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픽업트럭의 완성, 쌍용 렉스턴 스포츠 칸 오프로드 시승기

[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렉스턴 스포츠 칸, 이름도 참 길다. 렉스턴을 기반으로 픽업모델인 렉스턴 스포츠가 나왔고, 렉스턴 스포츠를 기반으로 렉스턴 스포츠 롱바디 모델인 칸을 출시한 탓이다. 그래서 이름이 아주 길어졌다. 물론 이름만 길어진 게 아니라, 휠베이스와 적재함도 길어지면서 진정한 한국형 픽업트럭 시대가 열렸다.



기존에는 적재중량이 코란도 스포츠와 같이 400kg로 유지돼 아쉬움을 샀다. 하지만 렉스턴 스포츠 칸은 적재중량을 500kg으로 늘렸고, 일명 판스프링이라고 부르는 리프 서스펜션 모델은 적재중량이 700kg로 300kg나 증가됐다. 적재중량을 늘리는 건 단순히 적재공간만 늘려서 해결될 게 아니다. 서스펜션도 바꿔야 하고, 타이어도, 휠도 다르다.

   

(좌) 리프 서스펜션. (우) 5-링크 서스펜션


리프 서스펜션 모델의 타이어는 수직하중 1,190kg까지 버틸 수 있으며, 휠도 17인치를 장착한다. 20인치 휠같이 대구경 휠은 적재중량의 변화에 따라 공기압도 변하는데, 주행 중 휠에 손상을 입힐 가능성이 높기도 하고, 내구성 자체에서도 17인치 휠이 뛰어 나서다. 적재중량은 700kg, 적재용량도 1,262리터로 상당히 넓은 편에 속한다. 다만 아쉬운 건 휠하우스가 튀어나와 있어 1톤 트럭들과 달리 큰 화물 적재에는 불리하다는 점은 사용 목적에 따라 고려해볼 문제가 될 듯하다.



온로드에서는 리프 서스펜션 모델을 먼저 시승했는데, 출발과 동시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1톤 트럭과 비슷한 승차감을 예상했는데, 단단한 SUV 같은 승차감이 느껴졌다. 노면을 지날 때나 코너를 돌아 나갈 때 모두 딱딱하기보다는 기분 좋은 단단함이다. 5-링크 서스펜션은 리프 서스펜션에 비해 한결 더 부드러워서 노면을 지날 때 더 편하긴 했다. 하지만 5-링크 모델은 당연히 편해야 하는 것이고, 리프 서스펜션 모델의 세팅이 비교적 잘 된 것 같았다.



오프로드 코스는 언덕경사로를 시작으로 통나무/범피, 침폭/요철, 자갈, 사면경사로, 언더범피, 업범피, 모글 등으로 총 7가지 이상의 코스로 구성되어 있었다.


언덕경사로에서는 경사로에 오를 때 어라운드뷰를 통해 주변을 확인하면서 안전하게 오를 수 있었다. 내리막길이 생각보다 가파르고 길었는데, 여기서는 노면이 미끄러워 브레이크를 잘못 밟으면 차가 썰매 타듯이 미끄러지기 때문에 인스트럭터는 경사로 저속 주행장치 사용을 권했다. 브레이크를 비롯한 별도의 조작을 하면 기능이 해제돼서 스티어링 휠만 잡고 내려가는데, 시속 3~4km/h의 일정한 속도로 내려와 미끄러지거나 불안하지 않았다.



통나무/범피 코스에서는 차량의 한쪽 바퀴가 들리는 험로 구간이다. 일반적인 도심형 SUV라면 사륜구동 모델이라고 해도 쉽지가 않은데, 차동기어 잠금장치인 LD가 작동하면서 너무 싱겁게 지나가 버렸다.



침목/요철 코스에서는 스티어링 휠 조작과 브레이크 사용이 중요했다. 스티어링 휠은 살짝 틀어서 침목과 타이어를 비스듬하게 놓고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차체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브레이크를 사용하는 식이다. 섀시에 무리가 갈 법도 하지만, 프레임 바디의 특성을 한껏 발휘하고, 두툼한 타이어 덕분에 역시 부드럽게 지날 수 있었다.



경사각을 약간 편하게 만들어 두긴 했지만, 역시 강둑을 오르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었고, 곧바로 사면경사로 코스에 진입했다. 사면경사로는 좌우 각도가 약 30도 정도 되는데, 차량이 옆으로 넘어갈 것처럼 각도가 꺾였지만, 의외로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했다. 물론 스티어링 휠 조작이나 가속페달 조작을 부드럽게 할 필요가 있긴 했지만, 크게 어려움은 없었다. 이와 관련해서 인스트럭터는 “정통 SUV만큼 주행이 가능한 수준이며, 무게중심이 낮게 깔려 있는 덕분이다”라고 설명했다.



곧이어 언더와 업범피 코스로 주행을 이어갔다. 언더범피 코스는 구덩이가 깊은 구간이었는데, 최저지상고가 높아 하부가 바닥에 닿지 않았다. 그래도 시승차는 리프 스프링 모델이어서 5-링크와 다르게 서스펜션이 닿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서스펜션 역시 구덩이에 닿지 않아 주행에는 무리가 없었다. 언더범피에서는 렉스턴 스포츠 칸의 토크가 42.8kg.m이나 되고, 최대토크가 1,400rpm부터 발휘되는 덕분에 사륜구동만으로도 탈출이 가능했다.


  

업범피 코스는 차동기어 제한장치인 LD가 작동하는 것을 확인하는 코스였다. 네 바퀴 중 1~2바퀴가 공중에 떠있지만, ‘쿵’하는 소리와 동시에 바퀴가 잠기면서 토크를 지면에 닿아 있는 바퀴 쪽으로 완전히 밀어주면서 전진이 가능했다. 워낙 험한 코스여서 섀시가 비틀리는 소리도 약간씩 들리긴 했지만, 역시 프레임 바디 차량이기 때문에 가능했고, 모노코크 바디 차량으로 주행은 상상도 하기 힘든 구간이었다.



모글 코스를 처음 보고 나서는 ‘이건 길이 아닌데, 여길 왜 가야 하나?’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정말 길이라고 할 수 없는 코스고, 진입하는 즉시 차량이 구덩이에 빠졌다. 차는 기울고, 비틀어지고, 구덩이에 빠지고, 그야말로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다. 하지만 스티어링 휠을 살짝 풀면서 가속페달을 밟자 약간씩 슬립이 나던 타이어도 제자리를 잡고, 부드럽게 빠져나올 수 있었다.



트럭을 시승하러 가서 오프로드 코스를 이렇게 주행하고 올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런데 온로드나 오프로드 어떠한 구간에서도 기대 이상의 주행성능을 보여줬다. 쌍용자동차가 프레임 바디를 고수하면서 정체성을 고수하고, 또 새로운 시장과 이미지를 만들어 가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오토트리뷴에서도 쌍용 렉스턴 스포츠 칸 리프 서스펜션 모델을 계약했다. 이달 말 출고가 될 예정이라고 하니, 적재능력이나 오늘 언급하지 못한 자세한 부분들은 영상을 통해 전달하도록 하겠다.

 

bbongs142@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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