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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변경으로 존재감 높이기 시작한, 혼다 CR-V

  • 기사입력 2020.09.26 12:18
  • 기자명 양봉수 기자
[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미국차도 아닌데, 세계에서 경쟁이 가장 치열하다는 미국 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를 누리는 SUV가 있다. 바로 혼다 CR-V 얘기다. 국내에서도 2007년 전후로 혼다 CR-V는 도로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SUV였고, 실제로 수입 SUV 판매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 이후로도 소위 ‘대박’이라는 표현까지는 힘들지만,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지난 7월에는 부분변경 모델이 국내에 출시돼 다시금 존재감을 높이기 시작했다.
 
▲혼다 CR-V 전면 (사진=양봉수 기자)


그릴과 범퍼, 램프류까지 전부 교체
무난함 탈피하고, 존재감 높이기 시작

전면부를 시작으로 전체적인 디자인은 밋밋함을 지워내고, 강렬한 분위기를 살리는데 집중했다. 그릴부터 헤드램프로 이어지는 그릴은 반짝이는 유광 블랙으로 마감해 스포티한 이미지를 부여한다. 범퍼 하단의 실버 포인트는 범퍼를 넓게 감싸면서 실제보다 더 넓어 보이게 하면서도 그릴과 함께 역동적인 분위기를 완성한다. 또한 헤드램프와 함께 안개등까지 추가로 LED가 적용됐다.
 
▲혼다 CR-V 측면 (사진=양봉수 기자)

시승차는 19인치 알로이 휠을 적용된 투어링 모델인데, 기존에는 휠만 강했다면 이번 휠 디자인은 차량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조화롭다. 우측 사이드미러 하단으로는 후측방 카메라가 부착되어 차선 변경 시 사각지대를 줄여주는데 반해, 좌측 사이드미러는 아쉽게도 미러의 화각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 도어 내부의 마감도 좋지만, 무엇보다 2열 도어가 90도에 가깝게 개방되어 승하차 혹은 짐을 싣고 내리기에도 편리하다.
 
▲혼다 CR-V 후면 (사진=양봉수 기자)

‘L’자형 테일램프는 굉장히 입체적이어서 다소 밋밋할 뻔했던 후면부의 디자인을 살려주고, 중심에는 크롬바가 위치하면서 완성도를 높여준다. 범퍼 하단부도 다크 크롬으로 처리하고, 사각 듀얼 머플러 팁을 적용해 기존 디자인에 비해 훨씬 세련된 모습이다.
 
▲혼다 CR-V 실내 전체 (사진=양봉수 기자)


실용성이 향상된 실내
공간 자체도 동급 최고 수준

실내는 손이 많이 닿는 부분은 가죽을 유지하되, 손이 많이 닿지 않는 부분은 우레탄과 플라스틱을 적절히 배치했고, 무광 크롬과 우드 패턴, 하이그로시 블랙 등이 분위기를 높여준다. 사실 디자인 변화보다 실질적으로 운전자와 탑승자들이 더 편안하고, 실용적으로 공간을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됐다.
 
▲혼다 CR-V 3단 콘솔 (사진=양봉수 기자)

센터 콘솔은 노멀, 수납, 대용량 모드 등으로 3가지 모드로 활용이 가능하고, 암레스트 크기의 한계를 고려해 슬라이딩이 되도록 유지했다. 시대 변화에 맞춰 스마트폰 무선 충전기를 추가하고, 글로브 박스, 도어 핸들, 바닥에는 조명을 추가했다.
 
▲혼다 CR-V 2열 시트 (사진=양봉수 기자)

동승석까지 전동 조절 가능한 1열 시트도 좋지만, 1열 시트의 뒷면도 전부 가죽으로 마감했다. 심지어 시트 뒷면이 푹신푹신 해서 급제동 시에 2열 탑승객이 1열 시트에 머리나 몸을 부딪히더라도 다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2열 시트는 약간의 각도 조절이 되며, 레그룸도 충분해서 중형 SUV 수준의 편안함을 누릴 수 있다.
 
▲혼다 CR-V 2열 폴딩 (사진=양봉수 기자)

2열 도어도 90도에 가깝게 열리지만, 후방 트렁크 도어 역시 도어 자체가 넓게 뚫려 있어 큰 짐을 싣기에 좋다. 게다가 트렁크 바닥은 높낮이를 2단계로 조절 가능하며, 시트도 원터치로 접히고, 발을 범퍼 아래로 갖다 대면 도어가 자동으로 열리기 때문에 굉장히 편하게 적재가 가능하다. 특히 2열 시트를 접으면 2,146리터의 동급 최대 공간이 펼쳐지는데, 바닥까지 평평하게 만들 수 있다. 성인 남성이 누울 수 있는 정도의 길이에 앉을 수도 있는 높이가 나오기 때문에 요즘 유행하는 차박도 가능하다.
 
▲혼다 CR-V 비포장길 주행 (사진=양봉수 기자)


1.5 가솔린 터보와 무단변속기
스트레스 없는 패밀리카로 제격

CR-V는 패밀리카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고려해 경제성과 편안한 승차감 위주로 세팅됐다. 1.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193마력을 발휘하고, 최대토크 24.8kg.m을 발휘한다. 배기량 대비 출력과 토크가 상당히 높은 편이기 때문에 초반 가속도 기대했던 것보다 훌륭하다. 다만 무단변속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변속 충격이 없어서 70km/h 이상쯤 부터는 가속이 서서히 더뎌진다.
 
▲혼다 CR-V 무단변속기 (사진=양봉수 기자)

체급에 비해 엔진 출력은 충분한 편이지만, 편안한 주행성능을 추구하는 세팅 때문에 무단변속기도 가상 변속도 없다. 국산차들은 가상의 다단화 세팅이 적용돼 토크컨버터 방식의 자동변속기 같은 느낌이 난다. 그러나 CR-V는 전기차처럼 극단적으로 부드럽고, 꾸준하게 가속이 되기 때문에 운전하는 입장에서는 다소 재미가 떨어질 수 있어도 동승자들은 더할 나위 없는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혼다 CR-V 운전석 (사진=양봉수 기자)

핸들링이나 서스펜션 세팅도 편안한 세팅 위주다. 걸출한 스포츠카를 제작하고, ‘기술의 혼다’라고 불리는 혼다지만, CR-V 만큼은 차량 특성을 고려해 세팅을 부드럽게 했다. 서킷 같은 곳에서 과감하게 탄다면 부담스럽겠지만, 그럴 차량이 아니기 때문에 평상시에는 편안하게 주행할 수 있는 수준이다. 또한 차체 후방 강성 개선 및 19인치 휠에 맞는 댐퍼를 사용해서 도심을 벗어나 비포장길에서도 주행하더라도 노면의 잔충격과 함께 노면 소음도 잘 걸러냈다.
 
▲혼다 CR-V 1열 시트 (사진=양봉수 기자)

효율성을 고려해 평상시에는 전륜을 위주로 사용하지만, 급가속과 코너, 비포장길 등에서는 후륜으로 구동력을 분배하는 사륜구동을 적용했다. 계기반에서도 구동 상황을 확인할 수 있어 직관적이다. 별도의 조작이 없어도 알아서 구동방식을 전환하기 때문에 평상 시에는 연비 주행이 가능해 중형 세단과 비슷한 10km/l 대 초반의 연비를 기록했다.
 
▲혼다 CR-V 센터패시아 (사진=양봉수 기자)


안전부터 편의사양까지 한가득

수입차가 안전사양, 편의사양이 떨어진다는 것은 여전히 일부는 맞고, 일부는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혼다 CR-V에서는 그런 얘기가 통하지 않는다. 웬만한 사양들은 다 들어 있다. 예를 들어 헤드 업 디스플레이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유지 보조, 전방 충돌 경고 등이 포함된 혼다 센싱이 기본이다. 플로팅 타입이긴 하지만, 동급 SUV에서 헤드 업 디스플레이를 적용하는 경우는 흔치 않아 주행하는 내내 시선을 편안하게 유지할 수 있다.

정차 시 스마트키로 모든 유리를 한 번에 내려 환기도 가능하고, 원격 시동은 무려 60미터의 거리에서도 작동된다.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 2열 열선, 스티어링 휠 열선, 조수석 전동시트, 전방 와이퍼 결빙 방지 장치까지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사양은 통풍시트를 제외하고 사실상 모두 포함되어 부족함이 없는 수준이다.
 
▲혼다 CR-V 후면 (사진=양봉수 기자)


CR-V, 어떤 이들에게 적합할까?

추천? 당연히 가족이다. 재미로 타는 차가 아니기 때문에 20대 미혼남이 구입한다고 하면 뜯어말리고 싶다. 모든 게 때가 있듯이 차도 그 때에 맞는 차가 있다. 결혼을 하고, 애들이 생기다 보니 벌이가 같거나 조금 나아졌다고 해도 지출이 많이 발생하면서 미혼 시절처럼 선뜻 고가의 차량으로 갈아타기 힘든 이들이 많다. 그렇지만 이제 잔고장 많은 국산차는 그만 타고 싶고, 현실적인 수입 SUV로 접근하고 싶다면 답은 뻔하다. 그런데 또 경쟁모델은 디젤이다. 다운사이징 가솔린 모델로 편안하게 타면서 세금도 줄이고 싶다면 괜찮은 선택이 되지 않을까.
 
bbongs142@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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