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르노삼성 XM3, 신형 아반떼 돌풍에 풍전등화 되나

  • 기사입력 2020.04.07 09:38
  • 기자명 양봉수 기자

셀토스, 트레일블레이저 판매량 간섭 없어
오히려 준중형 세단 수요 흡수한 듯
현대 아반떼, 사전계약 하루 만에 1만 대

[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XM3가 3월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신차 가뭄에 시달리던 르노삼성에게 희망을 안겨줬다. 하지만 아직 축배를 들기엔 이르다. 경쟁사의 소형 SUV의 판매량도 동반 상승해 XM3의 주 고객층이 소형SUV가 아닌 기존 준중형 세단 소비자가 유입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출시된 아반떼도 사전계약 돌풍을 일으키고 있어 추후 XM3의 판매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XM3, 소형 SUV와 판매간섭 없어
세단에 가까운 상품성 원인으로 주목

XM3 고객층이 준중형 시장에서 유입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는 간단하다. 3월 5,581대를 판매한 XM3의 활약에도 소형 SUV모델들의 판매량은 줄기는커녕 오히려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다. 기아 셀토스의 3월 판매량은 6,035대로 지난 달보다 더욱 상승해 올해 최고점을 찍었으며, 수출에 비중이 큰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역시 3,187대로 최고 판매량을 기록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르노삼성이 XM3를 소형SUV 세그먼트로 설정했지만, 실제로는 소형 SUV 모델과 판매간섭이 미미했다는 결론이다.
 


곤두박질 친 준중형 세단의 판매량도 이 같은 추론에 힘을 실어준다. 올해 1분기 국산 준중형 세단 모델의 판매량은 1,5365대로 작년 동기대비 11,949대나 감소했다. 이에 기존 준중형 세단 고객들이 XM3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이런 현상의 원인으로 XM3의 독특한 상품성을 지적했다. XM3는 SUV보다는 세단에 더욱 가까운 특징들을 갖췄기 때문이다. XM3는 D필러 상단까지 공간 활용이 가능하느 여타 SUV와는 다르게 쿠페형 세단과 같은 루프 디자인을 택했다. 또 SUV의 상징인 루프랙 역시 존재하지 않아, 쿠페형 SUV보다는 전고를 높인 세단에 가까운 형상을 지녔다.
 


실제로 XM3는 전고가 1,570mm에 불과해 정통 SUV를 지향한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의 전고 1,660mm와 비교하면 90mm나 낮다. 기타 디자인 역시 SUV 특유의 터프함을 강조한 디자인이 아닌 기존 SM6 등 세단모델에서 선보인 패밀리룩을 그대로 적용해 SUV보다는 세단과 같은 부드러운 인상을 준다.

결정적으로 SUV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사륜구동 옵션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르노삼성은 186mm의 최저 지상고를 통해 XM3가 SUV임을 강조하고 있으나, 엄밀히 따지면 사륜구동 기능이 없는 도심 주행 특화 모델이기에 SUV보다는 도심형 크로스 오버로 분류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기본 파워트레인 구성 아반떼와 동일
진정한 경쟁상대는 준중형 세단?

이렇다 보니 XM3의 진정한 경쟁상대는 소형 SUV가 아닌 준중형 세단이라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SUV보다는 세단에 가까운 상품성, 경쟁 SUV모델의 상승세는 물론, 최근 실시된 한 설문조사에서도 아반떼, K3 등 준중형 세단 대신 XM3를 고려하고 있다고 선택한 인원이 전체 53%나 돼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가격대 역시 준중형 세단과 겹친다. XM3는 개소세 인하분을 적용해 1,719만원부터 2,532만원까지며, 아반떼 역시 1,531만원부터 2,422만원까지로 비슷한 판매가를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기본 파워트레인 구성도 세단에 가깝다.

셀토스나 트레일블레이저 등 소형 SUV는 SUV 특유의 높은 토크성능을 위해 터보엔진을 기본으로 탑재한 반면, 도심주행이 주 목적인 XM3는 아반떼, K3와 마찬가지로 1.6리터 자연흡기엔진과 무단변속기 조합을 기본으로 장착해 단가를 줄여냈다. XM3의 동력 성능 역시 최고출력 123마력 최대토크 15.8kg.m로 아반떼와 최고출력이 동일하고 최대토크만 0.1kg.m높아 사실상 동일한 수준이다. 복합연비는 13.2km/l로 15.4km/l 인 아반떼가 조금 더 높다.
 


차체 크기도 아반떼와 비슷하다. 두 차의 휠베이스는 2,720mm로 완전히 동일하며 전폭 역시 5mm차이로 대동소이하다. 올 뉴 아반떼의 전장은 4,650mm로 XM3보다 80mm 더 길지만, 전고에서는 크로스오버인 XM3가 150mm 더 높다.

외장 컬러 역시 전통적인 세단처럼 무채색 계열이 주를 이룬다. XM3는 총 7개의 외장 컬러를 선택할 수 있으나, 마이센 블루 컬러를 제외하면 모두 화이트나 블랙, 그레이, 실버 계열의 무채색 컬러다. 컬러풀한 외장색으로 포인트를 준 트레일블레이저나 셀토스 등 SUV 모델에 비하면 점잖은 세단 스타일의 컬러 구성이다. 실내 역시 선택 사항이 아닌 트림별로 시트를 직물, 인조가죽 천연가죽으로 재질을 달리했을 뿐 기본적으로 인테리어의 색상은 블랙톤으로 하나다.
 


한 업계 전문가는 “준중형급 크로스오버 모델인 XM3를 굳이 인기 세그먼트인 소형 SUV로 포지셔닝한 것은 어디까지나 마케팅적인 전략”이라고 평했다. 그는 “과거부터 볼보 S60 크로스컨트리와 같이 세단의 전고를 높인 모델이 존재했으나 이를 SUV로 정의하지는 않았다”면서 “엄밀히 따지면 XM3는 SUV가 아니라 세단형 차체의 지상고를 높인 크로스오버 모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러한 도심형 모델은 사륜구동 및 고강성 차체 설계를 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개발 단가와 SUV스타일을 무기로 기존 소형 및 준중형 세단의 소비자들을 흡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XM3, 신형 아반떼에 발목 잡힐까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출시한 신형 아반떼가 앞으로XM3의 판매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아반떼는 사전계약 단 하루 만에 1만대 계약을 돌파하며 무서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XM3 역시 지금까지 총 1만 6천여대의 사전계약을 기록 중이긴 하나, 가격과 성능이 비슷한 경쟁 모델의 등장에 긴장을 늦출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불안한 노사 관계도 XM3의 불안요소다. 코로나19 사태로 회사가 어려운 상황인 가운데 현재 진행 중인 노사분규까지 장기화 되면 XM3 생산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생산능력을 고려하더라도 차량 인수까지 3개월 가까이 걸리기 때문에, 생산력이 저하되는 노사분규 시에는 대규모 고객 이탈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XM3 자신만의 세그먼트 찾아 나서야

그렇다고 XM3에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준중형 세단이나 소형 SUV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자신 만의 세그먼트를 개척하는 방법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앞으로 나올 소형 SUV 인 QM3의 후속 모델과의 카니발리제이션을 막기 위해서라도 소형 SUV가 아닌 보다 명확한 세그먼트 설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준중형 세단 시장이 주춤한 틈을 타 크로스오버 스타일로 인기를 모은 XM3가 아반떼라는 막강한 경쟁자의 등장에도 르노삼성의 구원투수로서 판매량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bbongs142@autotribune.co.kr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