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수동이라서 구입을 고민했다면…” 현대 벨로스터 N DCT 시승기

  • 기사입력 2021.04.16 08:41
  • 기자명 김예준 기자
[오토트리뷴=김예준 기자] 개인적인 이야기는 일기장에나 쓰는 게 맞지만, 개인적인 이야기를 빼 놓을 수가 없다. 작고 빠른 해치백이 너무 좋고, 수동이라면 취향저격 그 자체다. 벨로스터 N을 구입할 뻔한 위기(?)가 이미 여러 번 있었다. 구입했으면 너무 잘 타고 다녔겠지만, 메인으로 수동 핫해치를 탄다는 건 고민이 따랐다.
 

하지만 이런 고민 따위는 접어두라는 듯이 현대차가 벨로스터 N에 DCT 모델을 추가했다. 여전히 수동을 선호하지만, 데일리카로써의 역할을 고려하면 DCT도 고민이 된다. 실제로 같은 고민을 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래서 이번 시승기를 통해서는 수동 대비 어떤 부분이 달라졌는지, 과연 수동이 아니라 DCT가 더 나은 부분도 있는지 중점적으로 확인했다.
 
▲현대 벨로스터 N DCT의 실내(사진=양봉수 기자)<br>
▲현대 벨로스터 N DCT의 실내(사진=양봉수 기자)

본 시승기는 벨로스터 N에 대해 기본적으로 아는 이들을 대상으로 작성한 만큼 차이가 없는 외관은 생략한다. 실내는 눈썰미 좋은 사람이라면 바로 변화를 알아챌 정도로 변화의 폭이 크다. 물론 아는 사람만 아는 변화지만 말이다. 센터패시아에 적용된 터치스크린은 내비게이션 무선 업데이트 같은 기능의 업그레이드 뿐만 아니라 UI를 크게 뜯어고쳤다. 기능적인 부분이 크게 바뀐 것은 아니지만, 구형 UI가 아닌 현대차의 최신 UI 덕분에 화려해진 그래픽은 신차 느낌이 강했다.
 
▲현대 벨로스터 N DCT의 버킷 시트(사진=양봉수 기자)<br>
▲현대 벨로스터 N DCT의 버킷 시트(사진=양봉수 기자)

문을 확짝 열면 N 로고에서 은은한 푸른빛이 도는 버킷 시트는 시각적인 만족도가 굉장히 높다. 일반 시트를 기준으로 이 정도의 버킷 시트라면 제법 신경 쓴 시트라는 것도 느껴진다. 그러나 일반 시트 대비 시트 포지션이 낮은 느낌이 크지 않아서 통풍 기능까지 있는 일반 시트가 더 나을 수도 있다. 심지어 가격도 버킷이 더 비싸다. 가성비 측면에서는 일반 순정시트가 낫다. 다만, ‘앞으로도 본격적인 버킷 시트 튜닝 계획은 없다. 무조건 예쁘면 그만이다’라는 식이라면 당연히 버킷을 추천한다.
 
▲현대 벨로스터 N DCT의 스티어링 휠(사진=양봉수 기자)<br>
▲현대 벨로스터 N DCT의 스티어링 휠(사진=양봉수 기자)

스티어링 휠도 큰 변화가 있다. 정확히는 다기능 스위치의 변화라고 해야 하지만 말이다. 어찌 됐건 스티어링 휠의 변화만 따지면 역대 시승했던 벨로스터 N 중 가장 큰 변화인 것은 사실이다. 차로 이탈 방지와 차로 유지 보조 버튼이 생겼고, 그 옆에는 차량을 야수로 바꿔주는 N 그린 시프트(NGS) 버튼이 자리 잡고 있다. NGS 버튼을 누르면 약 20초간 엔진과 변속기는 차량이 발휘할 수 있는 최고 성능을 발휘하며 운전의 재미를 극대화한다. 벨로스터 N 스티어링 휠에 패들시프트가 생긴 것도 기다리던 변화다.
 
▲현대 벨로스터 N DCT의 기어노브(사진=양봉수 기자)<br>
▲현대 벨로스터 N DCT의 기어노브(사진=양봉수 기자)

벨로스터 N의 성능은 이전부터 만족스러웠기 때문에 이번에는 DCT에 초점을 맞춰서 시승했다. 가장 먼저 체감된 변화는 쏘나타 N 라인에도 벨로스터 N과 동일한 8단 습식 DCT가 적용됐지만, 두 변속기의 감각이 크게 달랐다는 것이다.
 
같은 변속기지만 쏘나타 N 라인의 경우 N 라인이고 패밀리카인 만큼 변속 충격을 최대한 자제한 느낌이라면, 벨로스터 N은 “펀카니까 이 정도의 재미는 줄게”라며 일부러 변속 충격을 세게 세팅한 느낌이다. 1단에서 출발 시 클러치가 붙기 전까지는 가속페달을 밟아도 RPM만 올라갈 뿐이지만 클러치가 붙기 시작하면 뒤통수를 때리는 변속 충격과 함께 차가 튀어나간다.
 

변속 속도도 빠르고, 무엇보다 수동모드에서 RPM이 높더라도 강제적으로 변속하지 않는 것이 맘에 들었다. 그간 현대차들은 수동모드라고 해도 강제적으로 단수를 변경했지만, 8단 습식 DCT는 변속을 제멋대로 하지 않는다. 덕분에 런치 컨트롤도 사용이 한결 편리해졌다. 수동 모델에서 컸던 팝콘 소리가 DCT 모델에 와서는 줄어들긴 했지만,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들리는 팝콘 소리는 여전히 듣기 좋았다.
 
사용시간이 짧긴 하지만 NGS 역시 운전의 재미를 더해주는 요소다. 20초간 발동되는 NGS는 시간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더욱 박진감을 더해줬다. 많은 시승을 통해 익숙한 차량이기도 했고, ‘습식 DCT’에 대한 막연한 믿음 때문인지 몰라도 재밌는 와인딩을 즐겼다.

수동변속기는 차량 전체를 온전히 내가 조정한다는 것이 크기 때문에 운전이 재밌다. 반면 DCT는 빠른 변속 속도로 코너 공략에 박진감을 더해줘 재밌는 운전을 가능케 한다. 이번 벨로스터 N 역시 이전과 같은 코스를 시승했고, DCT 변속기의 잦은 개입이 예상돼 수동변속기 차량이 더 재밌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는 착각이었다.
 


수동모드에서는 변속기가 레드존에 근접하더라도 퓨얼 컷으로 출력을 제한할 뿐 변속은 수동변속기처럼 운전자에게 고스란히 맡겼고, 클러치 없이 패들시프트를 통해 손가락만 ‘까딱’ 움직여 주면 재빠른 변속이 가능해 코너를 탈출하자마자 재 가속 시 허둥대는 법이 없었다. 비로소 벨로스터 N이 제짝에 맞는 짝꿍을 만난 느낌이었다.

수동 변속기 차량은 ‘날것의 맛’이 있다면 DCT 차량은 변속기뿐만 아니라 운전의 재미를 더해줄 다양한 기능과 함께 전방 충돌방지, 차로 유지, 차로 이탈방지 보조와 후측방 충돌 경고 등 다양한 안전사양까지 더해져 안전하면서도 재밌는 운전을 가능하게 해줬다.
 


DCT 변속기 추가는 예상보다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운전의 편리함은 물론이며, 추가된 다양한 기능은 운전자를 베테랑 레이서가 된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벨로스터 N의 슬로건은 '모터스포츠의 두근거림을 일상으로'다. 편의사양에 중점을 둔 차량들과 다르게 이전부터 벨로스터 N은 전용사양들로 운전의 재미를 극대화했었다. 여기에 DCT 모델은 빠른 변속속도와 프로그램 로직들이 더해져 더 재밌어졌다.

벨로스터 N DCT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250만 원의 비용이 추가된다. 그러나 더욱 깊어진 운전의 재미와 전용 기능들은 250만 원 이상의 값어치를 충분히 해낸다. 만약, 벨로스터 N을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있다면 DCT 모델을 추천한다.

kyj@autotribune.co.kr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