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쉐보레 콜로라도 Z71-X 시승기, 일상에서 불편하지 않을까?

  • 기사입력 2021.01.28 20:12
  • 기자명 양봉수 기자
[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풀사이즈 픽업트럭은 너무 멋지지만, 크고 불편하다. 아무 곳에나 주차하기가 힘들고, 지하주차장 진입은 더 힘들다. 높이는 문제가 아닌데, 전장이 너무 길고, 회전각이 안 나와서 낭패를 보기도 한다. 5.7리터 V8 엔진은 감성적이지만, 98리터의 연료통이 작게 느껴지고, 왜 350리터짜리 연료통이 옵션으로 있었는지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혹시 경고등이라도 뜨면 수리는 더 막막하다. 보험료와 월 할부금까지 계산해보면 남는 건 눈물뿐이다.
 
▲지난 9월 부분변경으로 재출시된 콜로라도 Z71-X(사진=양봉수 기자)

그런데 쉐보레 콜로라도는 이런 걱정 따위를 할 필요가 없다. 미국에서 온 정통 픽업트럭이지만, 국내에 딱 맞는 트럭이다. 크기부터 일반 아파트 주차장, 빌딩, 마트 주차장에 쏙 들어간다. 물론 마지노선이지만, 다른 대형 SUV와 비교해서 특별히 더 크지 않은 수준이다. 시승차는 측면에 발판이 너무 튀어나와 있어서 상당히 신경 쓰이긴 했지만, 발판은 없어도 승하차에 불편함이 없는 높이이므로 애초에 선택하지 않는 편이 낫겠다.
 
▲외관과 달리 다소 투박한 실내(사진=양봉수 기자)

시트 포지션은 일반 SUV와 비슷한 수준이다. 특별히 더 높지도 않지만, 전동식이라 높낮이 조절을 하기에도 불편함은 없다. 텔레스코픽 지원으로 스티어링 휠의 위치도 쾌적하게 세팅이 가능하다. 요즘 같은 추운 날에는 이른바 ‘엉따’라고 하는 열선 시트 기능과 스티어링 휠에 열선도 옵션으로 있다. 스타트 버튼도 없고, 무드등도 없고, LED 헤드램프도 아니다. 하긴, 요즘 필름카메라도 다시 꺼내서 찍는데, 이것도 감성이라고 생각하니 키를 돌리는 맛이 제법 괜찮다. 정작 변속기 레버가 너무...

기본적으로 전장이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니, 회전각도 잘 나온다. 필로티 사이로 여러 번 회전해야 하는 지하주차장에서도 깔끔하다. 아니 그런데 갑자기 깔끔한 핸들링 무엇? 그리고 지하주차장에서 올라오면서 들려오는 가솔린 6기통 엔진의 정숙성은 다시 생각해 봐도 기분이 좋다.
 

▲성능과 감성을 충족하는 3.6리터 V6 엔진(사진=양봉수 기자)

픽업트럭은 1차로에서 마이웨이를 하면 곤란하다. 트럭이기 때문에 당연히 2차로 주행이다. 하지만 불편할 건 없다. 어차피 1차로는 추월차로니까. 가솔린 6기통 엔진은 RPM을 높이면 시원하게 쏟아지는 배기음에 귀가 즐겁고, 트럭이라는 사실을 잊게 한다. 연비주행 같은 건 할 줄 모르지만, 일단 과속만 자제해도 공차 상태에서 고속도로 평균연비는 무난하게 10km/l대를 기록한다.

국도로 진입하니 프레임 바디에도 불구하고, 움직임은 역시 깔끔하다. 콜로라도 출시 초반에는 미국에서 변속기 이슈가 있었다며 말이 많았는데, 직수입했던 콜로라도나 시승차들이나 변속기 문제는 없었다. 어쨌든 8단 자동변속기는 굉장히 타이트하거나 빠른 건 없지만, 부드럽고, 무난하다.
 

▲쉐보레의 오프로드 개발 코드명 Z71(사진=양봉수 기자)

한적한 강가로 진입하는데, 전날 눈, 비가 많이 내린 탓에 노면이 미끄럽다. 어떤 곳은 빙판이고, 어떤 곳은 진흙탕이다. 하지만 사륜구동이 오토로 알아서 작동하고, 이미 AT 타이어도 기본 장착되어 있기 때문에 웬만한 비포장길은 세단이나 SUV로 들어가지 못했던 곳까지 행동반경을 넓혀준다. 콜로라도 같은 픽업트럭을 타고 강가에 들어가면 가끔씩 구난을 요청하는 차량들이 있는데, 대부분 쉽게 구난이 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상대방도 고마워하고, 나도 괜히 뿌듯하다. 참고로 콜로라도는 전방에 견인고리가 2개, 후방에는 견인볼을 연결할 수 있는 견인장치가 있다.
 
▲쉐보레 콜로라도는 활동 반경을 넓혀준다.(사진=양봉수 기자)

콜로라도는 적재중량이 400kg 수준이고, 직수입되어 국내에서 유통되는 풀사이즈 픽업트럭도 적재중량 자체는 콜로라도와 동일하거나 오히려 낮다. 하지만 픽업트럭은 적재중량보다 견인성능이 더 중요하다. 콜로라도는 3.2톤까지 견인이 가능하며, 수직하중은 317kg까지 감당할 수 있다. 현재까지 프레임 바디 국산차들은 견인장치를 작업해도 견인성능은 2.4톤, 수직하중은 150kg을 넘기지 못한다. 이 때문에 콜로라도는 미국 카라반 유저들 사이에서는 견인차로도 인기다.

픽업트럭은 조금 독특해서 일반 승용차를 기준으로 비교하면 이해가 안 되는 구석도 많지만, 필요에 따라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대체 불가한 매력이 아닐까 싶다. 픽업트럭 구입을 고민하고 있다면 웬만한 불편함은 감수할 각오를 해야 하지만, 그래도 불편함은 적을수록 좋으니, 국내 도로 환경이나 주차장, 유지비 등을 고려해서  선택하는 게 좋겠다.
 
bbongs142@autotrbune.co.kr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실시간 추천기사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