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림의 미학? 마이너스 옵션을 선택할 수 있는 자동차들

[오토트리뷴=김준하 기자] 최근 출시되는 자동차는 안전 및 전장 기술의 발전에 따라, 선택사양이 점차 다양화되는 추세다. 내비게이션이나 하이패스,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등은 필수적인 사양으로 여겨져 선택 비율도 높다. 그로 인해 자동차 구매 견적을 내다보면, 처음 예산보다 더 많은 비용이 필요한 경우가 종종 생기게 된다.



선택 사양은 추가할수록 비용이 증가하기 마련이지만, 거꾸로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마이너스 옵션도 존재한다. 소비자가 굳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사양을 제외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2013년에 출시된 2세대 제네시스 DH는 3.3 모델에 1열 시트 통풍 기능을 삭제하고, 18인치 대신 17인치 휠이 적용되는 마이너스 옵션을 적용해 90만 원을 절감할 수 있었다.



2016년 출시된 2세대 K7은 8인치 내비게이션이 기본 사양으로 장착됐는데, 마이너스 옵션으로 내비게이션을 제외하면 80만 원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이 가능했다. G4 렉스턴은 후륜구동 멀티링크 어드밴스드 서스펜션을 전 트림으로 확대 적용하면서, 오프로드 주행이 잦은 고객들을 위해 5링크 다이내믹 서스펜션을 마이너스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게 조정하기도 했다.


  

앞에 열거된 마이너스 옵션들은 연식 변경 모델이 추가되면서 더 이상 선택이 불가능하지만, 아직도 일부 차종에는 마이너스 옵션이 적용된다. 현대차의 벨로스터 1.6 가솔린 터보 모델은 트림에 따라 각기 다른 디자인의 18인치 휠이 장착되고, 상위 트림에는 미쉐린 썸머 타이어가 기본 적용된다. 마이너스 패키지를 선택할 경우 하위 트림에 적용된 휠과 올 시즌 타이어가 적용돼 20만 원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쏘나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은 외부 전원으로부터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차량이다. 외부 충전 편의를 위한 완속 충전용 케이블과 220V 휴대용 충전 케이블이 기본 사양에 포함된다. 이 중 220V 휴대용 충전 케이블은 마이너스 옵션에 해당돼 49만 원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마이너스 옵션이 잘 갖춰진 모델은 순수 전기차들이다. 현대 코나 EV와 기아 니로 EV는 대표적인 순수 전기차 SUV로 동일한 전기 파워트레인을 공유한다. 두 차종에 기본 적용되는 150kW 전기모터는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40.3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64kWh 리튬 이온 폴리머 배터리가 장착돼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는 코나 EV가 406km, 니로 EV는 385km에 달한다.



마이너스 옵션을 선택하면 136마력의 100kW 모터가 사용되고, 배터리 용량도 39.2kWh로 줄어들게 된다. 코나 EV는 254km, 니로 EV는 246km로 주행 가능 거리가 짧아지는 대신, 344만 원 비용이 절감된다. 곧 출시 예정인 쏘울 EV에도 동일한 마이너스 옵션이 적용돼, 주행 거리에 민감하지 않은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진다.



수입차들의 경우 주문 제작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선택 사양 폭이 국산차에 비해 좁은 편이다. 그러나 기존 모델에서 몇 가지 사양을 제외해 가격을 낮춘 저가형 모델을 추가 판매하기도 한다. 토요타는 일부 사양을 조정해 기존 모델 대비 판매 가격을 480만 원 낮춘 캠리 하이브리드 LE 트림을 신설해 판매를 시작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동차에 적용되는 선택 사양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트림은 보다 세분화되고, 일부 사양을 한데 모아 패키지 형태로 제공하는 방식도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마이너스 옵션을 선택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차종마저 시간이 지날수록 자취를 감추게 될 우려도 생긴다. 필요한 사양만 고를 수 있는 선택권이 확장되길 원하는 소비자들의 바람과는 상반된 행보다.


kjh@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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