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 동안 판매량은 국산 픽업트럭과 비교될 만큼 높지 않았지만, 콜로라도는 수입차 시장에서 상위권을 유지하며 나름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 오히려 위기감을 느낀 쌍용차가 렉스턴 스포츠에 다이내믹 에디션을 출시했을 정도니, 선방이라는 표현도 과언은 아니다. 기자들을 비롯해 많은 소비자들이 국산 픽업트럭과 비교했지만, 실 구매자들은 쉐보레의 의도대로 국산 픽업트럭과 비교하는 경우도 드물었고, 오히려 더 비싼 고급 픽업트럭을 원했다.
소비자들의 요구에 따른 상위 트림 강화
북미보다 풍부한 사양의 Z71-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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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라도의 부분변경 모델은 미국에서도 이번 여름에 공개된 모델인데, 국내에 벌써 출시됐다. 쉐보레가 수입하는 차량 중 국내 출시가 이렇게 빠른 모델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출시는 꽤 신속하게 이뤄진 셈이다. 그러면서 인기가 없던 하위 트림은 삭제하고, 상위 트림을 추가했다. 소비자들은 기존의 국산 픽업트럭과 다른 진짜 미국의 정통 픽업트럭을 원했고, 이왕이면 고급을 원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쉐보레는 신형 콜로라도에 오프로드 특화 모델인 Z71과 스페셜 트림을 추가했다. Z71-X 트림은 미국 Z71 모델보다 강화된 사양으로 구성한 트림이다. 디자인에서는 외부 곳곳에 Z71 배지가 부착되고, 크롬이 삭제되면서 더 세련되고, 깔끔한 분위기를 풍긴다. 스페셜 트림인 미드나잇 에디션은 휠이나 전면 그릴, 머플러 팁까지 전부 블랙으로 처리했다. 특히 블랙 머플러 팁에 대해 쉐보레 관계자는 “미국에서도 없는 국내 소비자들을 위해 쉐보레가 준비한 디테일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패밀리룩 반영된 전면부, 그러나 실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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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 디자인은 라디에이터 그릴과 범퍼, 스키드 플레이트까지 대대적으로 수정했다. 덕분에 트럭의 강인한 이미지는 충분히 강조됐다. 그렇지만 시작가격이 3,830만 원부터 최고 4,649만 원에 달하는 모델에서 아직도 헤드램프에 LED를 적용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그래도 후면에서는 보타이 앰블럼이 Chevrolet 음각 레터링으로 변경되어 오히려 더 클래식한 느낌이 강조됐고, 다소 애매했던 크롬 범퍼에 바디 컬러와 통일감을 이룬다.
윤곽이 뚜렷하게 살아난 디자인이나 실내에서 강화된 사양은 강점이라고 할 수 있지만, 어떻게 해도 아쉬운 건 실내 공간감이다. 실내가 쌍용 렉스턴 스포츠보다도 좁다. 좌우 실내 폭이 좁은 건 당연하고, 1열은 탈만 하지만, 2열은 소형 SUV 뒷좌석에 앉아 있는 기분. 2열은 렉스턴 스포츠 대비 훨씬 좁고, 성인 남성이 오래 탈만 한 자리는 못된다. 실내가 좁기 때문에 좋은 건, 외부에서 보기에는 비율이 좋고, 그만큼 주행성능이 좋다는 정도?
픽업트럭은 SUV가 아니다,
적재공간, 견인장치, 주행성능이 가장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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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는 애초에 SUV를 잘라서 픽업트럭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픽업트럭을 SUV처럼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매우 많다. 그러나 콜로라도는 본토에서 넘어온 정통 픽업트럭이다. 그리고 단어 그대로 트럭이다. 그래서 세단이나 SUV와는 조금 다르게 봐야할 부분들이 존재하는데, 크게 적재능력과 견인장치, 주행성능 등으로 나눌 수 있겠다.
주행성능은 “말해 뭐해?”라고 정리할 수 있다. 온 로드에서는 제원표대로 3,800rpm 정도로 rpm을 높이면 V6의 시원한 배기음이 터져 나오고, 312마력의 최고출력에 38kg.m의 최대토크를 쏟아내면서 경쾌하게 가속된다. 오프로드에서는 범피, 머드, 도강, 견인 등 다양한 환경의 코스를 주행하면서 단단한 프레임 강성이나 사륜구동도 체험해볼 수 있었다. 성능이나 코스가 기존과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오프로드 코스의 시승 소감에 대해서 깊게 언급할 건 없다.
픽업트럭은 행복한 주말을 위한 견인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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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변경을 거치면서 조금 더 많이 바뀌었으면 했던 게 헤드램프와 스마트키의 부재였는데, 이게 그대로라니 안타깝다. 사실 실내가 투박한 건 SUV가 아니라, ‘트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별문제가 아니고, 외부 디자인부터 안전/편의 사양들은 이 정도면 훌륭하다. 특히 본질에 충실해서 견인 관련해서는 추가적으로 지출이 발생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안전까지 확실히 보장해 주기 때문에 실 구매자들에게 더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트림별로 정리하자면 일상용으로 무난하게 타려면 익스트림으로도 충분하지만, 견인을 목적으로 한다면 반드시 스웨이 현상 억제 기능이 포함된 익스트림 4WD 트림 이상을 추천한다. 익스트림-X은 오프로드를 탈 예정이지만, 튜닝 비용을 최소화하고 싶은 경우. Z71-X는 오프로드는 가지 않더라도 스타일을 살리면서 고급스럽게 타고 싶을 이들. 미드나잇도 비슷하긴 하지만, 조금 더 특별한 모델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적당하다.
어느 브랜드의 픽업트럭이라도 좋다. 다만 A/S와 주차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 않으면서 오래 오래 타고 싶다면 속 편하게 콜로라도를 추천한다.
bbongs142@auto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