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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전기차 시장, 결국 니콜라 아닌 현대차가 주도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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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전기차 시장, 결국 니콜라 아닌 현대차가 주도하나
  • 김예준 기자
  • 승인 2020.09.24 09: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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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기 시작한 현대차
- 니콜라, 사기 논란으로 창업주 사임
[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승용에서는 전기차의 보급률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지만, 트럭과 버스 등의 상용 시장에서는 수소연료전지차의 경쟁이 치열하다. 승용 전기차 시장은 테슬라가 주도하고 있는 모양새지만, 상용 수소연료전지차 시장은 현대차와 니콜라가 주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현대차는 수출을 시작으로 국제 무대에서 기술혁신상을 수상하면서 대외적으로 인정받기 시작했지만, 니콜라는 사기 논란에 휩싸이면서 주식이 폭락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현대자동차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조립 현장(현대차 제공)
상용차들은 기본적으로 승용차보다 힘이 좋고, 주행가능거리가 매우 길어야 한다. 전기차를 이렇게 제작하려면 배터리 용량을 늘려야 하고, 관련 설비를 강화해야 하는데, 문제는 이게 모두 비용 인상으로 직결된다. 또한 용량이 증대되는 만큼 충전시간도 길어지는 문제가 발생하는데, 수소연료전지차는 이런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고, 대기의 오염물질까지 정화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많은 제조사들이 수소연료전지차 시장에 관심을 가졌고, 토요타 역시 일찌감치 현대차와 수소연료전지차 시장에서 경쟁을 해왔다. 하지만 현대차가 빨랐고, 니콜라는 제2의 테슬라라는 평가를 받으며, 단 기간 내 빠른 성장을 거듭하며 현대차를 압박했다. 그러면서 최근 수소연료전지 상용차 시장은 현대차와 니콜라가 치열하게 선두를 잡기 위한 경쟁을 하는 듯했다.
 
▲현대자동차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스위스 수출 현장(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는 엑시언트를 기반으로 개발한 수소전기트럭의 상용화에 성공하며, 이미 올해 7월부터 스위스로 수출을 시작했다. 34톤 급의 대형 카고 트럭은 2개의 수소연료전지로 구성된 190kW급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과 최고출력 350kW의 구동모터를 탑재한다. 내연기관 수치로 환산하면 최고출력 476마력, 최대토크 228kg.m를 발휘하는 셈이다. 1회 충전으로 400km를 주행할 수 있고, 충전 시간은 8분에서 20분 이내가 소요된다. 현대차는 이 트럭을 올해 50대, 2025년까지 1,600대의 공급할 계획이며, 국내에서도 이미 창원, 부산, 울산 등 정규 노선에 13대의 수소연료전지 버스가 운행 중이다.

지난 15일에는 중국 상하이에서 ‘제5회 국제수소연료전지차 포럼’이 개최됐는데, 여기서 현대차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이 수소에너지 및 연료전지 기술혁신상’ 2등을 받았다. 2등을 제외한 1등부터 나머지 상은 전부 중국 업체와 기관이 휩쓸었는데, 외국 업체가 수상한 건 현대차가 유일했으며, 완성차 모델이 수상한 것도 유일했다. 물론 현대차 수소연료전지차로 상을 받은 건 이미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프랑스에서 열린 국제 상용차 박람회 ‘솔루트랜스’에서도 ‘2020 올해의 트럭 혁신상’을 수상하며, 해외에서도 수상실적을 늘려가고 있다.
 
▲현대자동차 HDC-6 넵튠 외관(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는 기술력과 제품을 바탕으로 신개념 모빌리티 서비스와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움직임도 적극적이지만 신차 개발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유럽을 시작으로 북미시장까지 진출하고, 빠르게 성장하는 수소전기트럭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지난여름에는 HDC-6 넵튠을 공개했다. 이 모델은 1회 충전으로 1,000km 이상 주행 가능하며, 앞으로 3~4년 내 상용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니콜라는 니콜라원 트럭이 1회 충전으로 1200마일(약 1,900km)를 주행할 수 있다면서 투자자를 모았고, 국내에서도 대기업과 개미 투자자들이 과감한 투자를 했다. 굉장한 1회 주행가능거리는 양산차가 공개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제2의 테슬라라는 타이틀과 함께 1만 4천여 대의 계약으로 이어졌다. 심지어 창업주인 트레버 밀턴은 단 1대의 차량도 판매하지 않고, 주식으로만 세계 부자 순위 180위 권까지 진입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니콜라원의 공개 현장(사진=니콜라)
그러나 블룸버그는 지난 6월 “니콜라원에는 모터와 수소 연료 전지가 없고, 생산 능력도 의문투성이”라고 문제 제기를 했다. 사실 이때는 의혹 수준이었는데, 여기서 기름을 부운 건 공매도 전문 리서치 기관인 힌덴버그 리서치의 보고서였다. 이 보고에 따르면 “2016년에 공개된 니콜라원은 실제로 수소연료전지와 관련이 없는 압축천연가스(CNG)로 구동했으며, 인버터도 타사 제품이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심지어 2018년에 공개한 주행 영상은 트럭으로 언덕 정상까지 견인한 뒤, 굴려 촬영했다”는 내용까지 담겨 있었다.
 
▲니콜라원의 주행(?)모습(사진=니콜라)
이에 니콜라 창업자인 트레버 밀턴은 “광고용으로 촬영된 것이고, 영상 속 트럭이 자체 추진력을 갖고 있다고 한 적이 없으며, 투자자들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오히려 니콜라는 “주가 하락을 유도한 후 이익을 얻으려는 속셈”이라고 힐덴버그를 저격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와 사법부까지 의혹 조사에 나서면서 트레버 밀턴은 현지시각 21일 사임을 결정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당분간 니콜라는 GM 전 부회장 겸 니콜라 이사회 임원인 스티븐 거스키와 마크 러셀이 책임진다. 니콜라의 생산을 담당할 계획이었던 GM은 여전히 2022년 말 수소트럭을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주가는 또다시 곤두박질쳤다. 7월만 해도 GM이 11%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79달러(약 9만 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22일 기준, 27달러(약 3만 원)로 마감됐다.
 
bbongs142@auto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