팰리세이드가 출시됐는데도, 맥스크루즈를 단종하지 않는 이유는?

[오토트리뷴=김준하 기자] 현대차의 대형 SUV 팰리세이드는 출시 후 사전 계약 대수가 2만 대를 돌파할 정도로 국내 시장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일부에서는 팰리세이드를 맥스크루즈의 후속 모델로 보는 시각이 있는데, 정작 현대차는 맥스크루즈를 단종하지 않아 그 이유에 관심이 모아진다.



실제로 현대자동차 홈페이지에 기재된 SUV 라인업은 소형 코나, 준중형 투싼, 중형 싼타페에 더해 대형 모델 펠리세이드와 맥스크루즈 총 5종으로 구성된다. 후속 신형 모델이 출시되면 기존 구형 모델 정보를 바로 삭제한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행보다. 세간에서는 팰리세이드가 베라크루즈의 후속인지, 아니면 맥스크루즈의 후속인지에 대한 의견이 아직 분분한 상태다. 반면, 현대차는 팰리세이드가 특정 차량의 후속 모델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신모델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어 입장 차가 분명하다.



맥스크루즈는 구형 싼타페 DM을 바탕으로 만든 롱바디 모델로, 부족한 SUV 라인업을 확대하기 위한 가지치기 모델이다. 그래서 미국 시장에서는 3세대 싼타페 DM을 싼타페 스포츠로, 맥스크루즈를 싼타페로 구분해 판매했다. 하나의 모델을 기반으로 다양한 추가 모델을 구성하는 것은 부족한 라인업을 보강하기 위해 자동차 제조사들이 주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그런데 팰리세이드를 맥스크루즈의 후속 모델로 인식하게 되면, 완전히 새롭게 개발한 신차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현대차의 의도와 달라지게 된다. 맥스크루즈가 6, 7인승 모델을 출시하기는 했지만 어디까지나 중형 SUV인 싼타페를 기반으로 만든 모델인 반면, 팰리세이드는 기본 7, 8인승 대형 SUV로 현대차 역사상 최초로 선보이는 대형 SUV 모델이다. 따라서 맥스크루즈와는 차급과 성격이 다른 모델임을 강조하기 위해 팰리세이드의 이미지가 완전히 정착하기 전까지 병행 판매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맥스크루즈가 그다지 성공적인 모델이 아니었다는 점도 팰리세이드와의 완전 분리가 필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다. 맥스크루즈는 2015년 1만 506대를 정점으로 매년 판매량이 감소하기 시작해 2018년 1월부터 11월까지의 누적 판매량은 1,750대에 불과하다. 경쟁 모델인 기아 모하비에 뒤처진 것은 물론이고, 쌍용 G4 렉스턴의 2018년 누적 판매대수 1만 5,411대와는 비교하기도 민망한 수준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는 말처럼 굳이 성공적이지 못한 모델과의 연관성을 이어갈 필요가 없다.



팰리세이드의 해외 출시 전까지 맥스크루즈가 SUV 라인업을 구성해야 할 이유도 있다. 국내 시장은 지난 12월 팰리세이드가 출시돼 소형부터 대형까지 SUV의 라인업이 구축된 상태지만, 미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은 아직 정확한 출시 일자가 정해지지 않았다. 그러지 않아도 SUV 라인업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현대차 입장에서는 맥스크루즈를 빨리 단종시키는 것보다 팰리세이드가 해외 출시되기 전까지 하나라도 더 SUV 라인업에 포함되는 게 유리하다.



물론 맥스크루즈의 병행 판매는 일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 물량과 국내 재고가 소진되고 팰리세이드가 시장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게 되면 자연스럽게 판매 라인에서 사라지게 될 것이다. 팰리세이드의 성공적인 출발과는 별개로 현대차가 바라는 대형 SUV 신모델이라는 이미지 마케팅이 얼마나 효과를 발휘하게 될지 앞으로의 결과가 주목된다.


kjh@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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