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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 없는 가족용 미니밴,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시승기

  • 기사입력 2016.03.31 08:23
  • 기자명 오토트리뷴

[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국내 자동차 시장의 미니밴 수요는 적지 않지만, 마땅히 살만한 차량은 많지 않다. 기아 카니발이 공명음으로 아무리 논란이 되도 높은 판매량을 유지하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수입 미니밴으로는 혼다 오딧세이나 토요타 시에나가 대표적이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고, 3.5리터가 넘는 가솔린 엔진을 사용하기 때문에 주유비나 세금 등의 유지비에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이런 수입 미니밴 시장에 가뭄의 단비처럼 반가운 유럽산 디젤 미니밴이 국내에 상륙했다. 시트로엥이 시판 중인 그랜드 C4 피카소는 경쟁모델대비 크기는 약간 더 작지만, 그래서 누구나 운전하기 편하고, 디젤 엔진을 탑재하고 있어 연비도 뛰어나다. 7인승 구조여서 미니밴의 기본기도 두루 갖추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모델명과 딱 어울리는 디자인





피카소는 독특하게 해드램프가 낮게 위치하고 있다. 그래서 주간주행등의 위치가 더 높고, 사람으로 치면 눈이 어디에 붙어있는지 확인하기가 쉽지 않아 낯설다. 그렇지만 실물로 보면 훨씬 더 개성 있고, 의외로 이상하지도 않다. 오히려 피카소의 작품처럼 독특하지만 멋져 보인다고 해야 할 것 같다.


후드부터 이어지는 A필러는 각도가 세단처럼 누워있다. 각도가 워낙 누운 탓에 A필러를 두 갈래로 나누어서 사각지대를 최소화했다. A필러에서 시작되는 포인트 컬러는 지붕에서 루프랙으로 이어지고, 후면부에서는 D필러를 감싸면서 멋지게 마무리된다. 휠 사이즈가 16인치여서 시각적으로는 살짝 아쉽지만, 승차감이나 연비에 있어서는 상당한 도움이 됐다.



테일램프 디자인은 특히 멋스럽다. 테일램프는 상하단으로 나뉘어 배치돼 차량이 보다 넓어 보이기도 하고, 세부적으로는 크롬과 같은 소재를 사용해서 고급스럽고 입체적으로 표현되기도 했다. 특히 야간에는 테일램프가 더 오묘하면서 입체적으로 보여 더욱 돋보인다. 이 밖에 볼륨감 있고, 깔끔한 디자인에서는 고급스러움이 묻어나기도 한다.


굉장한 공간감과 실용적인 구성





그랜드 C4 피카소의 크기는 카렌스보다 조금 더 큰 수준이고, 카니발과 비교해서는 전장이 50cm 정도 짧다. 하지만 실내에 탑승했을 때의 공간감은 카니발과 비슷하거나 그 이상이다. 일단 전면 유리가 매우 광활하기 때문에 운전석에서는 마치 헬기를 탄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고, 미니밴에서는 보기 어려운 파노라마 글래스가 적용돼 뒷좌석 탑승객도 뛰어난 개방감을 누릴 수 있다.



인스트루먼트 패널이나 운전석, 센터페시아 등의 구성은 전반적으로 괜찮은 편이다. 시각적인 디자인이나 공간감도 상당히 좋고, 조작성도 뛰어나다. 레버형태의 변속기가 다소 어색하긴 하지만, 몇 번만 조작하면 금새 적응되고, 계기반이 중앙에 위치한 것도 크게 어색하지 않다. 특히 계기반은 세가지 그래픽으로 지원해서 취향에 맞게 설정할 수도 있다.






시트는 보기보다 편안해서 장거리 주행 후에도 피로도가 낮은 편이다. 또 중앙에 위치한 센터콘솔은 필요에 따라 제거할 수도 있는데, 제거를 하더라도 그 나름대로 사용할 수 있는 구성을 갖추고 있어서 실용적이다. 불편한 구석도 있다. 내비게이션 위치가 너무 낮다. 위치가 낮아서 조작성은 뛰어나지만, 내비게이션은 위치는 높을수록 좋다. 낮으면 시야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안내 방향을 놓치기 십상이다. 1.6 모델에는 직물시트만 장착돼서 오염에 상당히 취약할 수 밖에 없다.



3열을 접었을 때 트렁크 공간은 싼타페와 비교해도 괜찮을 정도로 넓다. 3열시트는 바닥에 수납되어 있고, 필요에 따라 펼처서 사용할 수 있는데, 사실 사이즈가 넉넉하지는 못하다. 그나마 2열 시트에 슬라이딩 기능이 있어서 성인도 탑승을 할 수는 있지만, 성인이 편안하게 탑승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다. 시트는 1:1:1로 모두 접을 수 있고, 아주 평평하게 접혀서 큰 짐을 적재하기에도 좋다.


본질에 충실한 주행성능



엔진은 1.6리터 혹은 2리터 디젤엔진을 장착하는데, 시승차는 1.6리터 모델이고, 6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린다. 시승차는 보통 상위급 모델이 제공되기 때문에 당연히 2리터 모델일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렇게 착각이 들 정도로 1.6리터 엔진은 뛰어난 성능을 발휘했다.


저 배기량 엔진을 장착했지만, 가속에는 별다른 스트레스가 없다. 최고출력이 120마력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성능이다. 가속성능이 빠르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저속영역에서 뿜어져 나오는 묵직한 30.6kg.m의 최대토크가 답답함을 씻겨준다. 엔진은 질감이 거칠지 않고, 부드러운 편이다. 변속기는 당연히 푸조의 MCP변속기처럼 울컥거리는 일이 없고,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변속된다. 미니밴임에도 불구하고, 패들시프트가 있어서 필요에 따라 수동으로 조작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제동성능은 특정 영역에서 밀리거나 쏠림 없이 일정하다. 서스펜션이 편안한 승차감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급제동을 하면 당연히 차가 앞으로 쏠린다. 하지만 평소에는 거친 노면에서도 충격을 잘 흡수하고, 고속주행에서는 가벼운 느낌 없이 안정감 있는 주행성능이 일품이다.

정부 인증의 복합연비는 15.1km/l. 하지만 실제 연비에서는 도심연비도 이정도 수준을 기록했고, 복합연비는 17km/l 이상, 고속연비는 무려 23km/l를 기록했다. 현재 국내에서 시판 중인 미니밴 중에서는 최고 수준이라고 할만하다.


경쟁력은 이미 충분


국내 미니밴 시장은 카니발이 독점하고 있다. 그렇지만 카니발은 점점 커져가고 있고, 과거 현대 트라제 XG같은 크기의 미니밴은 더 이상 판매되지 않고 있다. 수입 미니밴도 이미 여러 차례 출시됐지만, 판매량이 부진했던 것은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유지비 문제가 컸고, 차체도 너무 커서 여성들이 운전하기에도 상당히 부담스러웠다.

그러나 그랜드 C4 피카소는 이런 카니발의 단점들을 두루두루 메우며 장점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크기가 무조건 큰 차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아니라면, 연비와 승차감까지 갖춘 그랜드 C4 피카소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물론 시승차의 가격은 사실상 4천만 원에 가까워서 가격장벽이 상당하다. 푸조 2008처럼 보다 공격적인 가격으로 책정된다면, 국내에서도 그랜드 C4 피카소의 흥행은 그리 먼 이야기 같지만은 않아 보인다.

양봉수 기자 bbongs142@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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