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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는 끝났다, 현대 아반떼 시승기

  • 기사입력 2020.04.09 17:01
  • 기자명 김예준 기자

[오토트리뷴=김예준 기자] 아반떼가 7세대로 진화했다. 이전 모델보다 차량 모든 부분이 좋아져 진화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다. 단순한 디자인 변화뿐만 아니라 준중형급에는 과분한(?) 사양들까지 아반떼가 국내 준중형 시장의 눈높이를 높였다.
 

같은 삼각형, 그러나 구형과는 달라

6세대 아반떼, 정확히는 부분변경 모델은 초기형 모델과 다르게 파격적인 변화를 시도했었다. 측면은 그대로지만 전후면의 디자인이 너무 강했다. 마치 얌전했던 학생이 갑자기 사춘기가 찾아와 어울림은 무시하고 단순히 센 느낌만 주려고 듯한 느낌이었다. 그러나 신형 아반떼는 사춘기를 막 끝내고 본인만의 스타일을 찾아 어른으로 한 발짝씩 다가가고 있는 듯하다.
 


구형 모델과 마찬가지로 신형 아반떼 역시 선이 굵고 날카롭다. 그런데 결과물은 달랐다. 이번 아반떼의 디자인 테마는 파라메트릭 다이나믹스다. 전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커다란 그릴은 입체감을 살린 패턴이 적용됐고, 헤드램프와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하나의 입체적인 덩어리를 만들었다. 구형 아반떼가 LED 헤드램프를 적용하며 ‘나도 이제는 LED 램프야!’하는 듯했다면, 이번 아반떼는 검은색 베젤이 적용돼 사용 시에만 강렬한 빛을 내뿜는다. 범퍼 하단부에는 에어커튼이 적용돼 공력성능 향상과 함께 검은색으로 처리해 무게감을 실어줬다.
 

측면의 루프라인은 자연스럽게 후면까지 흘러간다. 그래도 과하지 않아 4도어 쿠페 같은 느낌은 아니다. 전형적인 3박스 세단에 약간의 멋을 부린 정도다. 벨트라인은 뒤로 갈수록 높아져 역동성을 첨가했다. 차량 전체를 훑고 지나가는 캐릭터 라인은 입체감을 살려 측면을 도드라져 보이게 만든다. 최근 현대차들이 커다란 휠을 측면의 디자인 포인트로 삼는데 치중했다면, 아반떼는 캐릭터 라인을 포인트로 삼았다는 느낌이 강하다.
 

이번 아반떼의 진정한 멋은 후면에서 나온다. 쏘나타부터 날카로워지기 시작한 트렁크 리드는 더욱 날카로워져 입체감을 살렸다. 얼마나 입체적인지 흙먼지가 트렁크 버튼에 묻을 정도다. 디자인은 살렸지만, 흙먼지가 너무 달라붙어 아쉬움이 남았다. 
 

아반떼에도 좌우가 길게 이어진 테일램프가 들어가기 시작했다. 현대차는 이를 ‘H테일램프’라고 부른다. 강렬한 H램프 사이로 제동등의 입체적인 그래픽은 차체가 한층 두툼하고 널찍해 보이게 만든다. 구형 모델에서 떨어져 있던 방향지시등과 후진등은 다시 테일램프와 붙어 안정감을 심어줬다. 기본형 모델답게 범퍼 하단부에는 머플러는 없다. 그러나 검은색으로 처리해 심심하지 않도록 마무리 지었다.
 

아반떼가 이럴 줄은…
운전자 중심의 실내

맨 처음 아반떼 실내에 처음 앉았을 때 받았던 인상은 ‘아반떼가 이 정도라고?’의 놀라움이었다. 운전석 중심의 실내 구조는 스포츠카와 스포츠 세단 등 스포츠를 강조한 차량에서 주로 사용됐는데, 아반떼가 그걸 해낸 것이다. 이는 차후 출시될 고성능 N 라인과 N을 예고하는 일종의 예고편 같은 느낌이다. 그러나 소재 부분에서는 차급을 숨기긴 힘들었는지, 플라스틱이 많이 사용돼 의외의 허술함도 보여줬다.
 


현대 그랜저와 동일하게 전자식 계기반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결합된 형태의 디자인이 적용돼 운전자를 감싸는 느낌이다. 계기반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모두 동일한 10.25인치의 디스플레이를 사용했고 시선의 이동이 적다. 멋과 안정성 두 가지를 모두 만족시켰다. 다만, 계기반 왼쪽 원형 그래픽은 디자인적 요소로 사용해 별다른 기능이 없다. 관계자 역시 “디자인적 요소일 뿐 별다른 기능은 없으며, 스마트폰 흡착식 거치대를 붙이기 좋은 최적의 위치”라는 농담을 덧붙였다.
 

구형 모델의 시트가 단순히 기능적인 부분에 치중했다면, 이번 아반떼의 시트는 여기에 차체 디자인처럼 직선이 강조된 패턴이 적용돼 멋도 부렸다. 지금 시트에 허리 지지부를 조금 더 세우고 강렬한 빨간색의 스티치가 들어간다면 곧바로 고성능 모델에 적용해도 괜찮을 정도다. 게다가 운전석은 럼버서포트를 포함해 10방향으로 조절이 가능해 기능적인 부분도 만족스러웠다. 다만, 벨트라인이 높은 덕분에 운전 중 왼팔의 위치가 살짝 어색하다. 2열의 레그룸도 널찍해 20대의 첫차로 소비자가 구매하더라도 친구들에게 차가 작다는 시기 어린 질투는 안 받을 것 같다.
 

효율에 집중한 파워트레인

신형 아반떼는 3세대 플랫폼을 사용해 전장X전고X전폭은 4,650X1,420X1,825mm, 휠베이스는 2,720mm다 구형 대비 전고는 20mm 낮아졌고 전폭은 25mm, 휠베이스는 20mm 증대됐다. 이 크기는 1990년대 후반 출시된 3세대 그랜저와 비슷한 수치로 상당히 커졌다. 게다가 디자인은 상당히 잘 달릴듯하다. 
 


그러나 이번에 출시된 모델은 효율성이 강조된 123마력의 최고출력과 15.7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1.6리터 스마트스트림 가솔린 엔진과 IVT 무단변속기가 맞물린 모델로 역동적인 외관 디자인처럼 잘 달리지는 못한다. 대신 시승코스인 자유로를 달리며 기자가 타는 i30 디젤 모델보다 높은 연비를 보고 만족해야 했다.

대신 스포츠 모드에서는 빠릿해진 변속감, 적극적인 고 RPM을 사용해 일반 스마트 모드나 에코 모드보다는 나은 달리기 실력을 보여줬다. 특히나 스포츠 모드에서는 구형 모델과 달리 스티어링 휠이 천천히 자연스럽게 무거워져 이전과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1.6 가솔린과 LPG 모델에는 구형 아반떼와 마찬가지로 토션빔 방식의 리어 서스펜션을 사용한다. 구형 모델을 시승할 당시 요철을 넘을 때는 탄탄하게 넘는다고 생각했었는데, 신형 아반떼를 타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이번 모델이 바로 탄탄하게 넘는다. 이는 현대차의 서스펜션 세팅의 기술력이 점점 발전하고 있는 덕분이다. 현대차는 딱딱함과 물렁함의 경계에서 조절하는 능력이 점점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과속방지턱과 같은 한 개의 요철을 넘을 때는 만족스럽지만, 연속된 요철을 넘는 구간에서는 곧장 한계가 드러나기도 해 역시나 차급의 한계를 완전히 숨기지는 못했다. 노면 소음이 있긴 하지만, 풍절음은 크게 개선됐다. 사이드미러가 얇아진 덕분이다. 대신 후방 시야가 좁아져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덕을 톡톡히 봤다. A 필러도 상당히 얇아져 측면의 사각지대가 크게 줄어들었다.
 

확실한 진화는 편의 및 첨단사양

이번 아반떼의 변화는 놀라웠다. 10.25인치의 전자식 계기반도 놀라웠지만, 차별화를 위해 현대 i30에 적용됐어도 아반떼에서는 볼일이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던 메모리 시트와 EPB가 이제는 드디어 아반떼에도 적용됐다. 게다가 은은하게 빛나는 앰비언트 무드램프까지 사치스럽다고 느껴질 정도다. 그랜저에도 없는 디지털 키 역시 마찬가지다.
 


게다가 플래그십 세단도 아닌 아반떼가 2열의 열선시트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해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쏘나타에도 적용되지 않았던 편의사양이기 때문이다. 물론, 아반떼가 다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보스 오디오 시스템이 적용됐다고 했지만 쏘나타보다 스피커 개수가 적고 센터포인트 기능이 적용되지 않아 만족스러운 음질을 보여주지 못했다. 또한 트렁크도 넓지만, 손잡이가 없어 트렁크를 닫을 때 흙먼지를 그대로 손에 묻혀야 하는 것도 옥에 티였다.
 

사춘기 끝내고 이제는 어른이 되어가는 단계

코로나19 덕분에 현대차는 이번 아반떼 시승을 동승자 없이 운전자 혼자 하도록 만들었다. 혼자 타는 게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이내 적응해 시승행사에서 탔던 그 어느 차보다 단시간 내 아반떼의 다양한 기능을 사용해봤다. 신형 아반떼에 적용된 편의 및 첨단사양들은 동급의 모든 차량들과 비교해도 만족스러웠다.
 


강하기만 했던 구형 ‘삼각떼’의 디자인에서 세련미도 더해 멋을 부릴 줄 알게 됐다. 욕심도 생겨 쏘나타의 기술도 챙겼고, 일부는 진화한 모습이다. 그래도 아직 완벽한 어른은 아니라서 일부 플라스틱 소재와 주행 질감에서는 부족한 부분으로 허당끼가 남아있다. 아반떼의 부족한 부분은 운동 잘하는 N 라인과 N을 통해서 해결할 예정이다.

출시 전 공개된 디자인은 소비자들에게 호감을 사기 충분했고, 그 결과는 사전계약 하루 만에 1만 대가 넘는 계약을 진행하며 보여줬다. 이제는 정식 출시로 도로에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과연 구형 아반떼와 달리 길거리에서 많이 보일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kyj@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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