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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레인저, 국내에서 미국 정통 픽업으로 둔갑… 무슨 일?

  • 기사입력 2021.02.19 13:57
  • 기자명 양봉수 기자

- 북미에 없는 미국 정통 픽업트럭
- 호주 개발, 남아공 생산 물량
- 해외에서는 쌍용 무쏘 경쟁 모델

[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포드 레인저가 4월 출시를 앞두고, 잘못된 정보가 퍼지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국내에서 사전계약 중인 포드 레인저는 F-150의 동생도 아니며, 미국 정통 픽업트럭도 아니다. 미국 생산 물량도 아니며, 미국에는 판매도 하지 않는다. 북미형과 이름과 디자인만 같은 쌍둥이 모델일 뿐이다.
 
▲국내에 판매되는 남아공 생산 레인저(사진=포드 남아공)

포드 레인저는 2011년 포드 호주 법인에 의해서 개발됐다. 글로벌 모델로 개발되긴 했지만, 정작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시장에 판매하지 못했다. 수요도 없었을뿐더러 미국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포드 레인저는 2011년부터 2018년까지 호주, 동남아, 아프리카, 유럽, 남미 등에서 생계형 픽업트럭으로 판매되고 있다. 
 
▲남아공 레인저와 같은 모델이었던 마쯔다 BT-50(사진=마쯔다 태국)

글로벌 시장에서 포드 레인저의 경쟁 모델은 토요타 하이럭스, 닛산 나바라 일본 브랜드의 픽업트럭이 주요 경쟁상대다. 심지어 작년까지 판매했던 마쯔다 BT-50과는 같은 모델이며, 쌍용차가 수출하는 영국과 호주 같은 지역에서는 쌍용 무쏘(렉스턴 스포츠의 수출명)의 경쟁 모델로 꼽힌다.  
 
▲미국에서 생산된 미국 레인저는 그릴 디자인도 다르다.(사진=포드)

2018년 말부터 현재는 미국 미시간 주에서 포드 레인저가 북미 전용 모델로 생산되고 있다. 북미에서는 XL, XLT, 라리엣(Lariat) 등 총 세 가지 트림을 판매 중인데, 정작 국내에 판매하는 레인저 와일드트랙과 랩터는 찾아볼 수 없다. 그도 그럴 것이 북미형 레인저는 섀시 강성 및 파워트레인, 트림 구성까지 완전히 다른 모델이기 때문이다. 즉, 디자인과 모델명은 같지만, 국내에 판매 중인 레인저와 동일 모델이라고 볼 수 없다.
 
▲남아공 레인저는 종류가 32가지에 달한다.(사진=포드 남아공 홈페이지)

구체적으로 포드코리아가 왜 미국 물량이 아닌 남아공 생산 물량을 수입하는 것인지 밝혀지지는 않았다. 다만, 몇 가지 추정은 가능하다. 포드 레인저를 미국에서 수입이 가능하다고 해도 가격을 쉐보레 콜로라도만큼 저렴하게 가져오긴 힘들다. 따라서 높은 마진율을 위해 수입 원가를 낮추고,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디젤 모델, 풍부한 사양을 앞세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남아공에서 수입을 결정했을 가능성이 높다.
 
▲남아공 레인저의 후면부(사진=포드 남아공)

그러나 벌써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터무니없이 비싸다”, “국내에 재고 떨이한다"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쉐보레는 미국과 동일한 모델을 더 저렴하게 국내에 판매 중인데, 포드코리아는 미국에서 팔지도 않는 모델을 남아공에서 수입하면서 더 비싸게 판매해서다. 게다가 포드 레인저 신모델이 내년 출시를 앞뒀다는 소식까지 알려진 상황이기 때문에 포드 레인저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시선는 차갑기만 하다.
 
bbongs142@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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