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지금 내가 타고 있는 버스는 깡통일까? 풀 옵션일까?

  • 기사입력 2020.09.24 09:09
  • 기자명 양봉수 기자
[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우리가 승용차를 구매할 때, 차종과 모델을 결정했다고 해도 다시 깊은 고민에 빠지게 하는 게 옵션이다. 트럭이나 버스도 역시 옵션이 다양한데, 때로는 승용차보다 옵션이 훨씬 더 다양하게 준비되기도 한다. 평상시에 탑승하는 버스의 종류도 시내, 광역, 관광용 등으로 제 각각이지만, 이번에는 현대자동차의 슈퍼에어로시티, 그린시티 등으로 제작된 시내버스(좌석 포함)를 기준으로 옵션이 어떻게 나뉘는 지 둘러본다.
 
▲현대자동차 그린시티 외관(사진=현대자동차)
멀리서 다가오는 슈퍼에어로시티나 그린시티 같은 버스를 외부에서 보면 전기버스나 수소연료전지버스처럼 친환경 버스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지붕에 크고 넓은 하얀 부착물이 보인다. 이 부착물은 요즘 같은 여름철에 필수 옵션인 에어컨이다. 기본 차량에도 에어컨은 탑재되지만, 대용량 에어컨을 선택하면 3개의 팬이 총 5개로 늘어난다. 당연히 외부 팬이 늘어나는 만큼 용량도 늘어나는데, 2개의 팬 추가 비용은 약 100만 원 이상이다.

▲현대자동차 슈퍼에어로시티 중문 좌석형 실내
승객의 입장에서 하차 시, 반드시 필요한 장치가 콜부저다. 사람이 가득 찬 출퇴근 시간대에 버스에서 내리겠다고 기사님께 소리를 지르는 건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어쨌든 이 콜부저는 옵션으로 추가하는 장치인데, 각 벽면이나 천장에 부착하는 총비용이 14만 원이다.

승용차에서 고급 트림과 하위 트림의 결정적인 차이 중 하나는 LED의 유무다. 버스도 실내등이 LED라면 이건 버스회사에서 옵션으로 추가했다고 보면 된다. 반대로 전구일 경우에는 “이 버스는 깡통이구나”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참고로 버스 실내등 전체를 LED로 교체하는데 드는 비용은 7만 원이다.
 

▲현대자동차 슈퍼에어로시티 외관(사진=현대자동차)
요즘 유독 플라스틱처럼 딱딱한 시트를 장착한 버스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실제로 이 시트들은 플라스틱 소재가 맞다. 이게 제조사에서 기본으로 제공하는 시트인데, 비용이나 내구성 측면에서는 유리하고, 잠깐 타고 내리는 시내버스에서는 크게 신경 쓰이지 않는 부분이라서 많이 적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플라스틱이라고 해도 등받이가 높거나, 스펀지 같은 푹신함에 인조가죽 같은 CS 시트가 적용됐다면 이건 옵션이다. 또한 좌석버스에서 편안하게 시트 리클라이닝이 된다면 추가 옵션을 넣은 거다. 기본은 90도.
 
▲현대자동차 슈퍼에어로시티 저상형 실내(사진=현대자동차)
승하차 편리성 때문에 전문이나 중문을 바로 앞에 두고 앉기를 선호하는 이들도 많은데, 이따금씩 의문이 생기는 건 파티션의 유무다. 어떤 버스는 승객석에서 전문과 중문 사이가 텅텅 비어 있는데, 어떤 버스는 파티션으로 가려져 있다. 옵션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슈퍼에어로시티는 기본이고, 버스의 연식이나 제조사에 따라 유무의 차이가 발생한다.

승용차에서 시트 컬러와 마감재를 선택할 수 있는 것처럼 버스는 바닥과 손잡이, 시트 등의 컬러를 고를 수 있다. 보통은 검은색의 타라매트가 기본인데, 우드패턴도 넣을 수 있다. 정말 보기가 쉽지는 않은데, 그럴 만한 것이 130만 원이 추가된다. 입식 승차를 위한 손잡이의 컬러가 알록달록 하거나, 배려석 외에도 컬러라 다양하면 역시 이것도 옵션이기 때문에 세 가지가 모두 적용된 버스를 타기는 어렵다.

일렉시티(전기버스) 같은 친환경 버스가 아닌, 디젤 시내버스에서는 자동변속기가 원래 없었던 것처럼 보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CNG 버스나 디젤 시내버스도 자동변속기를 옵션으로 고를 수 있다. 다만, 비용이 1천30만 원으로 매우 고가여서 적용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승객들이 확인하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버스에서 고가의 옵션은 변속기 외에도 시트가 있다. 가변식 에어 서스펜션 시트는 인조가죽과 열선이 포함되어 300만 원이고, 천연가죽과 열선, 통풍 기능이 포함된 멀티펑션 시트는 무려 730만 원이다.
 

▲현대자동차 슈퍼에어로시티 운전석 보호격벽 옵션 차이(사진=현대자동차)
무엇보다 새벽부터 종일 배차 시간과 간격을 유지하면서 운행하는 기사님들의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한 옵션은 단연 운전석 보호 격벽이다. 과거에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승객들의 만행으로 애꿎은 기사님들이 다치거나, 승객들이 공포에 떨어야 했는데, 요즘 슈퍼에어로시티 버스들은 격벽으로 뒤와 측면이 막혀 있어 그나마 안전 해졌다. 200만 원짜리 고가 옵션이긴 하지만, 반드시 추가되어야 할 옵션 중 하나.
 
이제 버스의 옵션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겠지만, 사실 옵션이 크게 중요치는 않다. 버스의 하나하나 옵션보다 대중교통이라는 특성을 고려할 때, 승객들의 매너 옵션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bbongs142@autotribune.co.kr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