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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주말을 위한 견인차, 쉐보레 콜로라도

  • 기사입력 2020.09.18 14:22
  • 기자명 양봉수 기자
[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아직도 기억이 선하다. 1년 전 이맘 때 콜로라도 출시 행사장에서 쉐보레 관계자는 콜로라도에 대한 질의응답 중 “국산 픽업트럭과는 경쟁모델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많은 기자들은 이후에도 “그래도 가격이나 컨셉으로 보나 경쟁모델이 맞지 않냐”고 되물었다. 쉐보레 관계자들은 애써 국산 픽업트럭과 비교되는 것을 경계하면서도 외면하는 듯한 기색이 역력했다.

지난 1년 동안 판매량은 국산 픽업트럭과 비교될 만큼 높지 않았지만, 콜로라도는 수입차 시장에서 상위권을 유지하며 나름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 오히려 위기감을 느낀 쌍용차가 렉스턴 스포츠에 다이내믹 에디션을 출시했을 정도니, 선방이라는 표현도 과언은 아니다. 기자들을 비롯해 많은 소비자들이 국산 픽업트럭과 비교했지만, 실 구매자들은 쉐보레의 의도대로 국산 픽업트럭과 비교하는 경우도 드물었고, 오히려 더 비싼 고급 픽업트럭을 원했다.
 

▲쉐보레 콜로라도 전측면(사진=한국 GM)

소비자들의 요구에 따른 상위 트림 강화
북미보다 풍부한 사양의 Z71-X

콜로라도의 부분변경 모델은 미국에서도 이번 여름에 공개된 모델인데, 국내에 벌써 출시됐다. 쉐보레가 수입하는 차량 중 국내 출시가 이렇게 빠른 모델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출시는 꽤 신속하게 이뤄진 셈이다. 그러면서 인기가 없던 하위 트림은 삭제하고, 상위 트림을 추가했다. 소비자들은 기존의 국산 픽업트럭과 다른 진짜 미국의 정통 픽업트럭을 원했고, 이왕이면 고급을 원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쉐보레는 신형 콜로라도에 오프로드 특화 모델인 Z71과 스페셜 트림을 추가했다. Z71-X 트림은 미국 Z71 모델보다 강화된 사양으로 구성한 트림이다. 디자인에서는 외부 곳곳에 Z71 배지가 부착되고, 크롬이 삭제되면서 더 세련되고, 깔끔한 분위기를 풍긴다. 스페셜 트림인 미드나잇 에디션은 휠이나 전면 그릴, 머플러 팁까지 전부 블랙으로 처리했다. 특히 블랙 머플러 팁에 대해 쉐보레 관계자는 “미국에서도 없는 국내 소비자들을 위해 쉐보레가 준비한 디테일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쉐보레 콜로라도가 오프로드를 주행중인 모습(사진=한국 GM)

패밀리룩 반영된 전면부, 그러나 실내는…

정면 디자인은 라디에이터 그릴과 범퍼, 스키드 플레이트까지 대대적으로 수정했다. 덕분에 트럭의 강인한 이미지는 충분히 강조됐다. 그렇지만 시작가격이 3,830만 원부터 최고 4,649만 원에 달하는 모델에서 아직도 헤드램프에 LED를 적용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그래도 후면에서는 보타이 앰블럼이 Chevrolet 음각 레터링으로 변경되어 오히려 더 클래식한 느낌이 강조됐고, 다소 애매했던 크롬 범퍼에 바디 컬러와 통일감을 이룬다.
 

▲쉐보레 콜로라도의 운전석(사진=한국 GM)
정말 믿고 싶지 않을 정도로 실내는 바뀐 게 아무것도 없다. 굳이 사양에 따른 변화로를 찾아보면 익스트림-X 부터 바닥에 3D 고무매트가 깔리고, Z71-X에서는 스마트폰 무선 충전기가 추가된다. 8인치 터치스크린은 다른 차량들과 동일해 보이지만, 해상력이 뛰어나다. 또 가죽도 익스트림부터 천연가죽을 사용해서 질감이 아주 좋다. 풀오토 에어컨, 운전석 전동시트 등 옵션이 꽤 괜찮지만, 스마트키와 통풍시트는 없다.

윤곽이 뚜렷하게 살아난 디자인이나 실내에서 강화된 사양은 강점이라고 할 수 있지만, 어떻게 해도 아쉬운 건 실내 공간감이다. 실내가 쌍용 렉스턴 스포츠보다도 좁다. 좌우 실내 폭이 좁은 건 당연하고, 1열은 탈만 하지만, 2열은 소형 SUV 뒷좌석에 앉아 있는 기분. 2열은 렉스턴 스포츠 대비 훨씬 좁고, 성인 남성이 오래 탈만 한 자리는 못된다. 실내가 좁기 때문에 좋은 건, 외부에서 보기에는 비율이 좋고, 그만큼 주행성능이 좋다는 정도?
 

▲쉐보레 콜로라도가 도강중인 모습(사진=한국 GM)

픽업트럭은 SUV가 아니다,
적재공간, 견인장치, 주행성능이 가장 중요

쌍용차는 애초에 SUV를 잘라서 픽업트럭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픽업트럭을 SUV처럼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매우 많다. 그러나 콜로라도는 본토에서 넘어온 정통 픽업트럭이다. 그리고 단어 그대로 트럭이다. 그래서 세단이나 SUV와는 조금 다르게 봐야할 부분들이 존재하는데, 크게 적재능력과 견인장치, 주행성능 등으로 나눌 수 있겠다.
 

▲쉐보레 콜로라도의 적재함(사진=양봉수 기자)
쌍용 렉스턴 스포츠 칸을 출고한 뒤, 곧바로 작업했던 게 적재함 바닥이었다. 내구성 문제로 알루미늄 바닥 시공을 했는데, 쉐보레 콜로라도는 적재함에 스프레이 온 베드 라이너를 적용했다. 쉽게 말해 적재함에 스프레이로 코팅을 했다는 뜻이다. 스프레이 온 베드 라이너는 미끄럼 방지 기능은 물론이고, 내구성이 뛰어나서 적재함 바닥에 별도의 시공이 필요 없다. 이 스프레이 온 베드 라이너는 가격이 저렴하지도 않고, 모든 미국 픽업트럭에 기본도 아니기 때문에 직수입 트럭에는 적용되지 않은 경우도 종종 있다. 이외에도 콜로라도는 범퍼 코너 발판, 적재함 작업등, 롤바를 장착할 수 있는 홀 등이 마련되어 있어서 다른 브랜드 트럭들 보다 확장성에서 강점을 보인다.
 
▲쉐보레 콜로라도의 주행관련 버튼(사진=양봉수 기자)
픽업트럭은 짐을 적재하는 것보다 견인에 최적화되어 있다. 3.2톤 견인? 이런 건 당연히 기본이다. 콜로라도는 트레일러를 견인할 때 차량의 변속기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토우/홀 모드를 탑재해 변속 패턴을 조절한다. 통합형 트레일러 브레이크는 스웨이 현상을 억제해 주면서 안전한 주행이 가능하고, 히치 어시스트 가이드라인과 언덕에서 안전한 재출발을 돕는 기능도 모두 탑재된다. 견인 관련해서는 일부 장치는 애프터마켓에서 튜닝으로 가능한 부분도 있지만, 비용도 많이 들고, 이렇게 순정으로 탑재된 차량들과 성능을 비교하기는 어렵다.

주행성능은 “말해 뭐해?”라고 정리할 수 있다. 온 로드에서는 제원표대로 3,800rpm 정도로 rpm을 높이면 V6의 시원한 배기음이 터져 나오고, 312마력의 최고출력에 38kg.m의 최대토크를 쏟아내면서 경쾌하게 가속된다. 오프로드에서는 범피, 머드, 도강, 견인 등 다양한 환경의 코스를 주행하면서 단단한 프레임 강성이나 사륜구동도 체험해볼 수 있었다. 성능이나 코스가 기존과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오프로드 코스의 시승 소감에 대해서 깊게 언급할 건 없다.
 

▲쉐보레 콜로라도가 오프로드를 주행중인 모습(사진=한국 GM)

픽업트럭은 행복한 주말을 위한 견인차

부분변경을 거치면서 조금 더 많이 바뀌었으면 했던 게 헤드램프와 스마트키의 부재였는데, 이게 그대로라니 안타깝다. 사실 실내가 투박한 건 SUV가 아니라, ‘트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별문제가 아니고, 외부 디자인부터 안전/편의 사양들은 이 정도면 훌륭하다. 특히 본질에 충실해서 견인 관련해서는 추가적으로 지출이 발생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안전까지 확실히 보장해 주기 때문에 실 구매자들에게 더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트림별로 정리하자면 일상용으로 무난하게 타려면 익스트림으로도 충분하지만, 견인을 목적으로 한다면 반드시 스웨이 현상 억제 기능이 포함된 익스트림 4WD 트림 이상을 추천한다. 익스트림-X은 오프로드를 탈 예정이지만, 튜닝 비용을 최소화하고 싶은 경우. Z71-X는 오프로드는 가지 않더라도 스타일을 살리면서 고급스럽게 타고 싶을 이들. 미드나잇도 비슷하긴 하지만, 조금 더 특별한 모델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적당하다.
 

▲다양한 콘셉트의 쉐보레 콜로라도(사진=양봉수 기자)
단순히 이동 수단으로써 바라본다면 굳이 픽업트럭을 구입할 필요는 없겠지만, 픽업트럭은 나와 가족의 즐거움을 위한 차다. 때로는 나의 주말 나의 레저 활동을 위해서 활용되고, 가족과 함께 주말을 즐기기 위해 활용되기도 한다. 평상시에 탄다고 하더라도 그리 불편하지 않은 크기인데다, 평일에도 주말을 상상하며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된다면 이렇게 좋은 게 또 있을까.

어느 브랜드의 픽업트럭이라도 좋다. 다만 A/S와 주차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 않으면서 오래 오래 타고 싶다면 속 편하게 콜로라도를 추천한다.

bbongs142@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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