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돌 넘긴 기아 K9, 제네시스 G80 판매량 위협하나

 

[오토트리뷴=김준하 기자] 기아차가 야심 차게 출시했던 1세대 K9은 오랜 기간 기아차의 아픈 손가락이었다. 브랜드 이미지를 올리기는커녕 판매 부진에 허덕여 존재감마저 희미해질 정도였다. 천덕꾸러기 신세였던 K9 2세대 모델을 출시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품질, 첨단 안전 및 편의 사양을 적용해 상품성을 높인 2세대 K9 5천만 원 중반부터 9천만 원 초반에 이르는 폭넓은 가격대와 다양한 라인업으로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단종 직전 117대에 불과하던 월평균 판매량은 신모델 출시 후 1,213대로 수직 상승했다. 1세대 모델의 연간 판매량에 맞먹는 물량을 매월 판매하는 셈이다.

 

기아 K9은 제네시스 G90와 동일한 파워트레인을 구성해 직접적인 경쟁 상대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브랜드 인지도와 가격 면에서 비교 불가다. 단적으로 말해 K9 5.0 모델이 차지하는 비율은 고작 1.6%에 불과해 최고급 플래그십 세단의 입지는 아직 미약하다. K9은 이렇게 애매한 입지를 역이용해 G80 최상위 모델과 G90 하위 모델의 틈새시장을 공략했다.

 

 

G80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판매량을 견인하는 모델로 2018년 기준 제네시스 전체 판매량의 60%를 차지했다. 2013년 첫 출시돼 노후화가 상당히 진행됐음에도 여전히 국산 고급차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모델이다.

 

탄탄대로를 걷는 것처럼 보였던 제네시스 G80의 판매량은 2018년 들어 점차 하락세를 기록했다. 공교롭게도 2세대 K9이 첫 등장한 2018 4월을 기점으로 가파른 등락이 시작됐다. 2019년형 모델을 출시한 8월와 10월에 판매량이 일시적으로 상승했지만, 이후로는 하락세가 지속돼 올해 2월과 4월은 2천 대 이하까지 떨어졌다. 판매량에서는 월등히 앞서지만, K9이 안정적인 판매량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K9은 절묘한 가격 책정으로 G80 수요의 일부를 흡수했다. 전체 판매량의 82%를 차지하는 3.8 모델은 가격 면에서 G80 3.8 모델과 직접적인 경쟁 구도를 형성한다. 5천만 원대부터 7천만 원대에 이르는 가격은 G80 최상위 모델을 구입하려는 소비자가 K9으로 이동하도록 만들었다. 실제로 G80 라인업에서 3.8모델이 차지하는 점유율은 6.9%에서 K9 출시 후 5.4%로 줄어들었다.

 

 

K9은 지난 4 15일 출시된 2020년형 모델로 판매량 상승 기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연식 변경 모델에는 내비게이션 자동 무선 업데이트와 내비게이션 연계 외부 공기 유입 방지 제어와 같은 사양을 기본 적용해 상품성을 높였다. 신규 라디에이터 그릴과 19인치 휠, 새틴 크롬 몰딩으로 역동성을 더한 스포티 컬렉션도 추가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신모델 교체 시기가 다가올수록 G80의 판매량 하락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식 변경 모델로 상품성까지 강화한 K9이 앞으로 G80와의 격차를 얼마나 줄이게 될지 주목된다.

 

kjh@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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