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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 위기 맞았던 한국지엠, 새로운 마케팅이 ‘신의 한 수’

  • 기사입력 2020.10.05 14:59
  • 기자명 양봉수 기자

- 약속한 신차 투입으로 재도약 준비
- 새로운 마케팅으로 분위기 반전 성공
- 수입차 브랜드 이미지까지 구축

[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군산공장을 폐쇄한 한국지엠의 국내 철수 논란이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던 게 불과 2년 전이다. 이로 인해 쉐보레의 브랜드 가치가 크게 훼손됐고, 판매량도 반 토막이 나버렸다. 그러나 최근에는 적극적인 신차 투입과 함께 신선하고, 감각적인 마케팅을 내세워 브랜드 이미지를 새롭게 구축하는 동시에 판매량도 회복세로 돌아서는 추세다.
 
▲GM 디트로이트 본사 전경(사진=양봉수 기자)

국내 철수 논란 당시 한국지엠 카허카젬 사장은 “경영정상화의 일환으로 5년간 15대의 신차와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하겠다”라며, 논란을 일축과 동시에 계획을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파크와 이쿼녹스는 물론 간판 모델인 말리부까지 판매량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임팔라는 연간 판매량이 64.8% 급감하면서 결국 쓸쓸한 단종을 맞이해야 했고, 아베오와 크루즈도 함께 국내 라인업에서 삭제됐다.

신차 출시마다 연이은 참패를 겪으며, 연간 13만 대가 넘었던 판매량은 29.5% 감소한 9만 대 수준으로 추락했고, 망가질 대로 망가진 쉐보레의 이미지는 회복 불가 상태로 보였다. 당시 내부에서는 희망퇴직도 받고 있던 시점이라, 내부의 상황은 더욱 말이 아니었다.
 

▲쉐보레 이쿼녹스 국내 공개, 좌측 카허카젬 사장(한국지엠 제공)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던 한국지엠 카허카젬 사장은 캐딜락 코리아의 전성기를 이끈 정정윤 상무를 영입했다. 쉐보레는 정정윤 상무 합류 이후,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으로 신모델의 컨셉을 구체화하고, 세련되면서 감각적인 이미지를 부여하기 시작했다. 이와 동시에 한국수입차협회(KAIDA)의 가입으로 투 트랙 전략을 본격화했다.

쉐보레의 한국수입차협회 가입은 콜로라도와 트래버스를 확실한 수입차로 인지시켜준 계기가 된 신의 한 수였다. 덕분에 트래버스는 대형 SUV 판매량 1위를 차지하기도 하고, 콜로라도는 물량이 모자를 정도로 인기를 끌면서 상위권을 유지했다. 기대 이상의 결과였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한국지엠 제공)

트레일블레이저는 앞서 출시한 콜로라도, 트래버스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다. 트레일블레이저의 메인 컬러로 등장한 이비자 블루는 대중 브랜드와 한국지엠의 역사에서도 볼 수 없는 과감한 결정이었다. 트레일블레이저의 광고는 더 파격적이었다. 긴 모델명을 무한 반복하는 음성과 중독적인 비트, 감각적인 영상이 더해진 광고는 호평과 함께 패러디물까지 쏟아졌다. 심지어 한 번 들으면 잊히지 않아서 나무위키의 수능 금지곡에 포함될 정도였다.

최근 트레일블레이저 RS 미드나잇 패키지를 출시하면서 쉐보레는 한 번 더 색다른 시도를 했다. 카카오M, 하이어 뮤직과 함께 차량을 주제로 ‘Gotta Go’라는 음원 및 뮤직비디오를 제작했는데,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한 보도자료를 통해 카카오M과는 카카오TV 콘텐츠 제작지원에 참여하면서 잠재 소비자들에게 지속적으로 노출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쉐보레 콜로라도 힐링편 캡쳐(한국지엠 제공)

이달 출시한 콜로라도 부분변경 모델은 강인한 이미지를 살려 배우 이진욱을 홍보모델로 내세웠다. 광고는 에너지와 힐링 두 편인데, 특히 힐링 영상은 코로나19로 지친 소비자들에게 감성을 자극하는 내용으로 시의적절했다는 평가다.

과거의 이미지를 탈피한 쉐보레는 신선하면서도 감각적인 브랜드로 거듭난 동시에 판매량은 전년대비 10.7%가 증가했다. 상승세가 뚜렷하다. 그러나 좋은 제품 없이 좋은 브랜드가 있을 수 없고, 반대로 좋은 브랜드 없이 좋은 제품도 없다. 현시점에서 쉐보레는 브랜드 이미지에 비해 국내 제품군이 많이 부족한 상황인데, 앞으로 이를 극복해 나아갈 신선한 제품과 마케팅 전략이 기대된다.
 
bbongs142@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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