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하이브리드 SUV의 가능성은 어디까지?", 볼보 XC90 B6 체험기

  • 기사입력 2021.04.15 09:32
  • 기자명 김예준 기자
[오토트리뷴=김예준 기자] 볼보의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추가된 B6 파워트레인은 볼보 SUV의 맏형 XC90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됐다. 볼보는 XC90를 통해 SUV는 디젤이라는 기존 방정식 대신 마일드 하이브리드라는 새로운 대안을 내놓았다.
 
▲볼보 XC90 전측면(사진=양봉수 기자)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하며 크기를 키운 S90과 다르게 XC90은 부분변경을 진행하면서도 디자인 대부분을 그대로 유지했다. 크롬의 적용 비율을 높이고 그릴의 디자인은 살짝 손본 정도다. 오랜 기간 디자인을 유지한 탓에 XC90은 눈에 완전히 익어 버렸다.
 
눈에 익은 덕분에 XC90의 크기를 잊어버리고 있었다. 시승을 위해 도로로 나가니 그제서야 차가 크다는 사실이 실감 났다. 우연하게 기아 쏘렌토와 나란히 달릴 경우가 생겼다. 기아 쏘렌토는 세대를 거듭할수록 크기가 커져 현행 모델의 전장X전고X전폭은 4,810X1,700X1,900mm에 달한다.
 
▲볼보 XC90 측면(사진=볼보자동차 코리아)

XC90의 전장X전고X전폭은 4,950X1,765X1,960mm로 모든 수치가 더 크다. 특히나 전고는 쏘렌토 운전자의 눈높이보다 주먹 한 개 이상이 차이 날 정도로 높은데, 나란히 달리기 전까지 그 크기가 체감되지 않았다는 것이 놀라웠다. 그만큼 디자인이나 차체의 비율이 한눈에 와닿지 않을 정도로 완벽하기 때문이다.
 
▲볼보 XC90 운전석(사진=양봉수 기자)

기존 최상위 모델에서만 적용됐던 오레포스 크리스털 기어봉이 이번 B6 모델까지 확대 적용된 것을 제외하고는 예전부터 차분하면서도 은은한 고급스러움을 뽐내던 XC90의 실내는 변한 것 없이 그대로다. 기존 볼보의 시승차들은 다 기계식 기어봉을 사용했기에, 이번 행사가 볼보의 오레포스 전자식 기어봉을 처음 체험해본 기회였다. 볼보는 기어를 변속할 때 무조건 N 단을 거치도록 만들었다. 다른 브랜드라면 불평했을 부분이지만, 볼보니까 불평 대신 이해가 됐다. 기어 오작동 방지를 위한 안전책이지 않았을까.
 
▲볼보 XC90 트렁크(사진=양봉수 기자)

볼보는 시트가 얇으면서도 안락하게 탑승자를 감싼다. 또한 시트의 높이 조절폭이 상당히 큰데, XC90 역시 마찬가지다. 시트를 높이더라도 머리 공간이 충분해 답답함이 없고 탁 트인 시야를 제공한다. S90과 다르게 2열은 리클라이닝 기능도 지원해 2열의 공간 활용도는 XC90가 더 좋았다.
 
▲볼보 XC90의 B6 엠블럼(사진=양봉수 기자)

이번 XC90에 적용된 B6 파워트레인은 2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에 전기식 슈퍼차저가 더해진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됐다. 그 결과 300마력의 최고출력과 42.8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큰 덩치에도 불구하고 0-100km/h의 가속 시간은 6.7초로 가뿐한 움직임을 선보인다.
 
볼보는 탄탄한 독일차와는 다르게 안락한 승차감을 선보이는 브랜드다. 이러한 특징은 XC90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시승코스 중 일부는 약간의 와인딩 코스가 포함돼 있었다. 부족함 없는 출력의 파워트레인이라고 한들, 이 차는 대형 SUV고 부드러운 승차감이기 때문에 어차피 과격한 코너 공략에는 무리가 따르는 차량이다.
 
▲볼보 XC90 B6에 적용된 휠(사진=양봉수 기자)

코너는 도로가 제한한 수준으로 돌아나갔다. 승차감이 부드러운 탓에 약간의 쏠림이 있긴 하지만, 신기하게도 서스펜션이 무른 다른 SUV 들과 다르게 과장된 움직임을 보여주지는 않았다.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 덕분에 고바위 구간에서도 차량이 제법 순발력 있게 치고 나갔다. 무리하지 않으며 유유자적 드라이빙을 즐긴다면 만족도 높은 승차감과 파워트레인을 갖췄다.
 
볼보의 가치는 안전사양만으로도 충분하다. 특히 반자율 주행 시스템인 파일럿어시스트를 빼놓을 수 없다. 시승코스가 길지 않은 탓에 안전사양을 다 체험해 볼 수는 없었지만, 파일럿어시스트는 무조건 경험해 본다는 생각으로 사용했다.
 
차선 인식률은 빠르면서도 정확해 차선을 변경하더라도 금세 차로 중앙을 유지했다. 여기에 설정된 속도를 재빠르게 도달하기 위해 급가속을 하는 차량들과 다르게 XC90은 부드럽게 설정된 속도까지 가속을 이어간다. 이러한 부분은 운전자로 하여금 맹목적인 믿음까지는 아니더라도 신뢰를 주기에는 충분했다.
 
▲볼보 XC90 전측면(사진=양봉수 기자)

XC90은 국내에서 급속도로 확산되는 대형 SUV 시장에서 친환경 파워트레인을 제법 빠르게 도입한 차량이다. 대형 SUV를 타면서 연비를 생각해 디젤 파워트레인을 선택하는 소비자들도 있다. 하지만 디젤엔진의 태생적 한계는 아무리 비싼 프리미엄 브랜드의 대형 SUV라고 해도 감출 수 없는 부분이다.
 
볼보는 여기에 XC90에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더한 B6 파워트레인을 선보여 친환경 조건을 충족하면서도 여유로운 출력, 여기에 10km/l 이상의 연비까지 확보했다. 소소하긴 하지만 무엇보다 친환경 조건을 충족해 국내 기준 2종 저공해차로 분류돼 다양한 혜택도 누릴 수 있다.
 
XC90이 출시 초반 돌풍을 일으켰던 것처럼 독보적인 친환경 파워트레인을 탑재해 이번 XC90 B6 역시 돌풍이 예상된다.
 
kyj@autotribune.co.kr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