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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콜로라도, 참패 예상 깨고 독보적인 입지 구축 성공했나?

  • 기사입력 2020.11.20 16:26
  • 기자명 양봉수 기자

- 출시 당시, 국산 픽업트럭 대비 비관론 우세
- 정통성과 제품성 바탕으로 강점 강화 마케팅
- 부분변경 거치며, 고급 라인업 강화 성공
- 그러나 소비층 및 옵션 부족 한계도 뚜렷

[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쉐보레가 콜로라도의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하면서 상위 트림을 추가하고, 가격도 오히려 인상했지만, 지난 10월 판매량은 오히려 260% 급등한 515대를 기록했다.
 
▲쉐보레 콜로라도 오프로드 주행(사진=한국지엠)

국내 픽업트럭 시장에서 사실상 독점하고 있던 쌍용 렉스턴 스포츠(칸 포함)은 화물로 분류되기 때문에 SUV 대비 저렴한 세금으로 하드탑을 씌워 운행하는 소비자들이 많아 면세용 SUV라는 별명이 붙었다. 게다가 2.2 디젤 엔진은 가솔린 엔진 대비 연비가 우수하고, 수입차 대비 수리비도 저렴하고, 튜닝 용품도 굉장히 다양하다. 이런 이유로 역사과 성능만 따져서는 비교 대상이 아니지만, 기존의 국산 픽업트럭이 갖고 있던 강점 때문에 쉐보레 콜로라도가 국내에 처음 출시될 당시만 해도 콜로라도의 비관론이 우세했다.

그러나 쉐보레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가격을 낮추거나, 하드탑을 씌우는 것보다 강점을 더욱 강화하면서 국내 시장에서 기존 국산 픽업트럭과 비교될 수 없는 이미지를 구축하고, 성공적인 판매량으로 이어 나가고 있다.
 

▲1918 쉐보레 원-톤(사진=지엠 헤리티지센터)


100년의 역사가 증명하는 상품성

우리나라에서는 자동차 보다 우마차와 인력거 등이 더 흔했던 1918년, 쉐보레는 원-톤(One-Ton)이라는 픽업트럭을 개발했다. 이후에도 영화 속에서 한 번쯤 보았을 법한 트럭들과 풀사이즈 픽업트럭인 실버라도 등을 생산하며, 노하우를 쌓아왔다.

체급상 뒷좌석이 국산 픽업트럭보다 좁은 게 사실이지만, 측면에서의 비례감은 오히려 뛰어나서 핸들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3.6리터 V6 엔진은 312마력의 최고출력과 시원한 배기음을 쏟아내고, 오프로드 주행과 견인까지 고려한 프레임 바디 설계도 역시 수준급이다. 픽업트럭은 평상시 대부분 적재함을 비우고, 후륜으로 주행해서 눈길이나 빗길에서 오히려 취약하기도 한데, 콜로라도는 오토 모드를 지원해서 뒤가 미끄러지는 걱정을 덜 수 있다.
 

▲컨커르 UEV-440과 쉐보레 콜로라도(사진=양봉수 기자)

사륜구동 모델부터 견인장치가 기본으로 장착되는데, 생산라인에서 애초부터 프레임 바디에 순정으로 작업되어 나오기 때문에 품질이 뛰어나다. 견인력은 3.2톤에 달하고, 수직하중도 320kg까지 버틸 수 있어 국내에서 정식 판매되는 차량 중 견인력으로 비교될 만한 모델은 없다. 심지어 통합형 트레일러 브레이크와 견인모드(토우&홀)가 별도로 준비되어 있어 변속기 세팅이나 트레일러가 흔들리는 스웨이 현상까지 막아준다.

적재중량은 400kg인데, 아이러니 하게도 700kg로 인증받은 국산 픽업트럭과 동등 조건에서 비교 시 콜로라도의 주행성능이 더 우수하다. 콜로라도는 400kg를 적재해도 서스펜션이 처지는 변화가 매우 적은 편이고, 당연히 가속이나 제동 성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적재함 내부는 스프레이 온 베드라이너로 처리해서 플라스틱 마감재 대비 내구성 뛰어나며, 관리도 편하다.
 

▲쉐보레 콜로라도 오프로드 주행(사진=한국지엠)


정교한 타겟 마케팅
소비자들의 요구에 발 빠른 대응

콜로라도의 역사와 상품성을 바탕으로 쉐보레는 국산 픽업트럭과 완전히 다른 노선을 택했다. 국산 픽업트럭은 은근히 트럭이기를 원하지 않으며 ‘오픈형 SUV’라는 마케팅을 펼쳐왔는데, 쉐보레는 정반대로 ‘수입 정통 픽업트럭’ 이미지를 더욱 강조했다.

쉐보레가 국내 생산 모델이 아닌, ‘수입’ 모델을 국내에 판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콜벳을 판매했었고, 카마로와 이쿼녹스도 수입차였다. 하지만 국산차도 아니고, 수입차도 아닌 애매한 상황을 타개하면서 소비자들에게 명확한 이미지 정리를 위해 쉐보레는 콜로라도 출시 직전 수입자동차협회에 가입했다. 덕분에 콜로라도와 트래버스 등은 소비자들에게도 명확한 수입차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강력한 성능과 북미에서 수입된 정통 픽업트럭의 이미지는 소비자들의 또 다른 요구로 연결됐다. 콜로라도를 구입한 많은 소비자들은 국산 픽업트럭과 비교되는 이미지를 원치 않았다. 미국에서 수입되는 모델인 만큼 수입차와 정통 픽업트럭의 이미지를 더 강조하고, 가격이 비싼 만큼 더 고급을 원했다.
 

▲쉐보레 콜로라도 오프로드 주행(사진=한국지엠)

이례적으로 쉐보레는 콜로라도 부분변경이 북미에서 공개된 직후 국내에서 판매를 시작하는 발 빠른 대응을 전개했다. 게다가 미국에서는 볼 수도, 구입할 수도 없는 Z71-X 트림들을 들여왔다. 사실 미국 판매량에 비하면 내수 판매량은 굉장히 미미한 편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시장을 위해 옵션을 정리해서 별도의 트림으로 출시한다는 게 현실적으로 그리 쉬운 일이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쉐보레가 내수 시장을 위해 노력한 만큼 소비자들의 반응은 판매량으로 이어지고 있다.

콜로라도의 시작 가격은 3,830만 원부터 시작해서 최고급 트림은 4,649만 원에 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트럭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만만치 않은 가격이다. 그러나 미국에서 직수입으로 국내에서 판매될 경우 현재 가격과 비교될 수 없을 정도로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이미 직수입 업체들은 같은 체급의 픽업트럭 수입을 꺼리는 상황이다. 또한 콜로라도의 국내 사양은 미국보다 높기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가 가능하지도 않지만, 일일이 따져봐도 오히려 더 저렴한 편이다.
 

▲쉐보레 콜로라도 오프로드 주행(사진=한국지엠)


한계 극복이 앞으로 과제

SUV, 미니밴으로는 다소 제한적이었던 여가생활에 북미 정통 픽업트럭은 소비자들의 활동 반경을 넓혀주기에 충분했고, 수입차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판매량도 제법 발생되고 있다. 그러나 콜로라도는 국산 픽업트럭처럼 하드탑을 씌워 사용하는 면세용 SUV가 아니기 때문에 판매량을 더 높이기 어렵고, 부품도 전부 수입이어서 수리비가 비싸다는 불만도 꾸준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지금처럼 강점을 더 강화해서 단점을 상쇄하는 방법도 좋지만, 앞으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일부로 치부될 수 있는 단점들도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한편, 쉐보레 콜로라도는 부분변경 모델 출시 직후 판매량이 515대로 급증했으며, 올해 10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3,911대를 기록 중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대중적인 국산차에 비하면 높지 않은 수치이지만, 수입차이면서 대중적이지 않은 모델임을 고려할 때는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bbongs142@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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