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혁신의 아이콘 니콜라를 어떻게 무너뜨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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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혁신의 아이콘 니콜라를 어떻게 무너뜨렸나
  • 양봉수 기자
  • 승인 2020.10.29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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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친환경 차량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대에 디젤 상용차들은 대 배기량 엔진으로 장거리 주행을 하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까지 높여 대기오염의 주범이라는 따가운 시선이 있었다. 그래서 대안으로 급부상했던 전기트럭은 적재중량, 주행거리, 충전속도, 가격 등에서 기존 디젤 트럭의 대안이 될 수 없는 한계를 드러냈다.
 
▲니콜라 원(사진=니콜라)

이에 세계의 관심이 쏠리기 시작한 건 수소연료전지차 시장의 대표 주자인 현대차와 니콜라였다. 특히 니콜라는 미국을 비롯한 세계 시장에서 상용차계의 ‘테슬라’라는 평가를 받았고, GM이 투자를 하면서 주식이 급등했다. 다양한 트럭도 선보였고, 기술력도 굉장했다. 그러나 광고 속 차량의 주행은 거짓이라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며, 위기에 처하게 됐다.
 
▲현대 HDC-6 넵튠 콘셉트(사진=현대차)

반대로 현대차는 니콜라의 놀라움과 혁신적인 기술력에 비해서는 비교적 현실적이면서 안정적인 노선을 택했다. 하지만 이는 양산된 차량에 대해서만 해당된 것일 뿐, 오랫동안 쌓아온 압도적인 기술력과 양산 체계, 수소 생태계까지 구축 해왔으며, 니콜라가 자랑하는 혁신을 넘어선 HDC-6 넵튠을 공개하며, 양산을 예고하기도 했다.


독자 개발을 통해 얻은 압도적인 기술력


세계 상용차 시장에서 현대 엑시언트에 관심을 보이는 건 크게 세 가지 이유가 있는데, 그중 첫 번째는 압도적인 수소연료전지 관련 기술력이다. 현대차는 지난 1998년부터 현재까지 수 백여 명의 수소 전문 연구원들이 수소연료전지차 개발에 매진해왔으며, 2003년부터는 스택을 독자 개발에 돌입하기도 했다. 이후 3년 만인 2006년 독자 개발한 수소전지연료차 개발을 성공했고, 2012년 9월 파리모터쇼에서 ix35 Fuel Cell을 최초로 선보이면서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후 2013년부터 현재 판매되고 있는 넥소까지 다양한 수소연료전지차를 선보였고, 올해는 상용차인 엑시언트 수소연료전지 트럭까지 양산과 동시에 스위스로 수출을 알렸다.
 
▲현대 투싼 2세대 모델의 수소 연료전지 차량(사진=현대차)

수소연료전지차는 일반적인 자동차 엔진 대신 연료전지 스택과 모터 제어기, 배터리, 수소탱크 등으로 구성된다. 연료전지 스택에서는 탱크 속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전기를 생산하고, 모터와 전기 동력 계통에서는 전기로 구동력을 발생시킨다. 수소탱크에 대한 안전성은 이미 총으로 쏘거나 사고 시 충돌에도 절대 폭발하지 않으며, 예상치 못한 일로 인해 균열이 발생한다고 해도 수소폭탄처럼 폭발 가능성은 없도록 설계되었다.

이런 설계 능력과 안전성, 기술력 등을 바탕으로 이미 워즈오토가 선정하는 ‘2015 세계 최고 10대 엔진’에 등극했고, 2019년 프랑스에서 열린 국제 상용차 박람회 ‘솔루트랜스’에서도 ‘2020 올해의 트럭 현신상’을 받았다. 특히 지난 9월에는 중국 상하이에서 ‘제5회 국제수소연료전지차 포럼’이 개최됐는데, 여기서 현대차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이 수소에너지 및 연료전지 기술혁신상’ 2등을 받았다. 2등을 제외한 1등부터 나머지 상은 전부 중국 업체와 기관이 휩쓸었는데, 외국 업체가 수상한 건 현대차가 유일했으며, 완성차 모델이 수상한 것도 유일했다.
 
▲니콜라원의 공개 현장(사진=니콜라)


체계적인 대량 양산 능력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어도 실현할 수 없으면 휴지조각이 되는 것처럼, 좋은 기술력과 함께 반드시 필요한 것은 양산 능력이다. 지난 몇 년간 니콜라도 상용차 시장의 테슬라라는 평가를 받으며, 주가가 폭등해왔다. 그러나 양산을 못한 니콜라는 최근 들어 기술력에 대한 의혹 제기와 함께 주가가 폭락하며, 창업주가 사퇴하는 일 최악의 상황까지 벌어졌다. 의혹 제기는 GM이 니콜라에 지분을 투자하며, 양산을 돕겠다고 나선 후에 벌어진 일이었지만, 막을 수 없는 일이었고, 양산은 그만큼 중요한 일이다.

현대 엑시언트 수소연료전지 트럭은 전라북도 전주공장에서 생산되며, 자회사인 모비스는 충북 충주에는 수소연료전지 제2공장을 갖추기도 했다. 또한 현대제철은 내년부터 수소를 연 3500톤까지 확대 생산한다고 밝혔을 정도로 대부분의 과정을 외부 의존이 아닌 독자적으로 해결해 나가고 있다.
 
▲현대자동차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스위스 수출 현장(사진=현대자동차)

유럽, 북미, 중국 등 수소연료전지 트럭의 안정적인 확대를 위해 2021년까지 연간 2천 여대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며, 2030년까지 유럽시장에만 2만 5천 여대, 중국에는 2만 7천 여대 이상을 공급할 수 있을 정도로 양산능력을 대폭 확대할 전망이다. 또한 현대차 관계자는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디지털 프리미어를 통해 “상황에 따라서는 중국과 유럽 등에서도 생산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하나로 연결되는 수소 생태계 구축


현대자동차는 단순히 수소연료전지차를 판매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스위스로 엑시언트 수소연료전지 트럭을 수출하면서 스위스 정보는 스위스 각 지역 100개의 수소충전소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해외 수소 관련 기업과 함께 차량공급-고객-수소충전-수소생산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수소전기 대형트럭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번에 스위스로 수출한 차량 역시 운전자가 이 생태계를 기반으로 할부 대금을 지불하는 게 아니라, 운행한 만큼만 사용료를 지불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사용료에는 충전, 수리, 보험, 정기 정비 등 차량 운행과 관련된 모든 서비스 비용이 포함되어 있으며, 초기 비용과 사업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장점을 바탕으로 유럽 상용차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다져 나간다는 계획이다.
 
▲현대자동차가 구현하는 수소차 생태계(사진=HMG저널)

이와 관련해 현대차 상용사업본부장 이인철 부사장은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의 유럽 고객 인도는 단순히 현대자동차만의 수소전기차 개발 성과가 아니라, 지구 공동체가 깨끗한 에너지원인 수소 사용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음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며 “성공적인 유럽진출을 발판으로 향후 북미와 중국까지 새로운 친환경 상용차의 여정을 이어 나갈 것” 이라고 말했다.

한편, 니콜라는 일단 양산에 뒤처지고, 창업주의 사퇴 등의 이슈가 잇따르면서 침체된 분위기에 빠졌지만, 여전히 양산을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현대자동차는 이번 엑시언트 수소연료전지 트럭을 시작으로 시장에서의 리더로서 입지를 단단히 다지기 위해 1회 충전으로 1,0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장거리 운송용 대형 수소연료전지 트럭 HDC-6 넵튠을 양산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bbongs142@auto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