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갑작스러운 주요 모델 가격 인하 배경은?

[오토트리뷴=김준하 기자] 새해 들어 한국지엠이 쉐보레 브랜드 주요 모델의 가격 인하라는 강력한 정책을 펼쳐 화제가 되고 있다. 2018년 초 불거진 한국지엠 사태 이후 매월 막대한 할인 프로모션을 지속해 왔지만, 이번은 제품 가격을 인하해 기존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쉐보레 브랜드 월별 판매량


한국지엠이 가격 인하를 단행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추락한 판매량 회복을 위해서다. 2017년 월평균 1만 대 이상을 기록하던 판매량은 군산공장 폐쇄에 연이은 국내 시장 철수설로 8천 대 이하로 떨어졌다. 결국 2018년 전체 판매대수 9만 3,317대로 전년 동기 대비 29.5% 하락한 수치를 기록했다. 예년 수준의 판매량을 회복하기 위해 소비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가격 인하 카드를 꺼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실추된 브랜드 이미지와 소비자 신뢰를 끌어올리기 위한 이유도 있다. 공격적인 할인 프로모션에 힘입어 지난 4분기부터 판매량이 증가 추세지만, 매월 끊임없이 진행하는 할인정책은 시간이 지날수록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소비자는 지금 구입하는 제품 가격이 과연 적정한가에 대한 의구심을 품게 되고, 구입 후 할인율이 더 크게 적용될 경우 브랜드 자체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게 된다. 이에 따라 제품 가격 재조정이라는 근본적인 처방으로 무너진 브랜드 이미지와 고객 신뢰도를 올리려는 노력이 이번 가격 인하 정책의 배경이다.



라인업 재정비를 위한 사전 준비 가능성도 포함된다. 쉐보레 브랜드의 라인업은 앞으로 SUV와 픽업트럭 중심으로 개편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지엠은 세단 라인업을 정리하고 시장 수요가 많은 SUV 부문에 집중할 것이라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가격 조정으로 소형 SUV 트랙스와 중형 SUV 이쿼녹스의 가격차(최상위 트림 기준)는 1,400만 원대에서 1,200만 원대로 좁아졌다. 트래버스와 블레이저 출시로 SUV 라인업을 촘촘하게 구성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현실적인 가격 책정과 모델 간 간섭 효과를 피하기 위해서는 가격 재설정이 불가피하다.



조직 개편에 따른 마케팅 전략의 변화도 원인 가운데 하나다. 지난 9월 한국지엠은 영업, 서비스, 마케팅 부문을 영업 및 서비스 부문과 마케팅 부문으로 이원화하면서 각 분야별 전문가를 새로운 부사장으로 초빙했다. 신임 신영식 마케팅 부사장은 쌍용차 재직 당시 코란도 통합 브랜드와 티볼리 신차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쌍용차의 경영 정상화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새로운 수장과 조직 개편을 통해 쉐보레 브랜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마케팅 전략을 구성하게 됐고, 그러한 변화의 예고편으로 이번 가격 인하 정책이 결정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지엠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는 차량 자체 문제보다는 잘못된 가격 책정과 뒤늦은 신모델 출시 시기에 대한 지탄이 주를 이룬다. 갈수록 경쟁이 심화되는 시장에서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하며 가격 인하라는 결정을 내린 것은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있어 긍정적인 부분이다. 밑바닥까지 찍은 판매량은 물론 무너진 브랜드 이미지와 소비자 신뢰도를 회복하려는 한국지엠의 노력이 2019년 어떠한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kjh@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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