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주요 모델 가격 인하, 고객 가치 최우선?

[오토트리뷴=김준하 기자] 한국지엠은 2019년이 되자마자 쉐보레 브랜드 일부 모델에 가격 인하 정책을 펼쳐 공격적인 영업에 나선다. 고객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주요 제품의 판매 가격을 새롭게 책정해, 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변화다. 쉐보레 브랜드의 대표적인 모델들인 스파크, 트랙스, 이쿼녹스, 임팔라 4개 차종에 인하 가격이 적용된다.



이렇게 시판 중인 모델의 가격을 인하하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반길만한 변화다. 신형 모델 출시로 구형 재고 모델을 할인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신제품 가격 재조정으로 최신 모델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에 가격이 인하된 스파크는 2018년 5월에 부분 변경 모델을 선보였고, 이쿼녹스는 지난 6월 국내 첫 출시된 신모델이다. 쉐보레 차량들이 주행 성능이나 안전성과 같은 기본기 부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온 만큼, 이번 가격 인하로 인해 어느 정도 판매량 증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한국지엠의 가격 인하 정책에 긍정적인 부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격 인하로 고객을 최우선 순위에 둔다는 입장은 모순적이게도 기존 고객들을 홀대하고 차별하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불과 몇 개월 전에 신차를 구입한 고객들은 똑같은 차량을 더 비싼 가격으로 구입했다는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번 한국지엠의 가격 발표에 대해 기존 소비자들은 ‘이미 구입한 사람들은 호구(?)가 됐다’라거나 ‘처음부터 적정 가격으로 출시해야지 이제 와서 무슨 짓이냐’라는 날이 선 평가를 내리고 있다.



쉐보레 브랜드 이미지가 지금보다 더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자동차를 구입할 때는 차량 자체에 대한 선호도 외에도 브랜드 이미지, 사후 관리, 중고차 가격과 같은 요소를 함께 고려하게 된다. 가격 인하가 당장 판매량 증가에는 일부분 도움 될지 모르나, 쉐보레 브랜드 모델의 중고차 가격 하락 현상은 보다 심화될 것이 뻔하다. 한국지엠은 좋은 평가를 받은 차량의 판매가를 별다른 이유 없이 인상해 소비자들의 원성을 산 적도 있는데, 이렇게 일관되지 못한 가격 책정을 반복하게 되면 브랜드 신뢰도 하락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가장 크게 우려되는 점은 이번 가격 인하 정책에도 별다른 변화가 없을 가능성이다. 여전히 불안감을 남기는 한국 시장 철수설과 연구개발 분야 신설 법인 설립으로 인한 이른바 먹튀(?)논란은 아직도 봉합되지 않은 상태다. 제조사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도가 무너진 상태에서 가격 인하 정책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할지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다. 또한 쟁쟁한 경쟁 모델들이 연이어 출시되고 있기 때문에, 보다 파격적인 할인을 적용하지 않는 이상 소비자의 마음을 돌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지엠은 2018년 힘겨운 한 해를 보냈다. 전체 판매량이 전년 대비 30% 이상 하락해 하위권을 맴돌고 있고, 야심 차게 준비한 이쿼녹스는 중형 SUV 시장에서 존재감이 사라진지 오래다. 준대형차 시장에서 임팔라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1%에 불과하며, 그나마 판매량을 견인하는 스파크와 트랙스는 마진율이 낮은 경형, 소형 모델이다. 가격 인하라는 양 날의 검을 꺼낸 한국지엠의 전략이 얼마나 큰 효과를 가져올지 앞으로의 판매량이 주목된다.


kjh@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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