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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플래그십 세단의 자존심”... 제네시스 G90 시승기

  • 기사입력 2023.11.06 17:12
  • 기자명 김예준 기자

[오토트리뷴=김예준 기자] G90는 국내 유일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가 판매 중인 플래그십 세단이다. 과거 각 국산차 브랜드들은 플래그십 세단을 내놓으며 국내 플래그십 세단의 황금기 같은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브랜드들마다 각자의 사정으로 플래그십 세단 시장은 하향세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제네시스는 현대차로부터 별도의 브랜드로 독립한 2015년 이후부터도 꾸준히 플래그십 세단을 판매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러할 예정이다.

▲제네시스 G90(사진=양봉수 기자)


흔하디흔한 플래그십 세단의 공식을 벗어난 외관

G90는 수입산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어찌 보면 고리타분할 정도의 플래그십 세단 공식을 벗어났다. 이를 통해 한국산 프리미엄 플래그십 세단의 공식을 새롭게 정립했다. 특히 이전 G90와 비교해 보면 차이점은 더욱 잘 드러난다.

▲제네시스 G90(사진=양봉수 기자)

전면은 제네시스 패밀리룩을 착실히 따른 듯하지만 여기마저도 G90만의 성격은 그대로 묻어난다. 전면의 두 줄 헤드램프는 전면부 측면까지 길게 이어진다. 또한 헤드램프 안에는 무수히 많은 LED 램프가 삽입돼 고급감을 극대화한다. 최근에는 GV80의 부분변경 모델이 출시되며 G90의 기술력 일부를 물려받아 동일한 방식의 헤드램프가 적용됐지만 여전히 G90 하면 무수히 많은 LED 렌즈가 박힌 LED 헤드램프가 상징처럼 따라다닌다.

▲제네시스 G90(사진=양봉수 기자)

좌우 헤드램프 사이를 이어주는 크레스트 그릴은 날을 세운 하위 모델들과 다르게 둥글게 처리했으며 그릴 내부 패턴은 볼륨감을 살려 전면부의 그릴이 더욱 도드라져 보이도록 유도했다. 이와 함께 전면 상단부 대부분을 덮는 커다란 클램쉘 후드를 통해 볼륨감도 살렸고, 매끈한 전면부를 완성시켰다.

▲제네시스 G90(사진=양봉수 기자)

측면은 5,275mm의 달하는 거대한 전장이 차급을 대변해 준다. 그러면서 단순히 직선으로 처리하지 않고 차체 곳곳 볼륨감을 더해 우아함을 강조했다. 측면까지 길게 이어지는 헤드램프는 전륜 휠 하우스에서 끊기고 방향지시등으로 역할이 변경된다. 직선을 강조한 크롬 라인이 특징이었던 이전 모델과 다르게 이번 G90는 2열 도어 끝단을 한번 위로 올려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제네시스 G90(사진=양봉수 기자)

플래그십 세단이지만 플래그 타입의 사이드미러, 전륜 펜더보다 볼륨감이 강조된 후륜 펜더, 뒤로 갈수록 높아지는 차체 하단부 크롬 라인 등은 역동성을 강조한다. 또한 제네시스의 하위 라인업(내연 기관 모델)들과 다르게 플러시 타입의 도어 핸들을 적용해 고급감을 극대화했다.

▲제네시스 G90(사진=양봉수 기자)

테일램프 역시 헤드램프와 마찬가지로 두 줄 구성이다. 차이점이라면 테일램프는 상단부와 하단부 굵기가 다르고 좌우를 길게 이어 붙여 전폭이 한층 강조된다는 점이다. 또한 두 줄의 테일램프 중앙에 제네시스 엠블럼 대신 커다란 레터링을 적용해 주변을 압도한다.

▲제네시스 G90(사진=양봉수 기자)

후면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다. 바로 크롬의 적용 부위가 적다는 것이다. 국가를 막론하고 각 브랜드의 플래그십 세단들은 크롬을 차제 곳곳 적용해 무게감을 살린다. 그러나 제네시스는 크롬을 사용해 무게감을 강조하기보단 적재적소, 예를 들어 차체 범퍼 하단부와 같은 일부 부위에만 사용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각 부위들을 마무리 지었다.

▲제네시스 G90 실내(사진=양봉수 기자)


손길이 닿는 모든 곳이 가죽인 실내

실내는 특히나 고급감이 돋보인다. 외관의 경우 깔끔한 마무리가 디자인의 특징이었다면, 실내는 반대로 고급감을 위해 아낌없는 투자가 적용됐다는 느낌이다. G90에는 80 라인업보다도 더 작은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이전 모델과 비교해도 현행 모델의 디스플레이 크기가 더 작다. 그러나 80 라인업들 보다 더 고급스럽고 이전 G90과 비교해서도 우아함이 돋보인다.

▲제네시스 G90 실내(사진=양봉수 기자)

G90은 전자식 계기반과 그 옆에 자리 잡은 터치스크린은 한 대 엮은 파노라믹 디스플레이 대신 계기반 양쪽 사이에 날개 형상의 조형물을 더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이 조형 좌우에는 계기반의 밝기 조절 버튼과 전동식 트렁크 도어 오픈 버튼을 추가했다. 그 아래에는 길게 이어진 송풍구까지 더해져 단순하면서도 미래지향적이다. 뿐만 아니라 센터패시아 대부분을 가죽으로 처리해 따뜻함이 더해졌고 부드러운 촉감을 선사한다.

▲제네시스 G90 실내(사진=양봉수 기자)

널찍한 센터 콘솔에 적용된 전자식 변속 다이얼과 인포테인먼트 조작용 다이얼은 유리와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해 고급감이 극대화됐다. 또한 운전자가 주행 중 전자식 변속 다이얼과 인포테인먼트 조작용 다이얼을 직관적으로 구분할 수 있도록 손이 닿는 부분의 질감을 다르게 표현했다.

특히 전자식 변속 다이얼은 후진 기어 최초 및 반복 조작 시 햅틱 진동으로 운전자에게 알려 오조작을 방지해 사소한 부분까지 신경 쓴 티가 난다.

▲제네시스 G90 실내(사진=양봉수 기자)


1열과 2열, 만족스러운 승차감을 선사하는 시트

G90는 플래그십 세단 답게 어느 좌석에 앉더라도 필요 이상으로 안락함을 선사하는 시트가 적용됐다. 특히나 운전석의 경우 오너드리븐과 쇼퍼드리븐을 겸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능이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차량이 일정 속도 이상 올라가면 자동적으로 시트 좌우 사이드 볼스터의 크기를 키워 지지력을 높여준다. 뿐만 아니라 헤드레스트까지 전동식으로 만들어 세밀한 조작이 가능하다. 다양한 스트레칭 기능도 지원해 장거리 운전 시 피로도를 현저히 줄여준다.

운전석과 조수석 모두 3개의 메모리 시트 기능을 지원해 편의성이 극대화됐다. 또한 운전석 도어 트림에는 별도의 조수석 조작 버튼이 적용돼 운전석 조절 버튼을 통해 일반적인 워크인 디바이스 기능보다 더 세밀하게 조절이 가능하다.

▲제네시스 G90 실내(사진=양봉수 기자)

G90는 5인승과 4인승 모델이 있으며 두 모델 모두 기본적으로 2열에는 탑승자를 고려한 편의사양이 풍부하게 적용됐다. 특히 이번에 시승한 퍼스트 클래스 VIP 시트 적용된 4인승 모델의 경우 수준 높은 편의사양들이 대거 적용됐다.

▲제네시스 G90 실내(사진=양봉수 기자)

전용 센터 콘솔에는 8인치 터치 디스플레이가 적용돼 공조, 시트, 마사지, 커튼, 조명 등을 직접 조작할 수 있다. 좌우 독립 시트는 개별적으로 조작이 가능하고 탑승자가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버튼 한 번이면 레그 레스트와 풋 레스트가 휴식을 취하기 편안한 각도로 연동 조작된다.

▲제네시스 G90 실내(사진=양봉수 기자)

터치 방식의 10.2인치 대화면 듀얼 모니터도 적용됐으며 내비게이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다양한 부가 기능을 지원한다. 1열 시트 각도에 따라 전동식으로 스스로 각도를 조절한다. 그러나 2열에서 레스트 모드 사용 시에는 모니터 각도가 2열 탑승자가 보기 적합한 각도로 조절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제네시스 G90 엔진(사진=양봉수 기자)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끝판왕의 승차감

G90는 극단적인 안락함을 추구하는 플래그십 세단이다. 기본적으로 방음 대책도 훌륭해 창문을 모두 닫고 주행하면 고속 주행인 상황에서도 안락함과 정숙성을 잃지 않는다. 또한 에어 서스펜션, 후륜 조향 시스템, 일반 모델까지 확대 적용된 가솔린 3.5 터보 48V 일렉트릭 슈퍼차저 엔진 등 파워트레인을 구성하는 사양들 역시 모두 안락함을 추구한다.

특히 가솔린 3.5 터보 48V 일렉트릭 슈퍼차저 엔진의 경우 415마력의 최고 출력과 56kg.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하는 고출력 엔진이다. 그러나 일상 영역 주행 시 빠릿한 느낌보다는 묵직하게 안정감 있는 주행을 선사한다. 하지만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빠른 엔진 반응 속도와 함께 단숨에 운전자가 원하는 속도까지 도달한다.

▲제네시스 G90(사진=양봉수 기자)
▲제네시스 G90(사진=양봉수 기자)

G90에 적용된 멀티챔버 에어 서스펜션은 안락한 승차감의 일등공신이다. 내비게이션 정보를 바탕으로 과속 방지턱이 인식되면 차량이 스스로 차고와 서스펜션의 감쇠력을 미리 조절해 부드럽게 방지턱을 넘어간다. 또한 고속도로에서는 차체를 낮춰 고속 주행 안전성을 높여준다.

▲제네시스 G90(사진=양봉수 기자)
▲제네시스 G90(사진=양봉수 기자)

이와 함께 적용된 능동형 후륜 조향 시스템은 전장이 긴 G90의 회전반경을 극적으로 줄여준다. 저속에서는 전륜과 반대로 움직이고 고속에서는 전륜과 동일한 방향으로 조향하는 후륜 조향 시스템 덕분에 좁은 골목길, 유턴 등과 같은 특수한 상황에서 차체 크기에 대한 부담이 큰 폭으로 줄었다.

컴포트, 스포츠, 쇼퍼 등 세 가지로 세분화된 브레이크 시스템 역시 G90의 빼놓을 수 없는 기능이다. 컴포트 모드에서는 안정적인 제동감, 스포츠 모드에서는 빠르면서도 스포티한 제동감, 쇼퍼 모드에서는 뒷좌석의 편안함 승차감에 최적화된 제동감 동 각각 모드에 따라 차별화된 제동감을 제공한다. 그중에서도 쇼퍼 모드는 특히나 2열 탑승자를 태우고 있는 환경에서 가장 빛을 발했다.

▲제네시스 G90 실내(사진=양봉수 기자)
▲제네시스 G90 실내(사진=양봉수 기자)


제2의 휴식 공간으로 태어난 G90

차량에 승차할 때나 하차하는 순간까지 G90는 다른 차들과 다르다. 이지 클로즈 시스템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G90는 차체가 큰 만큼 도어의 크기도 상당히 큰 편에 속한다. 이럴 때 G90는 차량에 탑승해서 버튼 한 번만 누르면 자동으로 도어를 닫아준다. 완벽한 방음 대책까지 어우러져 G90에 탑승해 문을 닫으면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완벽한 나만의 휴식 공간을 만들어 준다.

▲제네시스 G90 무드 큐레이터(사진=양봉수 기자)
▲제네시스 G90 무드 큐레이터(사진=양봉수 기자)

운전석과 2열에는 안마 기능이 적용돼 탑승자의 피로를 저감 시켜준다. 무드 큐레이터 모드 역시 탑승자의 피로를 저감시키는데 일조한다. 차 안의 음악, 향기, 조명과 커튼, 마사지 기능이 연동된 무드 큐레이터 모드는 바이탈리티, 딜라이트, 케어, 컴포트 모드를 지원한다. 모드에 따라 각각의 기능이 달라지는 무드 큐레이터를 통해 탑승자는 안마를 통해 신체 피로뿐만 아니라 향기, 음악, 조명을 통해 심리적인 피로도 완화하는데 큰 도움을 줬다.

▲제네시스 G90의 뱅앤올룹슨 프리미어 3D 사운드 시스템(사진=양봉수 기자)
▲제네시스 G90의 뱅앤올룹슨 프리미어 3D 사운드 시스템(사진=양봉수 기자)

국산차 중 역대급이라고 할 수 있는 G90의 뱅앤올룹슨 프리미어 3D 사운드 시스템은 듣는 즐거움을 제대로 선사했다. 3D라는 이름이 붙은 만큼 G90의 사운드 시스템은 특히나 극대화된 입체감이 강점이다. 헤드레스트와 헤드라이닝을 포함해 총 23개의 스피커가 차체 곳곳 적용돼 음악의 몰입감을 높여준다.

▲제네시스 G90(사진=양봉수 기자)
▲제네시스 G90(사진=양봉수 기자)

G90는 플래그십 세단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치를 부흥하기 위해 고급 소재, 수준 높은 편의 사양들도 대거 탑재했다. 최근에는 GV80의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하며 G90의 사양 일부를 적용하는 등 G90를 시작으로 하위급 모델들의 상품성을 높이는데 집중하고 있다. G90는 국산 유일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플래그십 세단이다. 그만큼 상품성은 국산 차량들 중에서는 우위를 가릴 적수가 없다.

에쿠스가 EQ900으로 이름을 바꾸고 또 EQ900은 G90로 이름을 바꾼 지 5년의 세월이 흘렀다.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의 플래그십 세단과 비교해서 G90는 후발 주자다. 그러나 발전을 거듭하며 한국산 프리미엄 플래그십 세단을 우리나라의 눈높이에 맞춰 정의했으며 그에 발맞춰 진화 중이다. 과연 미래의 G90와 제네시스 브랜드는 어떤 모습일지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kyj@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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