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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현대 아이오닉 5,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모빌리티"

  • 기사입력 2021.04.26 16:36
  • 기자명 기노현 기자
[오토트리뷴=기노현 기자] 올해 전기차 시대의 시작을 알린 모델, 현대 아이오닉 5를 시승했다. 아이오닉 5는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탑재한 첫 번째 전용 전기차로 출시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으며 하루만에 2만 3,760대의 역대급 판매량을 기록한 모델이다. 그만큼 출시 전부터 주행거리, 가격 등 모든 게 화제다.
 
▲현대 아이오닉 5 전측면(사진=기노현 기자)

도심 속 일반 주차장에서 마주한 아이오닉 5의 첫인상은 낯설다는 느낌이 강하다. 각지고, 직선을 강조한 디자인은 현대차 최초의 고유모델 포니를 연상케 하면서 레트로한 느낌을 주는 동시에 파라메트릭 패턴의 20인치 휠과 LED 헤드램프 등과 어우러져 미래지향적인 분위기가 교차된다. 덕분에 일반도로에서 주행하는 내내 사람들의 시선을 온몸으로 받아내야 했다.
 
▲현대 아이오닉 5 측면(사진=기노현 기자)

사진보다 실물로 보면 훨씬 크다. 아이오닉 5의 특징은 E-GMP 플랫폼 적용을 통해 긴 휠베이스를 확보했다. 실제로 휠베이스는 3,000mm로 대형 SUV인 팰리세이드 보다 100mm나 길다. 전장도 4,635mm로 준중형 SUV인 투싼보다 5mm나 더 길기 때문에 굉장히 커서 CUV가 연상되기도 한다. 특히 짧은 오버행과 비례감이 돋보이며, 해치백 형태로 실용성을 갖췄다. 뚜렷한 캐릭터 라인과 가니쉬, 20인치 휠 등의 스타일링 자체도 좋다.
 
▲현대 아이오닉 5 테일램프(사진=기노현 기자)

후면은 길게 이어진 사각 형태의 테일램프가 적용됐다. 도트 형태의 파라메트릭 필셀이 적용된 LED는 레트로와 하이테크한 분위기를 동시에 풍긴다. 후면에는 현대 앰블럼 대신 중앙에 아이오닉 5 레터링이 삽입되었다. 또한 뒤로 길게 빠진 루프 스포일러는 두 개의 에어 홀을 적용해 공기역학 성능을 높였다. 종기접기를 하듯 접은 면과 라인들은 비현실적인 분위기를 더하며, 마치 현대차의 기술력을 과시하는 듯하다.
 
▲현대 아이오닉 5 실내(사진=기노현 기자)

시승은 아이오닉 5 롱레인지 후륜구동 프레스티지 모델로 진행했다. 옵션 중 사륜구동(전륜 구동모터)를 제외한 풀 옵션 모델이다. 운전석에 앉으니 다크 페블 그레이 컬러의 밝은 실내가 반겨주는데, 현대 로고가 제외된 스티어링 휠이 인상적이다. 특히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의 베젤이 흰색으로 처리된 것이 밝은 톤의 실내와 잘 어울렸다.
 
▲현대 아이오닉 5 2열(사진=기노현 기자)

1인 시승으로 이뤄진 만큼 뒷좌석 승차감은 느껴보지 못했지만, 3,000mm에 달하는 휠베이스가 무색하지 않는 넓은 실내공간이 인상적이다. 중형 SUV 이상의 공간감과 시트 슬라이드, 등받이 각도 조절까지 가능하다. 여기에 가운데 프레임을 삭제한 비전루프로 개방감을 더해서 실내의 전체적인 공간감은 웬만한 중형 SUV 수준이다.
 
▲현대 아이오닉 5 1열(사진=기노현 기자)

새롭게 바뀐 칼럼 방식의 기어 레버를 조작해 드라이브 모드로 변경하고, 첫 번째 코스인 EV 스테이션 강동으로 이동했다. 짧은 거리를 이동하는 동안에도 아이오닉 5의 여유로운 공간감이 한 번에 느껴졌다. 오른쪽 다리가 센터 터널에 닿는 일반적인 차량과 달리 아이오닉 5는 대시보드와 센터 콘솔이 분리된 형태로 센터터널이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현대 아이오닉 5의 하이차저 충전 모습(사진=기노현 기자)

EV 스테이션 강동에 도착해서 현대차의 350kW 급속 충전 시스템인 하이차저 충전을 체험했다. 전기차 급속 충전은 무겁고 두꺼운 케이블이 정리가 안 되어 있으면 충전하는 것 자체가 곤욕인데, 하이차저는 차량의 충전구 방향에 맞춰 천장에서 케이블이 내려오는 방식이다. 무거운 케이블을 들 필요도, 꼬여 있는 케이블을 푸느라 고생할 필요가 없다. 또한 하이차저 상단의 원형 테두리의 LED를 통해 배터리 충전량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현대 아이오닉 5의 배터리 잔량 표시(사진=기노현 기자)

충전기를 연결하기 전 시승차의 배터리 잔량은 47%였다. 안내에 따라 충전기를 연결하니 차량과 충전기 간의 연결을 위한 대기시간을 거친 후 충전이 진행됐다. 세팅해 놓은 배터리 충전량 70%까지 충전하기 위해서는 23%가 충전되야 했다. 충전이 시작되자 225kW의 출력으로 충전이 시작됐고, 70%까지 충전하는데 고작 7분밖에 소요되지 않았다. 800V 고전압 시스템의 장점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었다.
 
▲현대 아이오닉 5의 회생제동용 패들 시프트(사진=기노현 기자)

충전을 마치고 본격적인 시승을 시작했다. 자동차 전용도로에 오르기 전 시내 구간에서는 잦은 가감속이 이뤄졌다. 전기차의 회생제동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구간이다. 개인적으로 현대, 기아 전기차의 장점 중 하나는 패들 시프트를 활용해 회생제동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패들 시프트를 이용해 회생제동 레벨을 0~3단계까지 상황에 맞춰 바꿀 수 있고, 왼쪽 패들을 길게 누르면 회생제동이 최대로 걸리며, 완전 정차까지 가능하다. 또한 패들 시프트를 이용해 감속 중 패들에서 손을 떼면 기존에 세팅해 놓았던 회생제동 레벨로 돌아가니, 상황에 맞춰 조작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현대 아이오닉 5 프렁크(사진=기노현 기자)

이어서 자동차 전용도로에 올라 가속페달을 보다 깊이 밟았다. 폭발적인 가속력이 느껴지지는 않지만, 계기판을 보면 꾸준히 오르고 있는 속도를 확인할 수 있다. AWD 모델일 경우 전륜에 출력이 더해져 더욱 강력한 가속력을 보여줄 것으로 보이지만, 2WD 모델도 일상적인 주행환경에서 전혀 부족하지 않다.
 
▲현대 아이오닉 5 트렁크(사진=기노현 기자)

고속도로 시승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정숙성이다. 보통 전기차는 엔진 소리가 없는 만큼 노면 소음과 풍절음이 부각된다. 특히 아이오닉 5의 20인치 휠에 장착된 타이어의 폭은 255mm로 굉장히 넓은데 실내로 유입되는 노면 소음이 잘 억제되어 있다. 반면 풍절음은 속도가 높아짐에 따라 유입되기는 하지만, 기대 이상으로 실내 정숙성이 우수했다.
 
▲현대 아이오닉 5 카메라 사이드미러(사진=기노현 기자)

반면 아쉬웠던 부분은 카메라 사이드 미러였다. 분명 미래지향적이고, 공기역학 성능에 우수한 부분이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색해하는 부분 중 하나일 것이다. 사이드 미러 카메라의 화면을 담아내는 화면의 크기와 화질 부분은 만족스럽다. 다만 위치가 애매하고 특히 좌측 방향지시등을 켰을 때 계기판에 띄워주는 후측방 카메라와 나란히 보이는 부분이 과하게 느껴졌다.
 
▲현대 아이오닉 5 계기반(사진=기노현 기자)

약 83km, 2시간 동안의 시승을 마치고 난 후의 아이오닉 5의 평균 전비는 6.8km/kWh로 복합 전비 4.9km/kWh보다 높았다. 시승 중 가속력 테스트를 위해 잠깐 급가속을 한 것과 평소 운전 습관대로 주행한 결과다. 또한 당일 낮 기온이 28도까지 상승해 에어컨을 21도 세팅 오토 모드, 통풍시트 2단으로 주행한 것을 고려하면 더욱 만족스러웠다. 겨울철 전비는 올해 겨울이 돼야 정확히 확인 가능하겠지만, 일상 주행 환경에서는 상황에 따라 제원상 주행거리 이상을 주행하는데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 아이오닉 5 후측면(사진=기노현 기자)

짧은 시승으로 아이오닉 5의 모든 것을 경험하기 어려웠지만, 우려했던 부분은 오히려 만족감으로 돌아왔다. 기대 이상으로 빠른 충전 속도와 여유로운 공간감, 정숙성이 기억에 남는다. 특히 아이오닉 5의 핵심 기능인 V2L(Vehicle to Load) 기능의 활용성이 더해진다면 급변하는 전기차 시장에서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knh@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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