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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시승4] 끝없는 고민, 쉐보레 말리부 VS 르노삼성 SM6

  • 기사입력 2016.06.21 12:36
  • 기자명 오토트리뷴

현대 쏘나타와 기아 K5는 어느새 변방으로 밀려나고, 쉐보레 말리부와 르노삼성 SM6가 국내 중형세단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말리부를 장기 시승하는 동안 SM6와 말리부 중에서 어떤 차가 더 낫냐는 질문을 수없이 받아왔습니다.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말리부 VS 고급세단 같이 우아한 SM6

외관부터 비교해보면, 두 모델은 모두 낮고 넓은 디자인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최근 유행하는 디자인 추세라고 볼 수 있죠. 그런데 분위기는 완전히 다릅니다. 말리부는 라인을 시원하고 과감하게 그려냈고, SM6는 차분하고, 안정감 있게 표현했습니다. 또 말리부는 굉장히 입체적인 반면에 SM6는 볼륨감 있어 두 모델이 지향하는 방향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측면에서는 일단 말리부가 크기로 압도합니다. SM6와 비교해서 전장은 76mm 휠베이스는 20mm가 더 긴데요. 수치상으로는 정말 별차이가 안 나지만, 말리부는 쿠페 스타일을 적용해서 전고도 SM6보다 더 낮기 때문에 수치상 차이보다 훨씬 더 길어 보입니다. 말리부는 캐릭터라인도 과감하게 뻗어있고, 화려한 모습이 돋보입니다. 그에 반해 SM6는 볼륨만 넣어 줬을 뿐 상당히 점잖습니다. 하지만 19인치 휠의 디자인은 말리부보다 SM6가 더 고급스럽고 화려해 보이고, 균형감도 뛰어납니다.



말리부는 루프라인부터 트렁크 끝까지 쿠페처럼 아주 완만하게 떨어집니다. 보조제동등을 상단에 LED로 길게 위치시켜놔서 마치 고급세단을 보는 듯합니다. 또 테일램프도 LED와 전구를 적절히 사용했고, 머플러도 드러내서 스포티한 감성이 물씬 풍겨집니다. SM6는 전통적인 세단형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테일램프는 가로형으로 길고 안정감 있게 디자인되어 고급스러워 보이기도 합니다. 다만 머플러 팁은 디자인만 존재하고, 실제로는 범퍼 안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여유로운 말리부 vs 고급스러운 SM6

말리부의 실내는 현대 그랜저 만큼이나 크고 여유롭습니다. 쏘나타도 뒷좌석은 부족함이 없었는데, 말리부는 그보다도 조금 더 넓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도어와 대시보드, 센터 콘솔 등은 가죽으로 감싸서 고급스럽게 표현하려고 했지만, 실제로는 인스트루먼드 패널이나 도어 대부분은 플라스틱으로 마감되어 있습니다. 보통 우레탄으로 마감하는 동급 차량들에 비해 아쉬운 부분입니다. 그렇지만 SM6와 비교해서는 센터페시아를 비롯한 모든 버튼들이 직관적이고, 수납공간도 다양하다는 게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SM6는 준중형만큼이나 뒷좌석이 많이 좁습니다. 요즘 준중형 모델들의 뒷좌석이 넓어지기도 했지만, 일반적인 중형세단을 생각하면 타고 안될 정도로 실내가 여유롭지 못합니다. 그래도 SM6의 실내는 아주 고급스럽습니다. 시트의 바느질도 그렇지만 8.7인치 세로형 터치스크린과 다양한 컬러의 무드등은 차량을 훨씬 더 고급스럽게 표현해 주죠. 계기반도 모두 그래픽으로 표시되며, 스티어링 휠의 파지감도 적당하니 좋습니다. 다만 S-링크는 센터페시아를 깔끔하게 정리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고급스럽게도 표현해주지만, 버튼이 숨어 있기 때문에 직관성은 매우 떨어지는 편입니다.

차가 알아서 하는 말리부 VS 운전자가 선택할 수 있는 SM6

말리부와 SM6는 공통적으로 터치스크린을 통해서 운전자가 차량에 관해 많은 부분을 직접 설정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방향지시등이나 경고음의 음량과 주행 후 라이트가 몇 초간 유지되게 할지 등에서 말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세부적인 설정은 SM6가 더 다양합니다. 심지어 SM6는 마사지 시트도 어떤 강도로 사용할지 터치스크린을 통해 조작할 수 있지만, 말리부는 마사지 시트 자체가 없습니다. 뒷좌석에는 열선시트가 없는 것도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죠. SM6는 세로형 디스플레이를 적용하고 있고, T-맵을 사용해서 내비게이션에 대한 소비자들의 만족도도 좋은 편입니다.


쉐보레의 기존모델들과 달리 말리부도 내비게이션이 장착됩니다. 말리부의 내비게이션은 특별히 좋거나 나쁘지 않고, 무난한 편입니다. 오디오는 둘 다 보스스피커가 장착됩니다. 특히 SM6의 경우 무손실 디지털 음원 재생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체감상으로는 말리부의 오디오가 더 나은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별차이가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 외에는 SM6에 말리부에도 없는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후방 커튼 등의 사양이 준비되어 있어서 적어도 편의사양만큼은 SM6가 확실히 앞서는 것으로 보입니다.


고성능 추구한 말리부 VS 다운사이징의 SM6

말리부는 조만간 하이브리드 모델도 출시할 예정이지만, 일단 1.5 가솔린 터보와 2.0 가솔린 터보 두 가지 라인업을 갖추고 있습니다. 1.5리터라는 배기량 때문에 1.5 가솔린 터보의 힘이 부족하지 않겠냐는 인식이 있지만, 실제로 그렇게 힘이 약하지는 않습니다. 최고출력이 166마력, 최대토크가 25.5kg.m나 되기 때문에 SM6 2.0 자연흡기 모델보다 낫습니다. 또 연비위주로 편안히 타는 차량이지 고성능을 추구하는 모델이 아니라는 특성을 감안하면, 가속성능도 2.0 자연흡기와 비슷해서 오히려 2.0 가솔린 터보보다 편안하다는 느낌도 받을 수 있습니다.


말리부는 2.0 가솔린 터보를 고성능으로, SM6 1.6 가솔린 터보를 고성능 모델로 두고 있습니다. SM6 1.6리터라는 배기량에도 불구하고, 최고출력이 190마력이나 되고, 최대토크도 26.5kg.m으로 크게 부족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7 DCT가 맞물리기 때문에 가속성능(0-100km/h) 7.7초로 시원시원한 편에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말리부는 배기량이 훨씬 높기 때문에 최고출력과 최대토크 모두 253마력, 36kg.m으로 압도적입니다. SM6 1.6 터보도 정말 잘나간다는 생각이 드는데, 말리부는 최고 제한속도까지 거침없이 밀어 부칠 정도로 강력합니다. 심지어 출력만 보면 BMW 528i, 메르세데스-벤츠 E300보다 높습니다.


말리부는 직진 가속력이 아주 좋습니다. 하지만 기존 모델대비 차가 보다 편안하게 세팅되고, 크기도 커져서 코너링에서 과격하게 몰아 부치면 약간 불안함도 느껴집니다. 이와 관련해서 한국지엠의 말리부 담당연구원께 알아보니, 서스펜션이 부드럽게 세팅된 것은 국내 소비자들의 성향에 맞춘 것이라고 합니다. 제 개인적인 주관이 아닌 것이라 실제로 부드러워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각종 테스트 결과를 살펴보면, 체감상 불안하긴 해도 실제로는 수치상으로는 경쟁모델 대비 상당히 안전한 것으로 측정되고 있으니 안전상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습니다.


SM6는 말리부에 비해서 굉장히 단단합니다. 평소에 편안한 승차감을 선호하시던 분들은 약간의 어색함이 느껴질 수도 있을 정도로 단단한 승차감을 자랑합니다. SM6 R-EPS를 적용하고 있지만, 토션빔을 기반으로 한 AM링크의 적용으로 초반에 논란이 됐었는데요. 이런 논란은 출고 이후 모두 사라진 것처럼, 실제 코너링 능력에 있어서는 상당히 만족스럽습니다. 기존 토션빔에 대한 불신을 싹 지워줄 정도죠.


요약해서 정리하자면, 직진 가속력은 말리부, 단단한 승차감은 SM6가 낫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게다가 SM6 S-링크로 운전자가 원하는대로 서스펜션 감쇄력 조절이나 스티어링 휠의 감도 조절도 가능한 반면, 말리부는 드라이브 모드를 운전자가 조작할 수 없고, 1.5 모델에서는 스타트&스톱도 차량에서 자체적으로 판단해 작동시켜줘서 선택권이 많지 않습니다.



가격은 서로 비슷

우리가 차를 구입할 때는 차량의 성능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얼마짜리 차를 구입할 지 예산을 정하는 게 먼저입니다. 그만큼 차량가격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요. 말리부는 2,310만 원부터 3,181만원, SM6 2,376만원부터 3,190만원으로 말리부가 약간씩 더 저렴하지만 가격차이가 미미하기 때문에 사실상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결국 취향의 차이

말리부와 SM6는 모두 굉장한 상품성을 갖춘 모델들입니다. 내수 시장에서 절대자로 군림했던 현대 쏘나타를 잡기 위해 출시된 모델인 만큼 빈틈보다 장점이 압도적으로 많죠. 그렇기 때문에 본인의 취향에 맞춰 구입하는 것이 현명한 소비로 보여지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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