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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쌍용차? 수입 픽업트럭 공세에도 인기 비결은?

  • 기사입력 2020.10.04 19:00
  • 기자명 양봉수 기자

ㅡ 압도적인 적재중량과 합리적인 가격
ㅡ 무난함이 매력인 면세용 SUV
ㅡ 소비자층 뚜렷한 한계 해결 필요

[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SUV의 치열한 경쟁에 이어 최근에는 픽업트럭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쉐보레 콜로라도는 더 고급화된 Z71-X 트림을 추가했고, 지프는 글래디에이터를 출시했다. 내년에는 포드 레인저가 국내에 상륙할 예정이며, 직수입 업계에서도 픽업트럭의 판매량은 급증하는 추세다. 이처럼 픽업트럭 시장의 경쟁은 이미 시작됐지만, 경쟁은 앞으로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쉐보레 콜로라도 Z71-X(한국지엠 제공)

이런 상황 때문인지 쌍용차에 대해 위기라는 표현을 쓰는 일부 매체들의 평가와 비판이 있지만, 사실 쌍용차는 수입 픽업트럭이 출시되던 말던 걱정이 없다. 이미 SUV 시장에서 밀려 틈새시장을 준비했던 쌍용차는 무쏘 스포츠 시절부터 현재의 렉스턴 스포츠 칸을 출시하면서 잔뼈가 상당히 굵어진 덕분이다. 또 수입 픽업트럭이 국내에 상륙할 것을 대비해 차곡차곡 차별화를 꾀한 것도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렉스턴 스포츠 칸은 리프 스프링 모델을 기준으로 최대 700kg까지 적재가 가능하다. 국내에서 픽업트럭 중에 700kg 적재가 가능한 모델은, 아니 500kg 이상 가능한 모델은 오로지 쌍용 렉스턴 스포츠 칸밖에 없다. 미국 풀사이즈 픽업트럭과 해비듀티, 슈퍼듀티 등으로 국내에 들여온다고 해도 법적으로 쌍용차만큼의 적재중량을 확보할 수 있는 픽업트럭은 없다. 아쉽게도 콜로라도를 비롯해 미국의 풀사이즈 픽업트럭까지 전부 3~400kg 적재량 밖에 안 된다.
 

▲쌍용 렉스턴 스포츠 칸 적재함(쌍용차 제공)

국내에서 3~400kg로 인증된 수입 픽업트럭은 1톤을 싣고도 안전하게 주행이 가능하고, 렉스턴 스포츠 칸은 700kg를 적재하면 차가 무너질 것 같이 주저앉는다. 심지어 파워트레인도 힘겨워 한다. 그럼에도 법적으로 적재중량은 렉스턴 스포츠가 오히려 여유롭기 때문에 생업에 활용하기에는 렉스턴 스포츠가 유리하다. (수입 픽업트럭, 적재중량 관련 내용은 후속 보도 예정)

픽업트럭들이 갖춰야 할 3가지 요소 중 견인, 적재, 주행성능에서 렉스턴 스포츠는 적재를 제외한 모든 부분에서 부족하다. 주행성능도, 견인도 모노코크 바디를 사용하는 국산 SUV들보다는 약간 우위를 갖는 수준 정도이지 수입 픽업트럭들과 견줄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반전은 렉스턴 스포츠 소비자들 역시 대부분 주행성능과 견인성능에는 관심이 없다. 그보다는 뒤에 하드탑을 씌워서 이른바 면세용 SUV처럼 타고 싶은 소비자가 상당수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쌍용 렉스턴 스포츠 칸 하드탑(쌍용차 제공)

은퇴를 앞뒀거나, 이미 은퇴를 한 소비자들에게 렉스턴 스포츠가 인기를 얻는 이유는 간단하다. 연비와 힘이 좋은 디젤엔진, 든든한 사륜구동과 프레임 바디, SUV처럼 이용 가능한 하드탑, 저렴한 유지비 등이면 충분하다. 여기서 더 거창하게 견인력이 몇 톤이고, 도강은 얼마나 가능하고는 렉스턴 스포츠의 주요 소비자들에겐 중요치 않다.

심지어 쉐보레 콜로라도는 탈만 한 트림을 고르면 4천만 원이 넘는다. 7천만 원에 달하는 지프 글레디에이터와 비교는 너무 산으로 갔고, 포드 레인저도 역시 고급 트림으로 출시될 거라는 소식이 지배적이다. 반면 렉스턴 스포츠는 3천만 원 내외에서, 칸은 3천만 원 중반에서 충분히 괜찮은 트림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도 우수하다.
 

▲쌍용 렉스턴 스포츠 칸 주행모습(쌍용차 제공)

성능과 관련해서도 최근에는 아이언빌드와 합작으로 다이내믹 에디션과 오프로드 패키지를 출시해 기본 모델대비 그나마 크게 끌어올렸다. 다이내믹 에디션은 쿠퍼 AMT 타이어나 인치업, 언더커버, 사이드 스탭, 트렁크 도우미, 2열 서랍, 오버 펜더 등까지 시각적인 디자인부터 실질적인 주행성능을 개선해 매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쌍용차의 판매량은 수입 픽업트럭의 공세로 인해 무너질 가능성도 낮지만, 한계도 매우 뚜렷한 상황이다. 저렴하고, 가성비가 괜찮아서 타는 차량이지 제품 경쟁력 자체가 뛰어나서 타는 차는 아니기 때문이다. 다이내믹 에디션도 성능은 기존 대비 훨씬 좋아졌지만, 기존에는 수준 이하였기 때문에 이제 정상에 가까워졌을 뿐 여전히 갈 길은 멀다. 또한 중장년층 소비자들에게 꾸준한 인기를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대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젊은 층의 인정을 받는 것도 중요한 문제로 지적된다.
 
bbongs142@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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