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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 아빠의 자격, 혼다 파일럿 시승기

  • 기사입력 2016.04.22 10:16
  • 기자명 오토트리뷴

[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혼다 파일럿은 평범한 아빠도 슈퍼맨으로 변신시켜주는 마법의 수트 같은 자동차다. 겉보기엔 평범하지만, 파일럿의 능력은 무궁무진하고, 활동 범위도 넓다. 운전의 즐거움을 강조하기보다는 가족의 즐거움과 행복을 여유롭게 담아낸 차, 파일럿을 시승했다.



거대하지만 세련된 외관




파일럿의 기존 디자인은 정말 투박하고, 뭔가 피곤해 보이게 생겨서 보는 것만으로도 탄식이 절로 나왔다. 그러나 신형에서는 안타까웠던 디자인이 완벽하게 개선됐다. 모든 디자인들은 세련미가 흘러내릴 정도로 멋지게 다듬어졌는데, 특히 전면부는 커다란 크롬 바를 헤드램프 끝까지 찔러 넣어 차체를 넓고 안정감 있어 보이게 한다. 주간주행등은 특이하게도 이와 함께 헤드램프를 감싸고 있다. 범퍼 중간에는 방향지시등이 위치하고, 범퍼에는 안개등도 포함하고 있다.


측면에서 본 파일럿은 정말 거대하다. 전장이 4,955mm로 고급 대형세단만큼 긴 정도는 아니지만, 휠베이스가 2,820mm에 달하고, 전고는 1,775mm나 돼서 현대 맥스크루즈보다도 살짝 더 크다. 특히 창문이 매우 넓고 시원한데다, 뒤로 갈수록 윈도우 벨트라인이 치켜 올라가 스포티하면서 넓어 보이는 디자인이 크게 강조됐다. 차체가 워낙 거대한 탓에 20인치 휠이 장착됐음에도 전혀 커 보이지 않는다.




LED 테일램프는 자 형태로 디자인되었는데, 그 구성이 꽤 심플하다. 범퍼 하단부는 검은색 투 톤으로 처리돼 차체 보호와 실용성에 도움을 주면서도 크롬라인을 넣어 균형감과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잃지 않도록 했다. 특히 범퍼 하단부의 크롬라인은 신의 한 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시각적 효과가 대단하다.



공간 활용과 실용성에 최적화된 구성



실내도 기존이 비하면 고급 세단과 같은 수준으로 변화했다. 기본적인 실내장식은 어코드처럼 블랙 하이그로시 소재가 스티어링 휠, 대시보드, 변속기 주변부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됐다. 모든 조작은 간단하고, 직관적이다. Back버튼을 눌러 사용해야 하는 내비게이션을 제외하면 모든 조작은 설명서가 필요 없이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속도는 숫자로만 표시되지만 가시성이 매우 좋고, 디스플레이에 표시되는 주행정보는 영어로 표시되긴 하지만 어려운 내용이 없어 불편함은 없다. 그래도 현지화를 위해 센터페시아처럼 계기반도 한글화까지 조금 더 완벽히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여전히 남는다.



미국을 주 타깃으로 하는 SUV답게 수납공간이 매우 많다. 도어 안쪽으로는 무려 3단으로 나뉘어 수납공간이 제공된다. 도어 손잡이부터 중간, 하단까지 나뉘는데, 단순히 공간만 나눠둔 것이 아니라 실용성도 좋다. 센터콘솔에는 커다란 가방도 넣을 수 있는 수납공간이 준비되어 있으며, 핸드폰과 같이 작은 물건도 올려둘 수 있는 아이템도 갖추고 있다. 뒷좌석 도어에서도 도어별로 2개의 음료를 고정시켜둘 수 있고, 3열에서도 컵홀더와 수납공간이 마련되어있다.







시트는 단순히 크고 넓기만 한 것이 아니고, 포지션도 편하다. 운전석은 세밀한 조정이 가능하고, 2열은 3열로 타고 내리기가 쉽게 반 자동으로 작동된다. 3열은 옹색한 공간이 아닌 진짜 성인도 탑승할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한 크기의 시트와 공간이 제공된다. 당연히 2열만큼 여유롭지는 못하지만, 3열을 시트를 갖춘 SUV 중에서는 가장 넉넉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시트를 접으면 완전히 평평한 공간이 확보돼 성인 2명은 거뜬히 누울 수 있을 정도여서 캠핑이나 낚시 등을 다닐 때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기대 이상의 편안함



파일럿은 3.5리터 가솔린 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284마력, 최대토크 36.2kg.m을 발휘하고, 6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린다. 그래서 평소에는 아주 조용하고 나긋나긋하게 주행할 수 있는데,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폭발적인 엔진음과 배기음이 쏟아지면서 가속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5미터에 달하는 차체와 2톤에 육박하는 공차중량 덕분에 마음 놓고 달릴 수 있는 곳은 쭉 뻗은 고속도로가 아니면 엄두를 내기가 어렵다.


가솔린 모델이니 정숙한 것은 당연하고, 혼다의 3.5리터 V6 i-VTEC엔진이니 더 언급할 필요도 없이 만족스러운 감성을 제공한다. 하지만 이런 엔진보다 더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6단 자동변속기다. 얼마나 부드러운지 시승 초반에는 계속 무단변속기로 착각했을 정도다. 변속충격이 없이 아주 매끄럽게 기어가 변속되고 고속에서도 저 rpm을 유지했다. 이런 변속감은 가족 또는 아이가 탑승하는 패밀리카에서는 정말 만족스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서스펜션은 당연히 승차감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극단적으로 편안하다. 정말 도로 위를 떠가는 듯한 느낌인데, 그렇다고 불안하지는 않다. 애초에 가족이 탑승하고 있다는 생각에 과속을 하지 않는 게 첫 번째 이유고, 두 번째로는 서스펜션이 무너져도 운전자가 감당할 만큼은 여지를 주기 때문이다. 또 브레이크 성능은 믿음이 갈 정도로 일정하며, 안정적이다.



실제로 탑승해보면, 겉보기보다 조금 더 큰 느낌을 받게 된다. 크기로 보면, 레인지로버나 익스플로러와 비교될 수도 있다. 하지만 보닛이 경쟁모델보다 살짝 짧은 편이어서 운전하기에는 상당히 수월하다. 그리고 A필러가 얇게 제작되어 있고, 사이드 미러는 광각으로 크고 넓게 제작된데다가 우측에는 사각지대 카메라까지 탑재하고 있어서 사각지대는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시야가 좋다.


여건상 비포장이나 오프로드 같은 곳은 주행하지 못했는데, 파일럿은 지형관리 모드 시스템도 탑재하고 있어 진흙탕, 모래, , 산악도로 등도 어렵지 않게 주행할 수 있다. 또 고속도로에서는 차선 이탈경고 시스템과 도로이탈 경감 시스템, 전방추돌 경고 시스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이 편안한 주행을 돕는다.

복합연비는 공식적으로 8.9km/l인데, 실제연비는 8.6km/l 정도를 기록했고, 고속도로 연비도 표기된 수치와 비슷하게 리터당 10km대를 유지했다. 이는 연비 주행을 하지 않고, 일상적인 스타일로 운전했기 때문에 차체 사이즈나 무게, 3.5리터 가솔린 엔진임을 감안하면 훌륭한 수준이다.



아빠의 어깨가 넓어지게 만들어주는 차



파일럿은 디자인부터가 과감해서 바라만 봐도 뿌듯하고, 당당해지게 한다. 활동범위가 넓어 어디든 달릴 수 있고, 온 가족과 함께 짐을 가득 싣고 여행을 떠나기에도 좋다. 가솔린 모델이지만, 연비가 우수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정말 크기나 무게를 고려하면 리터당 9km/l에 육박하는 복합연비는 국산 3리터 디젤엔진을 장착한 기아 모하비와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는 수치다. 그러면서도 가격은 포드 익스플로러 보다는 조금 더 저렴한 5,390만원에 책정했다. 이미 계약 후 출고까지 대기기간이 꽤 긴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파일럿의 진가를 확인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 앞으로 인기는 더 뜨거워질 것으로 기대된다.


양봉수 기자 bbongs142@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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