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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km를 달려도 멀쩡한 트럭과 버스, 승용차보다 수명이 긴 이유는?

  • 기사입력 2020.12.16 15:28
  • 기자명 양봉수 기자
[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승용차들은 신차를 구입하면 금방 구형이 되어버릴 정도로 세대교체가 빠른 세상이지만, 상용차들은 강산이 두 번 바뀌어도 그대로인 경우가 많다. 환경규제에 대응한 신모델을 내놓거나, 친환경차량으로 개발이 된다고 해도 디자인이나 설계의 변화는 적은 편이다. 대체 어떤 이유 때문일까?
 
▲장거리 운행이 잦은 현대 엑시언트(사진=현대자동차)


출발점부터 다른 목적성과 개념

승용차는 개인 소비자들이 개인 소비를 위해 구입하는 경우가 압도적이다. 가격이나 용도에 따라서는 사치품이 되기도 한다. 특히 스포츠카, 슈퍼카 등이 그런 경우에 해당된다.
 
그러나 상용차는 ‘상업’이라는 목적성을 뚜렷하게 갖는다. 어떤 사업을 하려면 사무실이나 공장이 필요한 것처럼 트럭과 버스 역시 같은 개념으로 수익을 발생시켜야 하는 움직이는 사무실인 셈이다.
 
▲20년 이상 현역으로 주행 중인 현대 마이티(사진=현대자동차)


연식변경, 부분변경 안 하나?
디자인보다 가성비가 중요


승용차들은 6-7년마다 세대가 바뀌고, 3년 내외의 시기에 부분변경을 거친다. 이따금씩 인기 모델들은 부분변경을 건너 뛰기도 했지만, 요즘은 인기가 있든 없든, 부분변경은 거의 필수처럼 여겨지고 있다. 게다가 연식변경 모델까지 자주 등장하면서 승용차는 언제 구입하던 금방 구형이 되어 버린다.
 
이와 대조적으로 상용차는 언제 구입해도 늘 신차 같은 기분을 누릴 수 있다. 연식변경은 커녕, 부분변경도 승용차의 세대가 한 번 정도 바뀌었을 정도의 시간이 흘러야 벌어질 법한 일이다. 참고로 현대 카운티는 1998년 출시되어 2004년과 2008년, 2012년, 2020년에 각각 모델명과 디자인 등의 변화가 있었다.

승용차는 변경 주기가 짧기 때문에 변화의 폭이 적거나, 색상 하나 추가 하거나, 휠 디자인을 바꾸는 정도의 말장난 수준에 불과할 때도 많지만, 상용차는 부분변경이라고 하면 승용차에서는 세대 변경 수준으로 바뀐다. 일단 디자인이 변경되는 것은 물론이고, 내장재, 편의사양, 안전사양, 바디 형태, 심지어는 파워트레인까지 바뀐다.
 

▲현대 e-마이티(사진=현대자동차)

승용차는 개인 소비자들의 만족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디자인이나 사양들도 그쪽에 초점이 맞춰진다. 당연히 이에 대응하려면 트렌드에도 굉장히 민감해야 하고, 디자인도 자주 바꿔줘야 한다. 그러나 상용차는 아니다. 오로지 가성비가 중요하다. 비싸고 오래 운행해야 하는 차량의 디자인이 금세 바뀌어 금방 구형이 되는 것은 곤란하다. 디자인이 자주 바뀌면 당연히 차량 가격도 오르겠지만, 부품을 구하기도 힘들고, 잦은 변경으로 옵션이 달라지면 정비도 쉽지 않다.


100만 km 주행, 그게 가능한가?
돈 벌어주는 비싼 차, 오래 타야 이득


승용차를 20만 km 정도 탔다고 하면 “정말 많이 탔다”라는 평가를 듣는다. 연평균 3만 km 내외를 운행하는 운전자들이 가장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돈을 벌어야 하는 트럭과 버스가 연 3만 km를 운행했다고 하면 낭패도 이런 낭패가 아닐 수 없다. 또한 20만 km 정도 주행하고, 엔진도 한 번 정도 퍼져야 “이제 길들이기가 끝났다.”라는 우스갯소리도 들린다.

상용차들은 가격이 매우 비싸다. 웬만한 작은 트럭과 버스도 가격이 1억 원에 육박한다. 특히 현대 엑시언트, 유니버스 같은 기함급 차량들은 최고급 세단 가격과 맞먹거나 오히려 비싸다. 그렇기 때문에 상용차 운전자들은 부지런히 주행하고, 오래 많은 거리를 타야 수익율을 높일 수 있다.
 

▲현대 엑시언트 스페이스 울산(사진=양봉수 기자)

당연히 오랜 기간 타려면 정비는 꼼꼼하고, 정기적으로 받아야 한다. 많은 상용차 운전자들이 승용차 운전자보다 연비에 훨씬 더 민감하다. 장거리를 워낙 많이 타기 때문이다. 또 차량 상태를 최고로 유지하기 위해 각종 첨가제를 활용하거나, 자가 정비를 하는 등 차량에 대해 열의를 갖고, 공부하거나 직접 기본 정비를 하는 운전자들도 많다.

참고로 승용차는 km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1년에 엔진오일을 한 번 교체할까, 말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장거리가 많은 상용차는 거의 매달 엔진오일을 교체해야 한다. 또한 상용차는 타이어를 3~4개월에 한 번씩 교체할 정도로 주행거리가 길다. 안전과 수익률 유지를 위한 예방 정비과 정기점검, 수시 정비 등이 결과적으로 차량의 좋은 컨디션 유지로 이어지는 셈이다.
 

▲100만 km를 주행한 차주 인터뷰 장면(캡쳐=현대자동차 공식 유튜브)


승용차는 길어야 10년
상용차는 보통이 10년


승용차는 10년을 타도 주행거리가 짧아서 차량 상태가 좋다면 더 오래 타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오래 탔다”, “잘 탔네”라는 반응을 들을 수 있고, 많은 소비자들도 10년 내에 신차로 교체한다. 신차 출시 주기가 7년 내외로 짧은 데다, 요즘은 부분변경 모델도 세대 변경 수준으로 바뀌는 일이 잦아서 금세 구형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용차를 승용차처럼 20~30만 km 내외에서 폐차 후, 신차로 바꾸면 당연히 차주의 부담이 커지고, 이는 물류비용이나 교통비 상승으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현장에서는 20~30만 km를 타거나, 엔진이 한 번 정도는 퍼져야 “이제 길들이기가 끝났다”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을 정도다. 결론적으로 상용차들은 승용차 대비 4~5배 수준의 거리인 100만 km 이상을 주행하고, 폐차되는 경우가 많다.
 
bbongs142@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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