기자
[오토트리뷴=김예준 기자] 현대, 기아, 제네시스까지 현대차그룹의 신차가 그야말로 쏟아지고 있다. 신차를 보면 현대차는 과감한 혁신을 주도하고, 기아차는 안정적인 디자인이 돋보인다. 두 브랜드는 한 집안의 가족이지만 이처럼 방향성과 정체성을 확립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최근 출시된 기아 쏘렌토는 벌써 4세대 모델로 출시됐다. 나름의 역사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모델이고, 4세대에서는 새로운 디자인도 선보였다. 전면부나 후면부도 굉장히 독특하면서도 기아차답고, 실내 역시도 굉장한 고급화를 이뤄냈다. 그러나 쏘렌토에서 볼 수 없었고, 다른 기아차에서도 볼 수 없었지만, 오직 쏘렌토에만 있는 독특한 디자인이 있다. 바로 C필러 크롬핀과 에어컨 송풍구.
 

K5처럼 크롬벨트가 루프를 타고 넘어가는 듯한 기아차의 상징도 아니었는데, 신형 쏘렌토에서는 갑자기 C필러에 크롬핀이 추가됐다. 다른 차량에서도 볼 수 없고, 오직 신형 쏘렌토에서만 이 디자인이 적용되었는데, 측면에서 보기에는 A필러 하단 장식과 함께 디자인 포인트가 되어주고 있다. 이 포인트 덕분에 다소 지루할 뻔했던 디자인을 역동적으로 살아났다.
 

그런데 사실 이 디자인은 DS의 상징적인 디자인이다. 자동차 브랜드들이 라디에이터 그릴에 브랜드 정체성을 넣으려고 애쓰는 것처럼 DS도 이 포인트를 샥스핀이라고 명명하며, DS가 프리미엄 브랜드로 분리되기 한참 전인 이미 2010년 시트로엥 DS3부터 사용해왔다. 최근 국내에 출시된 DS 3 크로스백에도 이런 디자인이 적용되어 있는데, 쏘렌토와 비교하면 오리지널답게 과감하다.
 

쏘렌토의 실내는 외관보다 더 고급스러워졌다. 다소 투박하고, 복잡한 모습도 보이지만, 나름 그 복잡한 속에서 정리도 잘된 모습이다. 상단을 블랙으로, 하단을 카라멜 컬러로 꾸민 것은 볼보가 생각나기도 할 정도로 고급스러워졌고, 기아차에서는 처음 보는 송풍구 쏘렌토의 송풍구 디자인도 색다르다. 송풍구가 센터페시아에 작게 4개로 나뉘어 있어 위쪽을 닫고, 아래쪽만 활용할 수도 있어 매우 실용적이다.
 

타사에서 다이얼 변속기를 사용했다고, 아니면 투톤 컬러를 먼저 썼다고 해서 쏘렌토도 이런 형태의 송풍구 디자인을 사용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고 싶은 건 아니다. 다만 이 송풍구 역시도 어디서 본 것 같아서 확인해보니 이것도 PSA그룹의 시트로엥 C5 에어크로스와 유사하다. 쏘렌토와 달리 터치스크린이 더 작기 때문에 송풍구가 위쪽으로 붙어 있다는 게 다르고, 기본적인 의도나 스타일은 같아 보인다. 그래도 굳이 다르다면 쏘렌토의 송풍구는 조금 더 투박한 느낌이 강하다.
 

그런데 이쯤 되면 왜 현대, 기아차 디자인에서도 PSA그룹이나 타사의 디자인 포인트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을까 궁금해진다. 정말 대놓고 카피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확인결과, 2017년 기아차는 약 19년간 PSA그룹에서 시트로엥과 DS의 디자인을 담당했던 디자이너 ‘올렉 손(Oleg Son)’을 중국시장용 기아차 디자인 개발 총괄로 영입했다. PSA그룹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그는 2000년대 초 C4 피카소를 비롯 7년간 시트로엥에서 디자인을 담당했으며, 중국의 PSA그룹 디자인센터의 초창기 멤버로서 중국향 푸조 3008, 308, 시트로엥 C4L을 디자인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작품을 남기는 디자이너가 이직을 하게 될 경우에는 그 디자이너의 성향이라던가, 해당 디자이너가 주도했던 스타일을 완전히 버릴 수가 없다. 더군다나 자동차 브랜드 간 디자이너 이동이 많아지고, 차량 디자인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서로 비슷한 디자인 요소를 찾는 건 더 이상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비슷한 현상은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디자인에는 이런 말이 있다. "오리지널보다 잘하면 벤치마킹이지만, 그보다 못하면 카피다"
 
kyj@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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