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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로움 가득한 3.5T, 제네시스 GV80 시승기

  • 기사입력 2020.06.11 16:27
  • 기자명 김예준 기자
[오토트리뷴=김예준 기자] 지난 4월 G80에 이어 제네시스의 최초의 SUV인 GV80을 시승했다. 두 차량은 80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넉넉한 실내 공간과 편의사양을 갖췄다. 특히나 SUV인 GV80은 탁 트인 시야와 다양한 편의사양까지 두루 갖춰 프리미엄 SUV를 원하는 소비자들을 유혹한다.
 


역동적인 SUV의 맛, GV80

GV80을 처음 보는 순간 SUV치고는 상당히 역동적이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전면에 자리 잡은 크레스트 그릴은 거대하고 그 안에 적용된 그물망 패턴은 크롬을 사용해 번쩍거린다. 두 줄로 구성된 쿼드램프는 날카롭고, LED 덕분에 강렬하다. 범퍼 하단부에는 공기흡입구가 자리 잡고 있는데, 그릴과 마찬가지로 그물망 패턴이 적용됐다. 같은 80시리즈지만, GV80는 에어커튼과 공기흡입구가 분리돼 있으며, 범퍼 하단부 좌우 양 끝에 크롬을 적용해 시선을 잡아 끈다.
 


측면은 후륜구동의 비율을 그대로 따라 역동적이다. 후륜구동 스포츠 세단처럼 기다란 후드를 갖췄으며, 루프라인은 유선을 그리며 부드럽게 떨어진다. 플래그 타입의 사이드미러로 측면 역동성의 정점을 찍었다. 대부분의 고급차들이 사이드미러에 방향지시등을 품고 있지만, GV80은 펜더에 방향지시등을 부착했다. 여기에도 헤드램프처럼 두 줄로 구성됐고, 크롬과 적절히 조화시켜 후드 라인을 더 길어 보이게 했다. 펜더 끝부분을 차체와 동일한 색상으로 처리해 고급스러움을 높였다. 22인치의 휠과 제법 공간이 많이 남는 휠 하우스도 빼놓을 수 없는 역동성을 살려주는 요소다.
 

헤드램프와 마찬가지로 두 줄로 구성된 테일램프는 차량을 더욱 넓어 보이게 만들고 개성이 가득하다. 번호판은 범퍼 하단부에 위치했는데, 트렁크 중앙에는 제네시스 레터링이 자리 잡아 무게감을 심어줬다. 그러나 트렁크 도어 오픈 버튼의 위치가 생뚱맞다. 현대 벨로스터처럼 후면 와이퍼와 함께 있기 때문이다. 시승 초반에는 후면에 자라잡은 레터링 중 하나가 트렁크 도어 버튼은 겸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버튼 위치의 아쉬움이 더 크게 와닿았다.
 


여유롭다 못해 과한(?) 실내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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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최근 시승한 G80보다 여유롭다. SUV인 덕분에 시야까지 탁 트여 운전이 너무나 편안했다. 좌우로 길게 이어진 센터패시아와 그 중간에 자리 잡은 가로형 14.5인치 터치스크린, 가로형 송풍구가 더해져 실제 실내 공간보다 더 널찍해 보인다. 공조기는 터치식일 뿐만 아니라 화려한 그래픽을 자랑한다. 다이얼 방식의 전자식 변속기와 인포테인먼트 컨트롤러는 팔걸이에 팔을 얹은 채 사용하기 편리하다. 전자식 변속기가 적용됐기 때문에 센터 콘솔 하단부에는 제법 큰 수납함도 갖췄다.
 



상상 그 이상, 만족스러운 시트

GV80은 1,2열 어디를 앉든지 만족스러운 착좌감을 자랑한다. 특히 운전석에는 마사지 기능이 적용된 에르고 시트가 적용돼 운전의 피로도를 줄여준다. 시트 자체도 꽤 큰 편이고, 푹신하게 온몸을 감싸준다. 헤드레스트는 베개를 베고 있는 것처럼 푹신하다. 그러나 G80처럼 스포츠 모드에서는 허리를 지지부를 세워주는 기능이 적용되지 않은 점은 아쉬웠다.
 


2열은 웬만한 플래그십 세단과 견줄 정도로 만족스럽다. SUV에서는 보기 힘든 전동시트가 적용됐고, SUV에서 가장 중요한 리클라이닝 작동 범위가 상당이 넓다. 게다가 허리 부분을 눕히면 허벅지 부분이 같이 올라가 사소한 부분도 신경 쓴 티를 낸다. 슬라이딩은 전동이 아닌 수동식이다. 단점이라기보다는 3열까지 빠른 이동이 가능해 오히려 수동식이 낫다고 생각된다.
 


큰 만큼 빼곡히 채운 편의사양

단일 트림으로 운영되는 GV80은 모든 편의사양을 추가하면, 가격만 9천만 원대를 자랑하는 프리미엄 SUV다. 게다가 편의사양들은 웬만한 플래그십 SUV와 견줘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운전석에는 에르고 모션 시트가 적용된 덕분에 안마 기능이 적용됐다. 뿐만 아니라 약 2시간 정도 주행하면 시트가 움직이며 몸을 톡톡 두드려 준다. 시승차처럼 7인승 모델은 1열 공조기를 통해 3열까지 에어컨을 조절할 수 있으며, 2열 전동시트가 적용된 모델은 통풍과 열선까지 1열 공조기로 조절할 수 있다.
 


2열에 적용된 도어 커튼은 전동식으로 작동해 고급스러움을 챙겼다. GV80에는 파노라마 선루프가 적용됐는데, 지붕을 꼼꼼히 마감해 잡소리가 없고 G90처럼 동급에서는 보기 힘든 화장거울도 적용했다. 모든 시트는 터치스크린을 통해 전동으로 조절도 가능해 운전자가 터치 한 번으로 널찍한 차량 실내 곳곳을 통제할 수 있어 편리하다.
 


아직은 가능성까지만, 안전사양

GV80에는 제네시스의 최신 안전사양들이 대거 적용됐다. 1열은 안전벨트를 멜 경우 벨트가 한 번 더 몸을 조여준다. 내비게이션 기반 크루즈 컨트롤은 설정된 속도보다 차량의 속도를 줄이며 코너를 안정감 있게 돌아 나간다. GV80에는 차로 변경 보조 기능도 적용됐다. 그러나 사용법은 꽤나 까다롭다. 차로를 변경하고 싶은 방향으로 방향지시등을 작동 시키고 스티어링 휠에 손을 얹고 있어야 한다. 안전하게 차로를 변경하는데 문제는 없지만,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래도 자율 주행에 근접한 것은 확실하기에 차후 제네시스의 다른 모델들에서는 꽤 자연스러운 차로 변경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유로움을 추구하는 파워트레인

GV80는 2.5리터와 3.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3리터 디젤 엔진을 사용한다. 세 엔진 모두 과급기를 사용하고 배기량이 크기 때문에 일상 영역에서 부족함이 없다. 특히 이번에 시승한 GV80는 3.5리터 V6 가솔린 터보 엔진이 적용됐다. 380마력의 최고출력과 54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는데, 가속페달을 밟을 때마다 망설임 없이 노면을 박차고 나간다.
 


감쇠력이 조절 가능한 서스펜션은 시종일관 부드럽게 작동한다. 스포츠 모드에서도 부드러운듯한 느낌이 강하다. 전고도 높기 때문에 역동적인 주행을 하기에는 불안함이 따른다. 차 자체가 여유로운 주행을 추구하는 느낌이다. 같은 속도라도 쥐어짜는 힘과 여유로움을 분명히 다르다. GV80가 바로 그 여유로운 주행의 정석같이 느껴졌다. 그래도 선행 차량을 추월할 때는 380마력의 높은 출력이 운전자에게 고스란히 전달됐다.
 


한국판 프리미엄 SUV, GV80

GV80가 출시되기 전에도 국내에는 프리미엄 SUV를 추구하는 차량은 줄곧 있었다. 그러나 이전 차량들이 해외 시장을 겨냥했다기보다는 국내 소비자들만 고려해 옵션만 화려한 경향이 강했었다. 그러나 GV80은 확실히 달랐다. 옵션은 물론이고, 프리미엄의 시작과 끝을 고심하고 연구한 끝에 한국판 프리미엄의 기초를 다졌다. 편의 및 안전사양도 만족스럽고 마감재 역시 부족함이 없다. 제네시스 브랜드 최초의 SUV인 만큼, 모난 곳 없이 딱 적절한 절제를 했다.

디자인은 개성보다 제네시스 패밀리룩을 착실히 따르고, 차체 크기도 크며, 편의 및 안전사양도 빼곡히 채워 넣었다. 딱 소비자들이 원하는 한국판 프리미엄 SUV의 정석 같은 느낌이다. 제네시스의 계획은 성공적이었다. 사전계약 없이 판매에 돌입한 GV80은 첫날 1만 5천여 대가 계약됐고, 얼마 지나지 않아 2만 대를 넘기며 한해 판매 물량인 2만 4천 대를 단 시간 내 돌파했다. 게다가 미국에서 진행된 사전계약에서도 1만 대를 넘기는데 성공했다. 욕심을 부리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GV80의 성공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kyj@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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